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누림,누리리)

[스크랩] 문화콘텐츠 기획서 연습

사이박사 2006. 11. 23. 10:01

  인문학을 전공하고 강단에 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학생들에게 최소한 한학기에 한 번씩 과제로 내주는 것이 리포트이고, 학생이라면 대학을 들어가면서부터 접하게 되는 것이 리포트 작성이다. 이 리포트 작성은 시험 못지 않게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이 리포트 작성에 어느 정도 의미를 부여하고 쓰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강의를 전담하는 교수나 강사들은 이 리포트에 어느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그냥 하나의 통과의례로 과제를 부과하고 제출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반성해 볼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필자는 리포트의 중요성을 시험보다도 더 중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한학기에 한두 번은 반드시 과제로써 제출하게 한다. 그리고 과제로 내주면서 강조하는 것이 두가지이다. 첫째는 제목에 리포트라던가, 필자가 내준 주제를 그대로 써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한가지 주제를 정해주면, 다시 그 주제에서 파생되는 다른 주제를 제목으로 해야함을 강조하는데, 이는 제목 또는 표제어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첫인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전체 레이아웃이다. 이 레이아웃 속에는 목차와 더불어 내용구성의 일목요연한 정리가 포함된다. 제목 또는 표제어가 얼굴의 인상이라면 전체 레이아웃은 옷차림이다. 깔끔한 옷차림 역시 상대방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리포트는 자신을 소개하는 하나의 작품임을 강조하면서, 그 예로 광고회사의 예를 들려준다. 만일 학생수가 적거나, 전공과목일 경우에는 팀을 구성하게 하여 발표까지 하게 한다. 물론 이 두가지는 알찬 내용이 수반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지만, 대부분 이 두가지를 만족하는 리포트는 내용 또한 알차게 되어 있다.

그래서 한가지 주제에 대해 글과 말로 어떻게 설득력있게 할 것인지를 훈련시킨다. 그런데 의외로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매 학기마다 깨닫고 있다. 결국 학생들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며, 그것은 어떤 자극을 주느냐에 따라 내면의 기가 무한히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서 작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획자가 기획을 하게 된다면, 먼저 팀이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주제에서부터 제안서 폼과 레이아웃, 그리고 어떤 이미지로 내용을 보충할 것인가 등등. 이때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젊은이들에게서 잠재된 무한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사실이며, 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연결된다. 이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주지 못했을 뿐이다.

 

기획자가 어떤 기획안을 작성하려면 당연히 사전조사를 하게 되고, 그 사전조사에 필수적인 사항이 아마도 ‘대상의 결정’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대상층을 겨냥해야 하는지가 제일 먼저 언급되는 사항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대상은 항상 우리 모두라고 얘기한다. 기획자를 비롯하여 기획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재미있어야 한다고. 문화콘텐츠를 기획함에 있어서 특히 그 주제가 인문학의 한 분야라고 한다. 그것이 학술적이건 아니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학자들이 그 기본 사료를 충실히 제공했다면, 그것을 일반인들에게 흥미와 볼거리를 제공하여 그 내용이 확실하게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재미를 위해서 어떻게 구성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한다면, 그 기획의 방향은 정해지지 않을까?


아무리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글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할 것이다. 문화콘텐츠 사업은 기술이라는 형식속에 내용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기획서에는 기술을 개발하기까지의 모든 단계가 충실히 언급되어야 한다.

문화콘텐츠 사업에 종사하는 많은 CEO들은 기술쪽에서만은 인문학자들로서는  감히 알 수 없는 용어들을 공식적으로 꿰고 있다. 그러나 인문학적인 분야에서만큼은 과연 무엇을 개발하고(주제의 문제), 그리고 왜 그것을 개발해야 하는지(명분)에 대한 논리적인 전개가 미약함을 알 수 있다. 어떻게 개발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있어서 기술적인 서술은 공식과 같아서 용어만 나열하면 된다. 그러나 한가지 주제를 선택하고, 그 주제가 과연 우리 사회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한 명분은 인문학자들만이 서술할 수 있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치고 말못하고 글못쓰는 학자들은  없다. 더군다나 석사학위 이상의 소지자라면 논리적인 전개는 누구 못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명분있고 논리적인 글을 써야 한다. 이것은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만의 특권이다.

출처 : 문화원형콘텐츠분석
글쓴이 : 박재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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