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몹쓰리)의 문제/ 정당방위

도둑 식물인간 사건_만화 논평

사이박사 2014. 11. 11. 11:21

“누나 방에 도둑, 침착하면 사이코패스지” 도둑뇌사와 신과함께… 페북지기 초이스 짤방

입력 2014-11-10 16:36
  • 트위터로 퍼가기
  •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 구글+로 퍼가기
  • 인쇄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누나 방에 도둑, 침착하면 사이코패스지” 도둑뇌사와 신과함께… 페북지기 초이스 짤방 기사의 사진
네이버 웹툰 ‘신과함께’를 아시나요?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씨 작품입니다. 신과 인간의 운명을 기가 막힌 필치로 담아내 네티즌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10일 이 웹툰이 인터넷에서 또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지난달 논란이 된 ‘뇌사 도둑’ 사건과 꼭 닮은 사건을 웹툰이 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페북지기 초이스 짤방입니다.

웹툰 내용부터 보시죠. 재개발 구역에 사는 할아버지는 한 밤 장독대를 깨고 도망가는 용역업체 깡패들을 빗자루로 내쫓았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경찰이 깡패들을 붙잡았는데 할아버지가 쌍방 폭행으로 입건될 처지입니다.

깡패들은 경찰에서 “할아버지가 빗자루로.. 너무 무서웠어요” “생명에 위협을 느꼈습니다” “야간이면 가중처벌 아닌가요?”라며 호소합니다.

경찰도 조사는 해야하니 할아버지에게 묻습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도 이 분들 때리셨다면서요.”

할아버지는 발끈합니다. “남의 집에 들어와서 행패 부리면 쳐맞아도 싼 것 아닌가”

경찰은 그러나 할아버지 편만 들 수 없습니다.

“그래도 때리시면 안 되죠. 할아버지 너무 섭섭해 하지 마세요. 법이 이런 걸 어떡합니까”

깡패들은 곁에서 더욱 생떼를 부리고요.

“퉁치자고요. 퉁”

“아, 나 한방병원에서 진찰 좀 받아야겠어”

이토렌트 ‘jughuis’ 회원은 이 웹툰을 올리며 ‘도둑뇌사’사건을 거론했습니다. 그는 “물론 100%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만약 저 용역들이 할아버지에게 한 대 잘못 맞고 뇌사상태에 빠졌다면 합의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도둑을 뇌사에 빠뜨린 청년이 폭력을 과하게 휘둘렀다고는 하지만 정당방위는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나 같으면 도둑 죽였을텐데. 도둑이 누나랑 엄마가 쓰던 방에서 나오는데 거기서 침착성을 찾을 수 있으면 사이코패스지.”

“도둑은 죽어도 쌉니다. 왜 남의 집에 들어옵니까. 총기사회가 아닌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죠.”





도둑뇌사 사건은 지난달 우리 사회에 정당방위 논란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20대 청년 A씨는 지난 3월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50대 남성 B씨를 빨래건조대와 벨트 등을 이용해 20분 이상 폭행했습니다. B씨는 뇌사상태에 빠졌고 A씨는 지난 8월 상해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A씨가 아무 전과도 없으며 실질적 가장인 점, 또 어머니와 여동생이 성범죄를 당하지 않았을까 싶어 자신의 집을 스스로 지킨 청년이라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을 거론하며 “범죄자에게는 관대하면서 이 청년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감옥에 넣는 것인가”라며 “정당방위는 아니라 쳐도 과잉방어를 인정해서 형을 감면해줘야지, 집주인 입장에선 법이 얼마나 야박한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우리 서민호 화백도 지난 10월28일자 국민만평에서 이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 “누나 방에서 튀어나온 도둑을 보고도 침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사이코패스지”라고 한 네티즌의 일갈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