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처음부터 순서대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첨부 : MP3 음성 파일이 수업자료실에 올려있으니 활용할 것 )
첫번째로 주제 선정에 대한 부분이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우리 인문학자들이 주제를 선택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미술사 전공자가 미술사 분야에서 특히 문화원형의 주제를 찾으라고 한다면 무한히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술사의 모든 영역이 문화원형의 주제로, 회화에서만 예를 든다면 우리가 선사시대부터 가리키는 암각화, 고구려의 고분벽화, 고려불화와 조선불화, 그리고 일반회화에서의 장르인 풍속화, 인물화, 영모화, 화조화, 민화 등등이 모두 문화원형의 1차 자료가 된다. 이들 장르에서 더 구체적으로 들어간다면 더욱 무궁무진할 것 같다. 실제로 이들 아이템중 현재 문화원형사업에서 개발되고 있는 주제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제가 그냥 떠오른다고 모두 문화원형의 자료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 주제를 어떻게 재미있게 구현될 수 있는가? 즉 이들 자료를 디지털화 하였을때,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 설명해보록 하겠다.
문화원형사업 초기에 어떤 팀에서 시도할 문화원형 주제를 선정할 때 언급된 주제는 크게 두가지였다. 인물화와 성곽과 전투로, 기획자가 이미 자료를 많이 모아두었고, 성곽의 경우에는 기본 데이터베이스가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이것이 어떻게 디지털화되어 어떠한 형태로 산업화되어야 할지가 크게 떠오르지 않았을 때였다. 물론 지금이라면 상황은 또 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이 두 주제를 놓고 서너 사람이 아이디어 회의를 했는데, 거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전투를 언급하였다. 인물화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고, 성곽과 전투에서 성곽은 저만치 밀려났으며, 오직 전투만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이때 아마도 사람들의 머리에는 어떻게 산업화된다는 생각보다 막연히 게임이라는 것을 산업화의 대표주자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게임이라는 문화산업에 전투라는 주제가 주는 암시가 매우 컸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획자는 전투를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 지금은 어떻게 디지털라이징되고, 어떤 형태로 산업화되어야 할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므로 인물화나 풍속화 역시 우리문화원형에 있어서 얼마나 좋은 주제인가 알 것 같다. 특히 미술사의 모든 아이템이 문화원형의 가장 좋은 자료이고, 그 외에 역사와 생활, 민속 등, 우리 주변의 모든 문화가 얼마나 많은 문화원형의 아이템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 중요한 것은 이 주제를 놓고 어떻게 명확하게 이름을 붙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 팀에서는 우리는 ‘전투와 성곽의 콘텐츠 개발’, ‘전투의 디지털 콘텐츠 개발’ 등등, 제1차 사업년도인 만큼 주제와 문화원형이라는 개념정리에 혼선을 빚으면서 제목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과정 중에 우리는 우리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라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명제 아래 <한민족의 전투원형 콘텐츠 개발>이라는 제목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제목에서 문화원형콘텐츠 개발의 컨셉은 정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무엇을 말할지도 정해졌다. 그러면 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하면 된다.
두번째는 내용의 체계화 문제이다.
주제를 선정하였다면, 이 주제를 어떻게 체게화시켜 언급할 것인가가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 체계화라는 것은 인터넷이나 정보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는데, 즉 이것은 user의 입장에서 보면 인터페이스이며 개발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소러스로서 가장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구성도일 것이다. 책의 경우 목차가 중요하듯이 이들 콘텐츠 구성에 있어서 한가지 주제에 대한 분류체계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리 인문학자들만이 할 수 있는 노하우일 것이다.
전투의 경우, 이 주제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체계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였다. 아마도 주제를 체계화시킨다는 것은 기획서 작성에 있어서 어떤 콘셉을 구성할 것인가와 거의 맞물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역사 속의 전투를 주제로 잡았지만 전투의 무대는 성곽이라는 개념이 명확했고, 그래서 전투의 무대인 성곽을 틀로 잡아놓고, 다시 전투의 주인공인 인물, 전투의 도구인 병기와 갑옷, 전투의 기술인 전술, 전투의 뒷이야기인 일화를 대분류해 놓았다. 그리고 문화의 우수성은 비교문화를 통해 확인된다는 필자의 평소의 지론으로 중국과 일본의 전투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전투의 주요 아이템은 6개로 분류되었고, 이들을 종합하여 자랑스런 전투 10장면을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개발하고자 하는 체계가 작성되었다.
