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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란 무엇인가-갈라 나눠 따져 밝히기

사이박사 2019. 9. 24. 14:39


갈4-1_나눠밝힘(분석하기)의 뜻매김.hwp



<나눠 밝힘(분석하기)의 뜻매김>

 

구연상(숙명여대 교수/철학박사)

 

벼리: 분석(分析)은 본디 글()이 말하는 바(생생모습)

주어진 [제 나름의 알맞은] 잣대(기준 基準)로 갈라 나눈 뒤

그것의 올그름[옳고 그름]을 낱낱이 따져 밝히는 일이다.

 

덧붙임 글: 갈라 나누기는 '주제잡기(문제찾기)'와 같고, 따짐은 '잡은 문제'의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 물음을 묻는 것과 같으며, 밝힘은 그 물음에 대한 올바른 대답을 마련하는 것과 같다.

 

짜인 것(텍스트)은 지으미(지은 사람)가 글자와 그림 그리고 사진(영상)이나 도표 등으로써 무엇(생생모습)인가를 담아내기 위해 만든 (묶음 덩어리)’이다. 글은 그것이 길고 복잡(複雜)할수록 그 안에 묶이는 것들이 뒤섞이거나 뒤얽히는 바람에 그것의 말바[말하는 바]가 알기가 어려워진다.

분석은 글의 뒤섞인 속[내용]들을 알기 쉽도록 가지런히 벌여놓은 뒤 그 낱낱의 가지들의 옳고 그름을 설명해 주는 일이다. 분석(分析)나눔-밝힘으로서 마치 덩어리와 같은 글뭇을 먼저 그 말해진 바의 갈래에 따라 가르고, 그렇게 갈라낸 갈래에 딸린 알속(내용)만을 따로 나누어 앉혀 놓으며, 그 다음에 나뉜 글속의 옳고 그름을 따지고, 그 따짐의 근거(根據)를 밝히는 일이다.

이때 갈래 가르기는 글의 짜임새[들어가기 풀어내기 끝맺기]와 흐름결[전제 추론 결론] 그리고 쌓인 켜[살 붙이기]와 둘러진 테[살핀 것들]에 맞춰 이루어져야 한다. 짜임새와 흐름결 분석은 구조적 분석이라 불릴 수 있고, 쌓인 켜와 둘러진 테의 분석은 축자적 분석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 가름은 주어진 글에 알맞은 칼(잣대)’로써 실행되어야 한다.

나눔은 갈래에 딸린 알속을 그 갈래의 성격에 맞춰 그것[갈래]의 짜개로 풀어 밝히는 일이다. 짜임새 갈래의 보기로써 말하자면, 하나의 논문은 들어가기(서론)’풀어내기(본론)’ 그리고 끝맺기(결론)’으로써 나뉠 수 있고, 들어가기는 다시금 물음을 묻는 부분논문이 쓰이는 방법이나 논문이 다루는 문제들의 차례등이 설명되는 부분 등으로 나뉠 수 있으며, 차례 제시 부분은 또 다시 물음의 역사나 개념사 그리고 사례 분석이나 결론 도출 등의 부분으로 더 잘게 나뉠 수 있을 것이다.

따짐은 갈래나눔의 올그름[옳고 그름]을 파헤치는 일이다. 이는, 들어가기의 보기로써 말하자면, 거기에 해당하는 열쇠 낱말, 달리 말해, 물음거리가 무엇인지를 묻고 그에 대한 올바른 대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쌓인 켜 갈래를 보기로써 말하자면, 지으미가 제시한 보기가 무엇이고, 그로부터 이끌어낸 결론이 타당한지를 묻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따지미[따지는 사람]가 비록 글에 걸린 모든 것[글 자체, 지으미의 삶, 시대 등]의 올그름을 물을 수 있지만 대개는 주어진 글의 열쇠 낱말이나 물어볼만한 것을 중심으로 묻는다.

밝힘은 가름과 나눔과 따짐 모두를 위한 것이다. 분석하미는 그가 왜 그러한 갈래로 갈랐고, 또 왜 그렇게 나누었으며, 그러한 따짐의 까닭(근거와 이유 또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알려 주어야 하는데, 이러한 알려 주기가 바로 밝힘이다. 밝힘은 어떤 것이 구부러지거나 파묻힌 탓에 숨겨져 있지 않도록 하는 것, 바꿔 말해, 모든 것이 바르게 드러나 누구나 진실(眞實)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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