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다스리기)/북한+통일

북한 열병식, 김일성광장_김정은 체중 줄임+청중의 외침: ‘김정은 결사옹위’, ‘만세’_독재자인가, 지도자인가? 북한 내 지중의 탄생을 기대한다.

사이박사 2021. 9. 10. 08:58

더 홀쭉해진 北 김정은..예비군 열병식에 '엄지척'

김미경 입력 2021. 09. 10. 06:10 수정 2021. 09. 10. 06:17 댓글 461

자동요약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9일 인민축제 같았던 작은 열병식
대외 메시지·신 전략무기 공개 생략
민심 달래기·내부 결속에 '방점'
체중감량 유지, 활짝 웃으며 건강 과시
조선중앙TV 오후 실황 녹화 중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치러진 북한 열병식의 최고 장면은 단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등장이었다. 이날 오후 5시께 조선중앙TV가 1시간 30분가량 녹화 방영한 북한 열병식을 보면 자정 0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김 위원장이 동시에 입장했다.

열병광장 주석단에 김 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자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군중들은 ‘김정은 결사옹위’, ‘만세’ 함성을 불러댔다.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도 곧잘 눈에 띄었다. 결사옹위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신변을 목숨 바쳐 지키자는 의미의 정치선동구호로, 자폭정신 등의 표현과 함께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인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농적위대·사회안전군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행사를 지켜보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이날 김 위원장은 인민복 대신 양복을 입고 몰라보게 살이 빠진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밝은 회색 양복을 입고 나온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려는 의도인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정상국가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계산된 연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BBC 등 외신들은 북한 열병식을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 주목했다. 불과 두달여전보다 눈에 띄게 체중을 감량한 듯 보였다. 주석단에 입장할 때는 회색 정복의 바지 밑단이 펄럭일 정도로 품이 넉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혈색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평도 나왔다. 작년 열병식에서는 연설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날은 연설 없이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행사를 즐겼다. 체육인 노농적위군(예비군) 종대 행진 시점에는 망원경을 눈에 대고 활짝 웃는 장면이 포착됐다. 청년, 학생들로 구성된 종대가 등장할 때는 김 위원장이 연신 엄지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건강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5월 갑자기 자취를 감춘 김 위원장은 한 달이 지난 6월 수척한 얼굴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당시보다 좀 더 날씬한 체형을 유지해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김정은(왼쪽) 국무위원장이 9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오른쪽)과 비교하면 확연히 체중 감량한 모습이 보인다(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키가 170cm에 불과한 김 위원장의 몸무게는 2012년 집권 당시 90㎏에서 매년 6~7㎏씩 불어 2020년 당시 140㎏ 수준에 육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고도 비만 때문에 주기적으로 건강이상설이 제기돼 왔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어려운 북한 경제 사정을 고려해 체중 감량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주민들과 고통을 함께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의도적인 다이어트보다 통치 스트레스로 인한 체중 감소라는 추정도 있다.

한편 이날 열병식에는 김 위원장의 육성 연설도 없었고, 한미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같은 새로운 전략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군견, 기마대, 트랙터, 오토바이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열병식이 끝난 다음에도 청년들의 야간 무도회와 불꽃놀이가 진행돼 비정규군과 군중이 어우러진 시민 축제 같았다는 평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직접 연설하지 않은 데 대해선 대외용 메시지의 내용 및 시기를 고심 중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다독이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체제의 안정을 드러내야 하는 북한 지도부의 고심이 이번 열병식에 투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편 조선중앙TV는 이날 리춘히 아나운서의 내레이션과 함께 오후 5시부터 열병식과 뒤이은 야외 무도회 장면들을 약 1시간 45분간 방송했다.

9일 북한 평양 김정일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이 치러진 가운데 이전보다 살이 부쩍 빠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9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8일 정권수립 73주년(9ㆍ9절) 경축행사에 참가한 노력혁신자, 공로자들을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만나 축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미경 (midory@edaily.co.kr)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