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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진흥을 위한 다양한 정책_조한울

사이박사 2014. 5. 16. 15:38

6월 6일은 국민 시인으로 불리는 푸시킨이 태어난 날이다. 올해로 214번째 생일을 맞은 푸시킨은 러시아 근대 문학의 시조로, 작품을 통해 러시아인들에게 자유, 사랑, 애국심 등 혼을 불어넣었다. 여전히 많은 작가, 지식인들이 그의 업적을 찬양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의 뒤를 밟으려 애쓰며 러시아어의 발전을 뒷받침해 줄 장치나 법규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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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교육위원회가 주최한 러시아어의 날 기념 정책 토론회 사진
 
러시아어의 날,
러시아어를 위해 머리를 맞대다

 

마침 6월 6일은 러시아어의 날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여 러시아 교육위원회에서는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러시아 교육위원회 소속 뱌체슬라프 니코노프 의원은 러시아어 발전을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니코노프 의원은 러시아어가 국제 연합UN의 공식 언어 중 하나라는 점과 러시아 밖에서도 많은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세계적인 언어라는 점을 들어, 러시아어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국내외에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현재 러시아어 사용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데에 따른 초조함도 배어 있다. 러시아어 사용 지역은 구 소비에트 연방 지역에서조차 점점 세를 잃어 가고 있는 반면 영어의 위세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서 열린 까닭에 이번 정책 토론회는 러시아인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정책 토론회에서는 먼저 구 소비에트 연방 지역에서의 러시아어 지위 상실에 대한 대응 방안과 러시아어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현재 구 소비에트 연방 지역의 국가 중 러시아어가 국어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벨로루시뿐이며, 공용어로 지정된 곳도 키르기스스탄 말고는 없다. 이런 상황을 러시아 국가 차원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난 2012년에 두 개의 법안을 제정하였는데, 그 하나는 러시아어의 날의 지위 향상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와 유라시아 대륙 초입 지역에 대한 러시아어의 영향력 확산에 관한 것이다.

 
 
 
언어는 국가를 형성하는 초석
러시아어 진흥을 위한 다양한 정책

 

2013년 2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국가 통합의 기본이 되는 것이 언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혔다. 언어는 문화, 교육 나아가 국가를 형성하는 초석이고 러시아 국민이라면 누구나 수준 높은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의 이와 같은 의지에 따라 러시아어 진흥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러시아 교육위원회는 앞으로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러시아어 교육과 보존 운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교육부 산하의 외무 부처에서는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들을 비롯하여 국외에서의 러시아어 교육과 관련 학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매년 많은 러시아어 강사들이 세계 여러 나라로 파견되고 있으며, 러시아어 올림피아드와 축제가 열리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러시아인에 한해 혜택을 주었던 장학금 지급, 등록금 면제 등의 제도를 러시아 대학에서 공부하기 원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개방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날 진행된 정책 토론회에서는 흥미로운 제안이 나오기도 했는데, 러시아 대학 입학 시험 예게ЕГЭ, Едины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Экзамен를 받아쓰기, 구술 시험, 에세이로 대체하자는 의견이다. 이 문제는 현재 러시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데, 지금의 시험 방식으로는 언어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실제 러시아어 사용 능력을 검증하기에도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관련 뉴스: http://www.russkiymir.ru/russkiymir

 
 
토론회를 경청하는 사람들 사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진행된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현재 러시아어와 관련된 문제를 사회 각층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또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안들이 나오면서 이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한국에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을 우리말에 대한 도전과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사진 출처 http://www.russkiymir.ru
 
글_조한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서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의 로맨스어를 전공하고 있으며, 문화와 언어의 다양성과 특이성을 존중하고 알리기 위한 일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