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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의 뜻매김

사이박사 2019. 4. 11. 14:52

융합의 뜻매김

 

구연상(숙명여대 교수/철학박사)

 

1. 융합사회[아우름 모아리]의 출현

 

근대 산업사회의 특성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요소와 저해 요소가 명확히 구분되었다. 차이와 구분짓기가 강조되던 시기에 다양성과 갈등은 발전과 성장을 가로막는 것으로 여겨지게 마련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된 지위와 전문성은 특정 행위자들에게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전파할 권한을 부여하였고, 합리성과 이성에 바탕을 둔 보편적 법칙의 추구는 표준화를 통한 규범적 범주 안에 아이디어의 생산과 흐름을 구속하였다.

미래 사회는 복잡다양해지면서 사회경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존의 전통적 분과학문 중심의 접근방식보다 학문분야 간 경계를 넘어 지식을 상호 융합하는 접근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융합사회는 근대 사회에서 발견되는 명확한 경계설정, 분리와 배제, 보편적 규범과 표준화를 지양한다. 융합 사회에서는 차이의 찬양, 탈중심성에 기반을 둔 다양성의 인정, 갈등의 수용이 발전 동력의 기본 틀을 구성한다. 이렇듯 융합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가치들이 혼합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창출된다.

 

<사회의 발전 단계>

특징

전근대 사회

근대 산업사회

융합 사회

권위의 원천

위계성

전문성

수용적

아이디어 소통경로

폐쇄적

제한적 개방

개방적

갈등 인식

체제 위협

발전 저해

발전 동력

갈등 대처

계급적 권위로 억압

규범적 권위 제공

다양성 수용

발전 동력

체제 유지

보편적 법칙

융합을 통한 창발

학문은 우리가 살아온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우리현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하려는 지성의 노력이자 그 결실이다. 우리는 이 둘을 한데 일러 우리-현실이라 이름할 수 있다. 콩트에 따를 때, ‘우리-현실에 대한 설명 틀은 신학적 단계, 형이상학적 단계, 실증적 단계로 발전해 왔다. 고대의 학문은 신화, 전설, 예언 등을 바탕으로 하고, 그것에 곁들여 과학적 진리를 추구해 왔고, 중세는 신학적-형이상학적 교리와 같은 사상에 기초했으며, 근대는 인간 이성을 바탕으로 삼은 계몽적-실증적-과학적 문명을 싹틔웠다.

현대는 스스로 진화하는 네트워크 사회로서 과학과 기술, 정보와 소통, 인간과 자연, 남과 북, 동과 서, 문화와 예술 등 모든 분야가 서로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융합 문명이 전개되고 있다. 현대 학문은 놀라운 정보처리 능력 덕분에 한 국가를 넘어 지구 차원에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동향과 그로 말미암은 상호작용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적 이슈들은 단선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복잡계 사건으로 요동친다.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되는 까닭도 이러한 상호작용성 때문이다. 한 곳의 발전은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처럼 다른 모든 곳과 그 영향을 주고받는다.

보기를 들어, 우리가 국가의 미래상을 그려낼 때 우리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총체적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회변화는 금융, , 교육, 문화, 일상생활, 종교, 가치관, 사회운동, 정치, 제도 등 갖가지 요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IMF 위기는 본디 외환보유고 부족이라는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현상이었지만 그것이 국가부도 사태로 이어지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 걸친 총체적 위기로 확대됐다. 이렇듯 경제현상을 경제적 관점만으로, 또 교육현상을 교육적 관점만으로, 정치현상을 정치적 관점만으로 분석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이어서 변화의 근본 실체를 파악할 수 없고, 이는 곧 우리-현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하나의 학문 분야는 그 나름의 탐구 영역과 방법에 제한된다. 탐구나 연구가 그 분야에만 매몰되면 그것은 해당 분과의 논리적 자율성(logical autonomy)에 갇혀 변화하는 현실의 전체성을 놓칠 위험이 있다. 주어진 우리-현실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통합적인 지식 체계는 서로 밀접히 관련된 분과 학문들 사이의 협업(協業, collaboration), 융합(融合, convergence/fusion), 복합(複合, integration/ complex) 등을 지향하는 시스템 사고를 통해서만 마련될 수 있다.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요소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실 속 인과적 관계들의 구조를 영역을 넘나들어 파악하기(Cross-sectional structure of causal relations)

