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골뽑(골라뽑기)/ 대선(2012년)

사퇴를 통해 단일화한 안철수의 휴식

사이박사 2012. 11. 24. 15:06

'전격 사퇴' 안철수 어디서 뭐하나 했더니
당분간 지방서 휴식하며 문재인 도울 방안 모색할 듯

  • 한국아이닷컴 김영선 기자
입력시간 : 2012.11.24 14:00:38
수정시간 : 2012.11.24 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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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3일 밤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진심캠프 기자실에서 후보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24일 전격적으로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당분간 지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25일 "안 후보가 지방으로 내려갔다. 당분간 공식일정 없이 푹 쉴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가 어느 지방으로 내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 후보는 당분간 별 다른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향후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며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정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쉬면서 자신의 정치적 행보, 구체적으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도울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캠프에 와서 편지를 전하며 선거운동을 도운 바 있다. 안 후보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과 뒤이은 도움으로 인해 박 후보는 서울시장에 뽑힐 수 있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투표 참여를 독려했을 뿐 전면에 나서 박 후보를 돕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선 국면에서는 안 후보가 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안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제 단일 후보는 문 후보"라고 명시하고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발언도 안 후보가 문 후보 당선을 위해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안 후보는 잠시 몸과 마음을 추스른 뒤 문 후보를 도울 구체적인 방법 등을 구상할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는 현재 50세다. 대선 과정에서 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 뛰면 야권의 차차기 주자로서 위상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 그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감정싸움까지 불사하며 선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자신의 양보로 인해 단일후보가 된 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떨어지면 안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일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선이 끝난 뒤 안 후보의 자기 세력 만들기도 동력을 일부 상실할 수 있다. 안 후보가 공언한대로 '백의종군'의 자세로 문 후보를 돕고 그 결과 문 후보가 당선되면 안 후보는 그 즉시 차차기 주자로 급부상할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도 안 후보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 양자 대결에서 문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뒤지는 흐름을 보였다. 단일화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게 하려면 안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층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민주당으로선 박 후보에게 안 후보 지지층 일부를 빼앗기는 걸 막으려면 안 후보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정중한 예의를 따로 갖추겠다"는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의 발언은 안 후보를 향한 절실한 구애다. 민주당으로선 어떻게든 안 후보를 캠프로 끌어오는 명분과 계기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문 후보 측 공동선대위원장단은 24일 안 후보 측과의 공동선대위 구성을 위해 선대위원장단 총사퇴를 결의했다. 안 후보 측과의 화학적 결합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셈이다. 민주당은 안 후보를 문 후보 측 선대위원장으로 앉히는 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후보가 문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안 후보가 문 후보와 담판이나 독대를 통하지 않고 후보를 사퇴한 점,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문 후보 측과 감정이 쌓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주장도 설득력이 높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후보 사퇴 회견문 곳곳에 문 후보 측에 갖고 있는 서운함을 심어 놓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사퇴회견문에서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 후보와 저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면서 자신이 단일화 후보가 됐어야 박 후보를 상대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재차 알렸다. 또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는 사퇴회견문 문구를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구태정치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당선되면 책임총리를 맡을 생각이 없고 공동정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며 연대나 연합 시나리오를 부인한 바 있다.

안철수 "문재인에 성원 보내달라" 호소… 선거운동 지원 시사


김정곤기자 jkkim@hk.co.kr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3일 대선 후보를 전격 사퇴함으로써 향후 대선 과정에서 안 후보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후보가 사실상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선 구도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움직임이 중도ㆍ무당파의 투표 행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 부분이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우선 안 후보가 그 동안 정권 교체를 주장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에 나섰던 점으로 미뤄 앞으로 문 후보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는 이날 사퇴 회견에서도 백의종군을 강조하며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스스로 문 후보 선거운동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힘과 동시에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선거 지원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국민연대를 포함한 '새정치 공동선언문'까지 발표한 만큼 향후 대선 정국에서도 문 후보와 보조를 맞춰 자신의 브랜드인 '새 정치'의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이날 문 후보 캠프의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과 막판 협상에서 캠프 차원의 지원을 포함한 향후 관계 설정까지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전날 박 본부장이 최종 여론조사 방안을 역제안할 때 왜 그렇게 흥분하고 격해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면서 "오늘 안 후보로부터 사정 설명을 듣고 최종 담판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후보가 문 후보 지원에 소극적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후보가 회견문 곳곳에 단일화 협상 결렬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안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한 뒤 한 차례밖에 캠프 사무실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대선 이후 양자 관계는 더더욱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두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에서 '대선 승리 이후에도 신뢰의 원칙 하에 연대의 책임을 다해 협력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 후보가 당선되면 책임총리를 맡을 생각이 없고 공동정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며 연대나 연합 시나리오를 부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