이들 기본 체계도가 작성되면 이것이 곧 화면구성이 되고, 결국 내용도 이 틀 안에서 작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주제가 선정되고 제목이 결정된다면, 그 다음에는 이 주제를 어떠한 체계도로 구성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정해진다면 내용은 이제 일사천리이다. 다들 관심있는 주제를 가지고 분류체계를 만들어보자.
가령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악학궤범』을 디지털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악학궤범』이 우리 음악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악서임을 알 것이다. 디지털 『악학궤범』을 체계화시켜보자. 전공과는 전혀 다른 주제가 주어졌다고 하더라도 훌륭한 기획자라면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체계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악학궤범』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는 연구해야 할 것이고, 그 다음에 이것을 어떻게 체계화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필자라면 『악학궤범』의 권별 구성도를 작성한 후, 그것의 내용을 분석하고 그리고 나서 콘텐츠 내용으로 체계화시킬 것이다.
그런데 이때 기획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의 전공과는 다른 주제가 주어졌다고 해도 능력있는 기획자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체계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분류체계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확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획자 스스로 자만심에 빠져 전문가의 고증을 놓친다면 결국 큰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어떤 분야이든 전문가 이상으로 알 수는 없다.
셋째는 현황조사 이다.
좋은 주제를 선정하였다면, 다음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그와 관련된 현황조사일 것이다. 이 현황조사란 이 주제가 현재 어떻게 문화콘텐츠에서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을 주제로 산업화한 업체는 없는지, 유사한 주제로 산업화하거나 활용하고 있는 곳은 없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다. 이것은 이 주제를 현재 활용하고 있는 시장에 대한 분석이면서 활용화될 대상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 조사에는 당연히 내용에 대한 분석을 비롯하여 통계자료까지도 조사될 수 있다.
이들 조사가 충분히 되었다면, 당연히 이제 이 주제를 어떻게 기존의 것과 다르게 차별화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서게 된다. 즉. 현황조사를 충분히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업체나 주제에 대해서 허점이 보이게 된다. 그리고, 그 허점을 공략함으로써 당연히 새로운 차별화방안이 수립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 차별화 방안이 수립된다면, 다음 단계인 마케팅 전략까지도 수립될 수 있다. 필자로서도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마케팅이라는 단어이다. 그러나 기획서를 쓰기 위해 현황조사→차별화방안 수립→그리고 마케팅 전략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들 과정이 일맥상통하게 한 흐름을 이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디지털 악학궤범을 가정해보면, 『악학궤범』과 관련된 현황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악학궤범』을 비롯한 국악기의 현황과 무용, 그리고 궁중행사 등에 관련된 시장을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들 시장을 크게 on line, off line 상에서 조사한 결과, 국악기 시장이 매우 협소함이 조사되었다. 또 음악이라는 것은 시청각 자료가 기초임에도 불구하고, 시각 위주의 운영이었으며 청각은 디지털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것은 국악의 현실을 반영해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들을 어떻게 차별화하느냐에 대한 안이 서게 될 것이다. 즉 국악이 얼마나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인가 하는 것이고, 이들은 동시에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개발해야함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한 진리가 현황조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답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곧 바로 산업화 전략에도 반영될 수 있고, 결국은 어떻게 마케팅하느냐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악 또 궁중의 악기와 무용을 개발함으로써 보고 듣고 즐길수 있는 궁중의 문화를 콘텐츠로 개발하고, 이는 곧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의미하며 그러기 위해서 국악의 음원개발, 시청각이 바로 반영될 수 있는 시청각교재나 교육용 게임 등등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한 가지 주제를 통해 산업화과정까지 수립한 기획이다.
네번째로 요약문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겠다.
기획서를 작성하다보면, 계속 똑같은 말이 반복되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 이렇게 같은 말만 써도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디자인에서 콘셉이라는 말을 쓰듯이 기획자가 주제와 그 주제에 맞는 체계도를 작성하다보면, 주제에 맞는 콘셉이 서게 됨을 깨닫는다.