사람의 뇌와 마음을 그 진화 과정에서 파악하기(Intertemporal evolutionary processes)

이제까지 파악되지 못한 새로운 예외적 충격들을 고려하기(Ad-hoc impacts)

21세기 학문과 현실은 이러한 세 가지 요소가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짜여 파악될 때 올바로 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성을 수행하는 인간의 능력이 곧 융합적 사고이다. ‘펼쳐진 현실에 대한 학문적 탐구는 거기에 관련된 분야별 전문가들이 대등한 입장에서 협업을 펼치는 가운데 학문 경계를 넘나드는 대화와 토론, 한 마디로 말해, 융합적 사고의 과정을 통해 공통의 비전을 이끌어냄으로써 이루어진다.

 

2. 융합의 뜻매김과 그 갈래[종류]

 

) 융합의 여러 뜻

 

융합(融合)”이라는 한자 낱말의 뜻: 솥에 삶아[] 내다(녹여냄)+서랍을 닫다(사개맞춤)

일반적 의미: 산소와 수소가 융합[화학적 결합]되어 물이 된다.

convergence(incline together, bend): [IT용어사전] 그물짓기(network)의 융합(방송+통신: 서로의 기능을 함께 갖는 것), 기업의 융합(연합, 합병) / [사회학사전] 서로 다른 사회구조가 비슷해짐, 사회가 기술의 형태에 따라 재편되는 현상 / [시사상식사전] 수렴(收斂: 한 곳으로 거둬들임), 형질 닮기(유선형 물고기 몸매) / [매스컴대사전] 집중(集中: 한 점에 모임 > 한데 모으기)

integration[통합, 적분]: to put together parts or elements and combine them into a whole

우리말 옮김: [함께] 아우르기, 한데 짜나감(정보, 이론, 방법, 학문 분야, 학자)

 

융합(融合: convergence)은 두 가지 이상의 학문이나 기술 등을 연구하고 결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convergence”는 수학에서는 어떤 수식의 값이 특정 값에 모이는 수렴(收斂)을 의미하고, 기술영역에서는 독립적으로 발전해 온 2개 이상의 기술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학제적 융합연구는 단일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학문적 배경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다양한 연구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전문지식 또는 학문분야의 배경을 갖고 있는 둘 이상의 연구자들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론과 개념, 방법론 등을 융합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여 복잡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통섭(統攝: consilience)은 윌슨(E. O. Wilson)1998년 출판한 통섭: 지식의 대통합(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에서 주장한 새로운 융합 개념이다. 이 낱말의 어원은 라틴어 ‘consiliere’인데, ‘con-’함께라는 뜻이고, ‘saliere’뛰어넘다의 뜻이다. 통섭은 서로 이질적인 두 분야를 단순히 통합하거나 종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적과 방법으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과학이 함께 뛰어넘는 것을 말한다.

윌슨은 서로 다른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특정한 사실에 기반한 이론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하는 것을 통섭이라 불렀다. 쉽게 말해, 통섭은 어려 분과들의 흩어진 사실들을 한 가지 설명으로 통일하는 방법이다. 현대 학문들은 전문화를 거쳐 고도의 심화된 지식을 생산하는데, 바로 그 전문화로 말미암아 세계에 대한 파편화된 지식만이 증대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지식 융합 프로젝트는 자연과학,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으로 분과화된 학문들 사이의 경계를 가로질러 그 모든 학문을 통합할 수 있는 큰 길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과학화(학문 간 경계짓기)복잡한 세상에 대한 이해를 전문화하고 심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를 위해 17세기 프란시스 베이컨은 사람의 지성을 기억, 상상력, 이성으로 나누고, 그것마다에 역사, 문학, 철학을 대응시켰다. 19세기부터 자연철학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 등으로 나뉘었고, 그 분과들은 더욱 세분화되어 수많은 전공분야가 생겼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오늘날 분과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물리학과 생물학의 소통은 거의 불가능해졌고, 고체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자와 입자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자들 사이의 의미 있는 학문적 소통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융합은 이러한 학문 간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것이다. 학문이 이러한 작은 경계에 갇혀 닫히면, 세상은 경계의 그리드(grid)’로 좁혀지고 만다. 사회학, 정치학, 지리학, 역사학 등의 학문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방편(方便)이었는데, 그 학문들이 제도화 또는 권력화되면서, 세상에 대한 이해는 이러한 학문의 렌즈를 통해서만 탐구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전문 주제에 대한 탐구의 필요성이 아무리 클지라도 그것이 세계 전체에 대한 통합적 시야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는 한 학문의 경계들을 뛰어넘어 여러 학문들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융합 학문이 절실히 요구된다.

