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적 사고와 글쓰기_알짬 글쓰기>
구연상(숙명여대 교수/철학박사)
살핌: 구연상, 「융합적 사고의 뜻매김」 + 「생각에 대한 뜻매김」
알짬은 알짜로서 껍질이나 껍데기 또는 군더더기가 떨어져 나간 알맹이 가운데에서도 그 단단한 속을 이루고 있는 골갱이를 말한다. 알짬은 먹거리에서는 먹을 ‘속’이고, 쭉정이에 대해서는 ‘알짜’이며, 알림에서는 ‘알속’이며, 재산에서는 ‘알천’ 등이다.
“알”은 여러 가지가 ‘하나로’ 얽어져 그 자체로 몸을 이룬 것을 뜻한다. 새알은 그 안에 어른 새가 될 수 있는 ‘모든 씨앗’을 품고 있는 것이라는 데서 ‘하나’이다. 씨알 또한 거기로부터 어떤 것이 자라나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알은 모든 것을 가장 작은 꼴(갱이)로 다물려 갖는다.
“짬”은 틈이나 겨를을 뜻하는데, 그렇기에 또한 벌어진 것을 한데 잡아매거나 이어주는 이에짬을 일컬을 수도 있다. 짬은 짜는 일로서 서로 떨어진 것들을 한데 붙잡아매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책장 짜기는 거기에 딸린 조각들을 그것들이 단단한 한 몸을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다.
“알짬”은 여러 조각이나 가지 또는 갈래를 한데 아울러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몸’에 모두 들어가도록 만드는 일, 또는 그렇게 만들어진 ‘얽이’이다.
<알짬 글쓰기 층층다리>
1. 알짬 글월 찾기 [본디 글에서]
2. 알짬의 알속 줄이기 [본디 글을]
3. 알짬의 갈래들 나눠 밝히기
4. 알짬 아우르기(비평) [알속(내용), 분야(갈래), 지으미 등]
보기) “나는 여자였다.”(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가 『자기만의 방』을 썼던 당시 영국은 런던을 중심으로 거대도시가 형성되면서 자본주의적 생활 방식이 점점 강화되었다. 상업적인 생산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개인은 도시의 분주한 생활에 압도되어 갔다. 화려해지는 근대 도시의 생활에서 개인은 물질적인 성공을 꿈꾸지만 소외감만 더 깊어질 뿐이었다. 특히, 여성은 지속적인 가부장 제도에서 교육이나 경제적인 활동에 많은 제약(制約)과 차별(差別)을 받아야 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버지니아 울프는 근대 사회에서도 지속되는 가부장적인 관습과 제도의 문제점을 『자기만의 방』에서 드러냈다. 그녀는 당시 영국이라는 가부장제 사회가 지니는 여성 차별의 문제를 노출시켜,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였다. 여성의 한계는 개인의 무능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여성을 차별하는 편견과 사회 제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은 여성 억압의 실체를 드러낸 것뿐만 아니라, 여성 해방 운동의 기폭제가 되게 하였다.
『자기만의 방』은 울프의 새로운 글쓰기 방식으로 주목을 받는 작품이다. 울프가 살았던 당시에는 정확한 구성과 일관된 진술이 글쓰기의 원칙이었다. 가령, 인물이 등장할 경우에도 인물의 성격이 일관되어야 하고, 서술자의 서술도 통일성을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자기만의 방』에서는 시점의 불일치, 고정되지 않은 화자, 이야기의 단절과 비약, 서평, 사회 비평, 소설, 연설문 등 다양한 양식이 혼합되었다. 이처럼 울프는 당대의 엄격한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글쓰기 방식을 이 책에서 시도하였다. 그녀가 이와 같이 자유로운 글쓰기 방식을 시도한 이유는 여성의 분열(分裂)된 상황을 드러내고, 실재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여자는 스스로 생각할 자유가 있다?! (알짬 얼개로 줄이기: 여성 작가들, 언덕, 생각의 뜻, 자유의 조건과 대학 교육 등)
▶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본디 글에 나타난 “사색의 낚싯줄”은 생각의 본질을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 본디 글에 나타난 “허구는 사실(事實)보다 더 많은 진실(眞實)을 내포하고 있는 듯합니다.”라는 글월은 당시의 남녀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본디 글을 통해 드러내시오.) (유토피아는 허구인가, 진실인가?)
▶ 저 알짬 글월은 왜 과거형으로 쓰였는가? (여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어떠한가? 페니니즘이 알짬의 미래였다면, 가부장제는 알짬의 과거였는가?)
▶ 본디 글에 나타난 ‘여성’과 ‘자기만의 방’의 관계는 어떠한 틀(한다면, 있어야 한다)로 짜였고, 그 틀은 오늘날에도 받아들여 마땅한가? (본디 글의 글쓰기 틀에 걸린 이론들과 지으미들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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