주제에 맞는 컨셉이 섰다면 계속 같은 말이 반복되는 것은 당연하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를 체계화시키고, 그리고 그 관련자료에 관한 현황조사를 하면 차별화방안과 산업화 방안 등이 바로 연관되어 기술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같은 말이 반복되는 듯한 인상을 줄 것이다. 이것은 전체적인 흐름이 일맥상통하게 나아간다는 것이다. 만일 차별화방안은 이러했는데, 산업화 방안은 전혀 다르게 서술된다면 그것은 여전히 컨셉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자 이렇게 전체적인 흐름이 섰다면 축약본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체적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서비스용이기도 하지만, 기획서 작성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즉 전체적인 콘셉을 한두장에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은 명확히 한가지 주제에 대한 컨셉이 섰다는 뜻이기도 하며. 이는 주절히 주절히 많은 말을 한 기획서에 대한 내용을 요약함으로써 심사위원들의 명확한 이해를 돕자는 뜻이기도 하다.
즉 전체 기획 내용의 이해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일관된 내용 전개를 위한 축약본이라는 점에서도 제시되어야 할 사항이다.
다섯번째로 본격적인 기획서 작업에 대해 설명하겠다.
지금까지 일관된 내용을 전개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면 당연할 것이다. 국가 프로젝트라는 것이 많은 기획서의 양을 요구하고 있고, 기획자들 역시 거기에 많이 길들여져 있다. 그런데 문화콘텐츠 관련 기획서를 쓰다 보면 많은 양의 기획서가 반드시 좋은 기획서라는 사실에는 수긍할 수 없지만, 반면 우리 문화를 콘텐츠화한다는 기본 전제를 생각한다면 그만큼의 양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지 안되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문화를 콘텐츠화한다는 것은 우리문화원형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리고 그 연구자들이 우리문화를 콘텐츠화하는 과정을 명분있게 설명하려면 최소한 얼마간의 양은 필연적으로 제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얼마간의 내용을 전개하다 보면 같은 말이 반복되는 느낌도 들고, 그러다보면 아주 지루한 글이 되기 쉽다. 더군다나 다양한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 이 개발된 요즘 단순한 글만의 논리는 웬지 밋밋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논문쓰는데 익숙한 인문학하는 사람들은 요즘의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어디까지 익숙하게 다뤄야 하는지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모든 내용을 충실하게 작성해서 디자이너에게, 또는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사람에게 넘겨, 일단 내가 작성한 글을 충실하게 넣도록 요구한다. 그러면 대부분 Power Point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제목과 내용에 대해서 만큼은 알차게 작성해준다.
그런데 이 기획서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기획서이다. 너무 단조로우면 누가 멀티미디어를 인정하겠는가. 그때부터 필자는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글의 구조화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기획자는 디자이너는 아니다. 그러나 글과 관련된 내용에 어떤 이미지를 넣을까? 또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강조할까 등등의 방법으로 글을 구조화시키면서 새롭게 변화되는 기획서를 보게 되며 밋밋했던 내용이 더 확연하게 어필됨을 느낄 수 있다.
혹시 자신의 글들이 Power Point 프로그램에 얹혀졌다면 아마도 다들 단조로움에서 탈피할 방법들이 용솟음칠 것이다. 이때부터 기획자는 기획서의 연출자가 되는 것이다.
전투에서는 성곽의 이미지가 생각나고, 장군들의 사진이나 캐릭터가 찾아질 것이며, 또한 갑옷사진이라도 넣어 다양하게 연출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악학궤범이라면, 『악학궤범』의 원본 표지사진에서부터 내용의 사진, 그 속의 악기도면, 악기사진, 무용사진, 그리고 의궤 등의 자료를 넣고 말 것이다. 또 만일 이 기획서를 위해 준비된 통계자료가 있다면 표로 만들거나 그래프로 만들어서 넣자. 기획자가 기획서를 위해 준비한 모든 자료가 총집합되는 것이다. 인문학자가 지금까지 평면적인 글만 썼다면 이제 입체적인 글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디자이너의 몫이 아니다. 디자이너는 아름답게는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을 아는 사람만이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교양을 갖춘 사람이 자신만의 멋을 연출하듯이, 자신의 책을 만들 때, 기왕이면 많은 자료를 첨부해 읽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하면 더 좋지 않은가?
