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전태풍·박태양 등 한국 이름도 지어놔
[CBS체육부 김동욱 기자] “한국은 내 반쪽입니다. 한국에 대해 알아 가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2009-2010시즌부터 한국프로농구(KBL)에 뛰어드는 귀화혼혈선수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어머니와 함께 귀화 신청을 하는 선수도 있고 아직 혈연을 못 찾아 3년 후에야 귀화 시험을 볼 수 있는 선수도 있지만 자신의 몸에 흐른다는 생각만은 같았다.
KBL은 9일 오전 10시 논현동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귀화혼혈선수 대상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에는 개인 사정(자녀 출산)으로 불참한
그렉 스티븐슨(LG)을 제외한 토니 애킨스(KCC),
에릭 산드린(삼성), 케빈 미첼(KT&G), 크리스 밴(KT)이 참가했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설명과 귀화절차와 계약내용에 대한 설명으로 진행됐다.
현재 산드린과
애킨스의 경우, 귀화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어머니가 한국 국적을 회복하면서 특별 귀화 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반면 미첼과 밴의 경우, 3년간 한국에 주소지를 둬야 귀화 시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즉 KBL에서 세 시즌을 뛰어야 귀화 자격이 생기는 셈이다.
이처럼 서로 조건은 다르지만 한국에 대한 느낌은 같았다. 애킨스는 “매일 세 시간씩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내가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이
한국에 뿌리가 있었기에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행복했다”며 웃었고 미첼은 “한국은 내가 겪어보지 못한 다른 면을 겪어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산드린도 “한국에 귀화한다는 사실에 예전에는 의문을 가졌는데 지금은 동생과 같이 있기에 내 반쪽을 다시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밴 역시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가 행복하고 매일 한국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과 농구라는 공통분모로 묶였기에 목표도 비슷했다. 산드린처럼 “대표선수가 되고 싶다”는 선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KBL이 보다 재미있어 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 팀에 기여를 하고 싶다”는 다부진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미첼을 제외한 산드린과 애킨스, 밴은 한국 이름도 정했다. 산드린은 이미 알려진대로 동생 이동준(오리온스)과 돌림자를 사용해
이승준으로 지었고 애킨스는 사촌 동생이 지어준 전태풍, 밴은 어머니와 친척들이 상의해 결정한 박태양이란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다.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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