대학들 또한 학문 간 융합을 새로운 교육제도또는 교육프로그램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라는 의미의 통섭(統攝)”이란 단어와 함께 지식 간 융합과 통합은 21세기 학문의 화두로 대두하고 있는데다 개별 학문지식만으로는 현대 사회의 다층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지면서 분야 간 경계 허물기와 지식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학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하버드, 스탠퍼드, 도쿄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조차도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학문들을 묶어 기존의 개념을 뛰어넘은 새 학문의 범례를 제시하고 있다. 도쿄대의 경우 미술사와 인문학을 융합한 문화자원학”, 사회학과 예술을 접목시킨 표상문화론학등은 이런 융합의 대표적 산물이다. 하버드대 역시 경역학과 첨단과학을 묶은 경영대학원의 과학기술·경영과정과 실용과학대학 간 공동연구를 통해 학문 간 교차점을 찾고 있다.

 

학문 간 융합은 단순히 학문과 학문이 만나서 새로운 학문을 이루어 낸다는 개념을 넘어서서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 낸다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복수전공이라는 개념과는 다르다. 복수 전공은 ab를 각각 배워서 양쪽의 지식을 모두 얻는 격이라면 융합학문은 a+bc가 되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cab를 합친 것보다 더 가치 있고, 유용해야 하며, 트렌드와도 적합해야 한다.

 

) 학문 분야 별 한데 아우르기 모두잡기[융합 개념]’

 

미디어 영역에서 컨버전스(convergence)3개의 전자빔(scanning beam)을 쓰는 3색 수상관에서 3개의 전자빔은 1화소를 구성하고 있는 1점에 집중되어야 하는데, 이 집중되는 것을 컨버전스라 한다. 세 개의 전자총은 수상관의 축 둘레 또는 축을 따라 나란히 배열된다. 편향시스템은 모든 빔들에 대해 동일하게 가해지지만 수상관 축에 대해 각각 다르게 배열되어 있어 각 빔에 대한 착지점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컨버전스의 필요성이 있다. 컨버전스 조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영구자계에 의해 형광면 중앙부에 전자빔을 집중하는 정적인(static) 컨버전스와 각각 한 쌍의 수직, 수평용 편향코일에 주사와 동기된 포물선형의 전기를 흐르게 하여 형광면 주변부에 전자빔을 집중하는 동적인(dynamic) 컨버전스가 있다.

방송과 통신 영역에서 융합은 흔히 망의 융합, 서비스의 융합, 기업의 융합 등 세 분야에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network)의 융합은 방송은 통신망을, 통신은 방송망을 통하여 행해지는 현상으로 자원의 공유, 망의 경쟁, 망 통합 효과가 있다. 서비스의 융합은 방송이 통신처럼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을 대상으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며, 통신은 다수의 수신자에게 일방향성 서비스나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양자의 서비스가 혼재된 현상이다. 기업의 융합은 방송 사업자와 통신 사업자가 연합, 합병 등에 의하여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것으로, 유선 방송(CATV) 방송 사업자가 통신 사업에 진출하거나 통신 사업자를 합병하여 두 사업을 겸하거나, 방송 주파수의 여분의 대역을 통신 사업자에게 임대하여 간접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이 있다.