여섯번째는 기술과 예산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겠다.
기획서를 작성함에 있어 인문학하는 사람들이 시작도 하기 전에 겁먹는 것이 아마도 기술적인 면일게다. 필자 역시 기술적인 용어는 모른다. 그러나 기획자로서 한가지 주제를 체계화시킨다면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생각은 당연히 수반된다. 즉 전투의 무기는 기본 사진이 제시되고, 무기의 도면이 제시되어야 하며, 그리고 무기가 입체적으로 보여주었으면 좋을 것 같고, 그리고 그 무기가 사용되었을 때 소리가 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서는 그 무기를 사용하는 방법과, 이 무기를 사용하는 그림 즉 풍속화가 있다면 그대로 재현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을 기술적인 용어로 풀이하면 된다. 이것까지 우리가 알면 좋고, 모른다면 지금까지의 생각을 개발자들과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져야한다.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이 시공방법을 알고 하면 더욱 좋은 설계도가 나오듯이 기획자 역시 기술적인 것 까지 알면 더욱 훌륭한 기획서가 작성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을 모른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인테리어 설계자들이 시공방법은 모르더라도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디자인이 나오고, 그리고 그 디자인에 맞게 새로운 시공법도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기획자가 생각해내는 엉뚱한 표현방법이 결국 새로운 기술로 개발될 수 있음을 감안한다면, 기획자가 한정된 기술을 아는 것 보다는 조금은 모르는 상황에서 무한한 아이디어가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인문학자들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다음에 돈이 관계된 예산문제는 인문학하는 사람들이 제일 접근하기 싫은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획자의 입장에서 기획서를 작성하다보면, 주제에 맞는 일의 규모가 결정되고, 규모와 더불어 전체 일정이 주어진다. 그리고 이 일정에 맞는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적정한 인원이 짜여진다. 이 인원을 인건비로 계산한 것이 아마도 사업의 중심예산이 될 것이다. 이 인건비 외에 드는 작업 진행비, 즉 장비, 자료확보비 등이 인건비와 더불어 주된 예산의 중심이 되며, 이는 연구비를 한두 번 받아본 교수라면 아마도 그 범위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을 조목조목 계산한다는 개념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전체 일의 양과 일정에 인원수를 배정하다 보면, 전체적인 예산규모는 짜여진다. 그러면 그 전체예산에 맞게 세부항목을 정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Text를 거의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여기에 비중을 두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미지 자료에 텍스트가 있어야 그 자료의 가치가 빛나며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인문학자들이 일깨워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케팅과 산업화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겠다.
현황조사를 하다보면 자연히 답이 나온다고 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전문가들도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사업하는 사람들도 모든 일은 마케팅에서 50% 이상이 결정된다고 하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까지의 마케팅이란 기획에서는 거의 염두에 두지 않은 주로 완성된 제품의 유통과 홍보 위주의 마케팅이었다.
지금까지 기획자는 현황조사를 통해 문화콘텐츠 시장이 얼마나 무한한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나를 알게 될 것이고, 따라서 주어진(또는 선택한) 주제를 콘텐츠로 개발하였을 때, 어떠한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모든 산업 분야에 대입해보아야 한다.
가령 전투의 경우, 평화시에도 전투의 소재는 끊임없이 개발된다는 전제하에 게임과 영화산업에는 당연히 소재로 개발될 수 있고, 전투유적지는 전투관련 테마파크, 무기는 미니어처 등의 문화상품으로서 개발되며, 인물 등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의 소재, 전술 등의 활용 등 산업적 활용은 무한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제분야에서 산업화하려면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이 보일 것이다.
기존 콘텐츠업체가 주로 유통, 홍보 위주의 마케팅에서 탈피하고 진정으로 소비자 또는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마케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와같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소비자 입장에서 그들의 욕구를 만족하도록 제작되어야 한다.
또 디지털 『악학궤범』의 경우에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지, 국악의 음원개발이라는 것과 춤사위 등이 떠오르면서, 음원과 이미지 즉, 시청각 모두가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마케팅할 것인지는 그 분야의 실무자가 아니어서 기술적인 서술이 불가능할지라도,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모으면 더 발전적인 나은 방법이 제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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