사회학 영역에서 수렴(convergence)은 상이한 산업사회의 구조가 점차적으로 서로 비슷하게 되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수렴에 대한 주장은 최초로 커(Kurr, 1962)에 의해 분명히 표현되었는데, 커는 기능주의적 분석으로부터 그 이론적 틀을 도출하였다. (, 산업주의는 사회구조의 측면에서 유사한 그 욕구가 궁극적으로 만족될 수 있는 특수한 종류의 해결에 의해서 사회체제로 표현된다.) 예를 들면, 한 번 사회가 산업생산에 관한 과학과 기술에 의지하게 되면, 교육받고 기동성이 있고 다양화된 노동력에 대한 필요가 발생한다. 고도의 훈련을 통해 특별한 기술을 갖는 자를 선발하는 보편적 체제의 교육이 요구된다. 직업에서 관리적 위계질서는 복잡한 분업을 조정하기 위해 필요해진다. 더욱이 잠재적인 재능과 능력의 사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회계층체제는 아래로부터의 충원을 허용하기 위한 개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권력, 서열, 지위, 물질적 보상의 위계질서는 필수적이며,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직업을 위해 가장 요구되는 필요한 훈련을 오랜 기간 동안 습득할 수 있는 동기를 불어넣기 위해서이다.

가치체계 역시 수렴되는 경향이 있다. 베버(Weber)는 산업주의를 조직, 경제, 과학에서 도구적 합리성의 형태의 지배로 규정했다. 탈코트 파슨스(T. Parsons)에게서 선진산업사회의 역할관계는 성취, 보편주의, 감정적 중립성의 핵심적 가치를 중심으로 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수렴이론은 또한 기술적 결정주의의 한 예이다. 기술적 결정주의란 기술의 형태가 사회조직의 본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둘러싼 핵심적 특징들은, 산업사회는 수렴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이의 없이 과학과 기술에 의지한 결과라고 주장된다. 이것은 한 사회의 본질이 그 정치적 가치보다는 그 기술적 장치에 의해서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하여 수렴이론은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상정한다. 이것은 항상 사회주의의 적합성이 쇠퇴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수렴의 개념은 소비에트 블록과 나토 국가들 간의 냉전관계와 결합되어서 경제적 낙관주의의 팽창의 시기였던 1950년대와 60년대에 그 전성기를 이루었다. 1989~90년에 폴란드,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와 소련이 경제적, 정치적 개혁을 자유화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함으로써 수렴이론은 그 대중성의 부활을 누렸다.

그러나 현존하는 산업사회가 현재의 발전도상사회에게 그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제시한다는 것은 저발전을 산출하는 국제적 수준에서의 경제적 관계를 무시하는 것이다. 비록 산업사회가 복잡한 분업을 필요로 하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이는 사소한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비교적인 차별성을 만들어 내는 가치, 정치, 그리고 문화이다. 예를 들면, 영국과 일본은 모두 선진산업사회이지만 두 사회 내에서의 작업장(그리고 가족 등)의 가치는 매우 다르다.

생물학 영역에서 수렴(convergence)은 계통이 다른 생물군들 사이에서 동일한 환경에 유리한 쪽으로 진화하여 결국 비슷한 외형이나 특징을 가지게 된 경우계통이 다른 생물군들 사이에서 비슷하거나 동일한 환경 하에 유리한 쪽으로 진화를 하여 결국 비슷한 외형이나 특징을 가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 예로 상어와 돌고래가 있는데, 어류인 상어와 포유류인 돌고래는 생물학적 특성에서 매우 다른 점을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물속에서 유영을 하기 쉬운 형태로 진화하여 비슷한 유선형의 몸을 가지는 쪽으로 수렴한 것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포유류인 박쥐가 조류들과 마찬가지로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박쥐와 돌고래 모두 초음파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 어류와 조류에 비해 같은 환경에서는 불리한 포유류로서 살아남기 위해 가진 중요한 특성으로 보이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

중요한 점은, 수렴은 그 외형적인 특징에 국한하며 내부적인 구조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외형으로 수렴한 두 생물은 서로 다른 시기에 발생한 다른 생물군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근본적인 구조에서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수렴은 진화론, 특히 자연선택설에서 생물체들은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한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심리학 영역에서 복합(複合, complex)은 서로 관련된 몇 개의 관념들이 정서적으로 강력히 결합되어 무의식화된 것. 정신분석학의 개념으로 융(C. G. Jung)이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복합은 특별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에 의해 응결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며 감정적 색채를 띠고, 행동·태도·판단에 특정한 영향을 미친다. 복합의 핵심은 자석과 같은 기능을 하여 그와 유사한 생각·관념·기억·감정 등을 끌어모은다. 또한 예민하고 반사적이며 일단 폭발되면 정서적인 혼란을 야기하고 자아의 정상적인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복합은 의식과 대항하면서 계속 표출되려고 하며 본인은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분명한 성격특징으로 드러나 보인다. 정신분석학자들은 복합이 꿈이나 신경증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철학자 로크의 인간지성론에 따를 때, 복합(複合, compounding)은 우리가 마음이 가진 관념에 대해 관찰할 수 있는 그 다음의 작용은 합성(合成)(composition/ 모아짜기)이다. 합성에 의해 마음은 감각과 반성으로부터 받아들인 단순 관념들 중 몇몇을 서로 합치며, 그것들을 결합해서 복합 관념으로 만든다. 이 합성 작용에는 확대(擴大)(enlarging/더 키움)도 포함된다.(인간지성론, , 11, 6) 복합 작용은 말 그대로 단순 관념들을 결합하여 복합 관념을 형성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이는 다시 합성과 확대로 구분되는데, 합성은 예를 들어 흰 색, 짧은 원통 모양 등의 관념들 모아서 백묵이라는 관념을 형성하는 것처럼, 상호 종류가 다른 단순 관념들을 결합하여 복합 관념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합성작용을 칸트는 지성의 고유 능력으로 간주하였고, 헤겔은 지각 능력으로 간주하였다. 이에 반해 확대는 같은 종류의 관념을 결합하여 복합 관념을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 예를 들어 ‘1’이라는 단순 관념을 확대하여 ‘10’이나 ‘1000’을 만든다.

 

) 융합[아우름] 연구의 갈래(종류)와 목적

 

학문 간 융합이 필요한 이유는 생활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실제적인 융합현상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고 그것들이 가능하게 된 근거를 밝히며 그것들의 적합성을 옹호해 줄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융합 학문은 한가지의 학문만을 가지고 현상을 여러 방면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현재는 분업화의 가속화뿐 아니라 융복합의 필요성도 크게 증대되고 있다. ‘분업과 융합의 맞물림은 현대의 고유한 특징이 된 셈이다. 현대는 끊임없는 융합을 통한 발전의 길을 찾고 있고, 그를 위해 학문 간 융합과 거기에 알맞은 다방면적이고 유연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융합은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 모두가 총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우리의 운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융합 연구의 유형들도 각 층위별로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첫째, 개인적 차원의 융합은 연구자 개인이 여러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종합하여 새로운 이론이나 기술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둘째, 다학제(multi-disciplinary/ 다학문 / 교과 겹치기) 융합 연구는 같은 영역에서 조금씩 다른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특정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연구 협력을 하는 일이다.

셋째, 간학제(inter-disciplinary/ 간학문 / 교과 넘나들기) 융합 연구는 학문과 학문 사이에서 두 학문의 방법론이나 이론을 합쳐서 중간의 성격을 지닌 새로운 학문을 만드는 일이다.

넷째, 초학제(tran-disciplinary/ 초학문 / 교과 넘어서기) 융합 연구는 철학과 생물학, 예술과 과학처럼 상당한 거리를 갖는 두 학문의 지속적인 만남을 꾀해서 장기적으로 학문들 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유도하여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다.

 

성공적 융합 연구를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 요인이 필수적이다.

 

첫째, 행정적· 재정적 지원의 현실화. 융합 연구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효과적이고 서로를 존중하는 소통 문화. 방법론이나 숙련 또는 문화에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목적과 프로토콜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명령을 내리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리더십이 필요. “transformational leadership[틀 넘나들이 리더십]” 또는 “communicative leadership[소통적 리더십]”이 융합에 절실하기 때문이다.

넷째, 연구자들 사이의 지리적 가까움, 그리고 협력을 매개하는 기술. 칸막이가 없고 위계적이지 않은 공간은 비공식적이고 잦은 토론의 기회를 제공해 지식의 융합을 쉽게 해 주기 때문이다.

다섯째, 학과의 공동 운영이 필요. 서로 다른 학과가 교수를 공동으로 임용(joint appointment)하거나 학위를 공동으로 부여하거나 학과 사이의 교수 교환 프로그램을 협력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융합 연구 분위기를 띄워주기 때문이다.

다양한 융합 연구의 공통된 목적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거나 기존의 문제를 새롭게 묻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그를 위해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업하여 새로운 지식이나 개념의 틀을 창조하고, 나아가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안하는 데 있다. 융합 연구의 목적 또는 예상 결과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어려운 과학기술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둘째,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일이다.

셋째,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개념적 틀을 제공하는 일이다.

넷째,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서 새로운 지식이나 언어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 융합 연구의 방법들

 

융합 연구의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로 스티키봇(Stickybot)의 발명을 꼽을 수 있다. 2006년 미국 주간지 타임(Time)은 올해의 발명(Best Invention 2006) 가운데 하나로 스티키봇(Stickybot)을 선정했다. 이 로봇은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는 스탠퍼드대 기계공학 박사과정에 다니던 김상배 씨가 포함되어 있다. 스티키봇은 도마뱀붙이처럼 벽을 기어오르는 로봇으로서 미세섬유조직으로 이뤄진 빨판 발로 유리벽을 수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 로봇의 독창성은 뾰족한 인공섬유 수백 개를 붙인 빨판 촉수를 갖췄고, 도마뱀이 벽을 타는 원리인 발가락 조작법(Toe-curl release)’을 응용해 초속 4cm의 속도로 유리창과 타일 등을 올라가는 데 있다.

지금은 MIT공대 교수인 김상배는 연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생물학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았고, 도마뱀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기어가는 로봇을 생각하고 제작하였다고 한다. 도마뱀은 벽을 타고 오를 때 발바닥이 벽에 붙어서 쉽게 떨어지지 않아야 하지만, 다음 발을 내딛으려면 또 쉽게 떨어져야 한다. 실제 도마뱀의 발을 연구한 결과, 도마뱀 발에 난 무수한 털 돌기는 특정한 방향으로만 끈적여서, 아래에서 위로 벽에 접촉할 땐 끈적이고,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발을 뗄 땐 쉽게 떨어졌다. 방향성 접착력(Directional Adhesion)’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해 만든 게 바로 스티키봇이다. 정교하게 맞물린 근육과 도마뱀을 그대로 흉내 낸 도마뱀 발바닥생체모방 기술의 정수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전공은 기계공학이지만 생물학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고, 그로써 창의적 발상을 하게 된 것이다.

융합 연구의 방법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경계를 넘나들기

첫째, 특정 학문의 틀에 매이지 않는 근원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자신의 필생의 과업으로 인지한다.

둘째, 자신이 설정한 문제를 해결하려 이미 보유한 관점과 지식을 동원해 보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렬하게 집착하고 매진한다.

보기 인물)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1927~)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05d411dc.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69pixel, 세로 110pixel 그는 전공이 수학이었지만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B. F. Skinner: 1904-1990)에게 매료된 후 30년 동안 인간의 지능이란 무엇인가의 문제에 몰두했다. 그는 인공지능, 인지과학, 수학, 전산언어학, 로봇, 신경망 분야를 넘나들면서 지능의 본질을 탐색했다.

Society of Mind(1988)의 중요한 주제는 창발(Emergence)과 조직(Organization)이다. 지능은 간단한 기능만을 수행하는 에이전트의 조직화를 통해 생겨날 수 있다. 창발은 인공생명학(Artificial Life)의 교리와도 같은 것이다.

전공학문 외적인 경험 및 인식체계의 영향

융합 인물은 그의 생애에 걸쳐 그들 자신이 훈련받고 성장한 학문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지식이 문제 해결의 방향과 구조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들은 탐구하는 분야와 무관한 다른 학문의 개념과 이론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대로는 특정 학문과 관련성이 거의 없는 개인적 경험이 연구분야의 변경과 융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보기 인물)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1887 ~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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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30pixel, 세로 182pixel 그는 1920년대 양자역학의 한 분야인 파동역학을 제창해 현대 물리학에 혁명적 기여를 했다. 그는 그 기여로 1933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그는 놀랍게도 현대 생물학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그는 물리학 개념이 바탕이 된 분자생물학을 창안했다. 이 책에서 그는 염색체 실을 암호문서라고 불렀는데, 이 문서의 구조가 수정란이 적당한 조건 하에서 성장한 후 검은 수탉이 될지 혹은 점박이 암탉이 될지 혹은 파리나 옥수수가 될 철쭉이나 물방개나 쥐나 여자 등등이 될지를 결정한다.”라고도 주장했고, 나아가 염색체 구조는 예정된 발달을 일으키는 도구로서 법칙-암호인 동시에 실행력이다. 다른 비유를 써서 말한다면, ‘건축가의 설계도인 동시에 건축 노동자의 힘이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렇듯 물리학과 전기공학의 개념을 빌어 생명체의 유전 메커니즘을 유전암호의 전달과 해독으로 이해하는 분자생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그의 성장기의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의 생물학에 대한 깊은 관심 때문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공업화학자였으나 취미삼아 생물학을 연구하였다. 그는 또한 대학 시절 생물학도인 프란츠 프림멜과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 역시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워 주었다.

학문간 벽 위로 솟은 대가(大家)가 주는 영감

대가로부터의 영감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째, 대가가 있는 곳에 융합 학자가 있어, 그에게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

둘째, 대가들의 책이나 논문을 독학하면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되는 경우

보기 인물) 마틴 하이데거(M. Heidegger: 1889~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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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52pixel, 세로 329pixel 그는 에드문트 후설의 조교가 되어 현상학에 대한 직접적 가르침을 받았고, 당시 신칸트학파의 거장이었던 에른스트 캇시러와 대화했으며, 해석학의 창시자 딜타이를 자신의 철학 속으로 수용했고, 서양의 위대한 정신들과 철학적 대화를 함으로써 자신의 독특한 철학을 구성했다.

지적 동반자의 만남 및 교역지대 경험

융합학자는 대체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 하지만, 대부분은 같은 주제 또는 문제의식을 가진 지적 동반자와의 만남을 통해 학문 공동체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생각을 심화시켜 나가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기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마련된 특정 기관이나 연구소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생문학>

 

장대익(융합학문, 어디로 가고 있나)의 생문학 참조

 

오늘날의 생물학의 시대이다. 비만 유전자, 동성애 유전자, 줄기세포, 게놈, GMO(유전공학) 풍요냐 안전이냐의 문제를 던진다. 생식기술 사람의 태어남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는다. 생물학의 시대는 세 번의 혁명을 통해 열렸다. 이 혁명은 200년 동안에 걸쳐 일어났다.

Darwinism Revolution > 150년 전, 자연선택 메커니즘으로 생명의 변화와 다양성을 설명한다.

Molecular Revolution > DNA 발견 이후(1953), 지난 50년 동안 일어난 분자 생물학의 혁명적 변화(유전공학)(분자혁명=유전혁명)

Cognitive Revolution > 마음을 정보처리 장치로 보는 인지주의를 말한다.(신경과학의 급속한 발전을 의미한다.)

이 세 혁명은 사람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변화시켰지만, 오늘날 인문학은 그러한 반영한 설명의 틀을 짜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세 혁명을 반영한 생물학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인문학이 곧 생문학(生文學, biohumanitics)이다.

진화인문학(evohumanisties)-진화철학, 진화심리학, 진화경제학, 진화언어학, 문화진화론, 진화 종교학

분자인문학(molecular humanities)-분자심리학, 분자윤리학, 분자법학, 분자사회학, 분자언어학

신경인문학(neuro humanities)-신경윤리학, 신경법학, 신경사회학, 신경경제학

 

이기적 유전자 이론과 사회생물학은 철학의 고유주제라고 여겨졌던 주제들을 1970년대부터 자연화(naturalize)하여 설명하기 시작했다.(85)

> 진화생물학자와 철학자들은 이타성이나 도덕의 진화메커니즘을 함께 탐구했다.

- 18세기 영국의 시인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자연을 위계적으로 파악했다. 존재의 대사슬(great chain of being) 또는 생명의 사다리(86)

- 다윈: 생명의 나무. 살아있는 모든 것은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들이다. 사람 또한 그 가지들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은 자연계의 중심·최고위층이 아니다.

- 윌리엄 페일리(W. Paley), 자연신학: 사람의 눈과 같은 복잡한 기관들이 자연적 과정을 통해 생겨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지적인 설계자에 의해 창조될 수밖에 없다.(87)

- 도킨스, 눈먼 시계공. 생물계의 복잡한 기능들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할 수 있다. 자연선택이 곧 눈먼 시계공이다. 자연선택은 앞을 내다보지도, 절차를 계획하지도, 목적을 드러내지도 않는 과정이다.(87)

- 본질주의(존재론에서) : 자연세계가 어떤 구분된 본질들로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생물 종은 신에 의해 각 종류대로 창조되었다.(기독교)(88)

- 다윈: 생명의 진화는 개체군 내의 구성원들이 서로 이질적이고 변이가 일어날 때만 가능하다. 생물종의 구성원들에게는 공유되는 본질이 없다. 생물종은 자연종이 아니라 개체(individual)이다.

 

> 자연선택이 기본적으로 개체 수준에서 일어난다면, 개체를 희생하여 협동하는 생명 현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 다윈: 도덕성 또는 이타성은 개체가 아닌 집단을 위한 것이다.(90)

- 도킨스(이기적 유전자): 동물의 협동 행동들은 유전자가 자신의 복사본을 더 많이 퍼트리기 위한 전략이다.(91) 사람은 유전자의 생존기계이며 운반자이다.

- 윌슨: 집단 내 유유상종(類類相從)이 이타성의 진화를 가능케 한다. 한 개체군 내에서 이타적인 것들은 이타적인 것들끼리 상호작용한다.

-루즈(M. Ruse): 자연은 진화적 성공을 위해 우리를 이타적이게 만들었다.(95) 진정한 이타성이 인간이 인간 개인의 진화적 성공을 촉진시켰기 때문에 하나의 선천적 성향으로 진화해 왔다.(= 후성규칙, epigenetic rules) ) 근친상간 회피행동은 그것이 유전적으로 손해를 끼치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그것을 회피하도록 만든다.(96)

- 키처(P. Kitcher): 진화론과 윤리학의 관계를 넷으로 나눈다.(99)

진화론으로부터 새로운 윤리원리들을 도출해 낸다. 진화론은 윤리의 기초로서 사실의 원천이자 규범의 원천이 된다.

진화론은 메타 윤리적 문제를 다루는 데 사용된다.

진화론은 인간이 어떻게 윤리적 개념을 갖게 되었고, 윤리적 판단을 내리게 되었는지, 윤리적 체계를 세었는지를 설명한다.

진화론은 인간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제공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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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지음, 윤은진 옮김, 경계 넘기를 가르치기(Teaching to transgress), 모티브북, 2008.11.27.

찰스 퍼시 스노 지음, 오영환 옮김, 두 문화((The) Two cultures), 사이언스북스, 2001.02.12.

황상익·박병상·최경희·이인식·백욱인·송성수·오세정·이상욱·이필렬 지음, 새로운 인문주의자는 경계를 넘어라, 고즈윈, 2005.10.15.

스티븐 핑커 지음, 이창신 옮김, 하버드 교양 강의 (하버드생들은 무엇을 배우는가?(The Harvard Sampler), 김영사, 2012.09.14.

제베데이 바르부 지음, 임철규 옮김, 역사심리학, 창작과비평사, 1997.

 

데이비드 M. 버스, 마음의 기원

안토니오 다마지오지음, 임지원 옮김,스피노자의 뇌, 사이언스북스, 2007.

마르틴 후베르트 지음, 원석영 옮김, 의식의 재발견, 뇌과학과 철학의 대화, 프로네시스, 2008.

제럴드 에델만 지음, 황희숙 옮김,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범양사, 2006.

프란츠 부케티츠 지음, 김영철 옮김, 사회생물학 논쟁, 사이언스북스, 1999.

존 브록만 지음, 안인희 옮김, 과학의 최전선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도서출판 소소,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