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몹쓰리)의 문제/ 정당방위

야단을 치는 스승 리노스를 때려 죽인 헤라클레스의 정당방위 주장

사이박사 2014. 11. 4. 13:33
영웅열전

헤라클레스

그리스 신화 속의 영웅 2

[ Hercules ]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알크메네의 아들로, 그리스 신화 속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이다. 아버지 제우스의 총애를 받은 헤라클레스는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수많은 위업을 세웠다. 또한 그 유명한 12업을 달성하여 마침내 올림포스의 신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헤라클레스의 탄생

헤라클레스에게는 이피클레스라는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 헤라클레스의 아버지는 주신 제우스였으나, 이피클레스의 아버지는 어머니 알크메네의 약혼자인 암피트리온이었다. 알크메네가 약혼자의 모습으로 둔갑한 제우스와 관계를 가진 후1) 다음날 원정에서 돌아온 암피트리온과 맺어져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외도한 남편의 아들인 헤라클레스를 미워하여 그의 일생 동안 수많은 시련을 부여한다. 그 시작은 생후 8개월 된 헤라클레스의 요람 안에 독사를 집어넣은 것이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벌떡 일어서서 작은 손으로 독사의 목을 졸라 죽여버렸다.

젊은 날의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는 각 방면의 고수들로부터 마술(), 전차를 모는 기술, 격투기, 검술, 궁술 등 무기 사용법을 배운다.

빠르게 성장하여 뛰어난 체구와 힘을 지니게 된 헤라클레스는 단기간에 모든 기술을 습득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신들의 왕 제우스의 아들임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무술뿐 아니라 하프도 배웠으나, 이 영웅도 음악적 재능만큼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듯하다. 좀처럼 하프 실력이 늘지 않아 부아가 치민 헤라클레스는 야단을 치는 스승 리노스를 때려 죽이고 만다.

이처럼 과격하고 조급한 성격이야말로 헤라클레스의 최대의 약점이었다. 일단 화가 나면 이성을 잃어 상대가 죽을 때까지 폭력을 휘두르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러한 성격 때문에 그는 결국 친자식마저 자기 손으로 죽이고 만다.

헤라클레스는 리노스에 대한 살인죄로 재판을 받지만, 정당방위를 주장하여 무죄로 풀려난다. 그러나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의 과격한 성격이 염려되어 다시는 그와 같은 소동이 벌어지지 않도록 그를 키타이론 산으로 보내 양치기로 살도록 한다.

키타이론 산에서 열일곱 나이의 늠름한 청년으로 성장한 헤라클레스는 평생 동안 그의 제복 역할을 한 사자 가죽을 처음으로 몸에 걸치게 된다.

그 무렵 키타이론 산에서는 사자가 출몰하여 가축들을 마구 잡아먹었다. 맨주먹으로 그 사자를 때려잡은 헤라클레스는 가죽을 벗겨 몸에 걸치고 크게 벌려진 주둥이 부분은 투구로 삼았다.

또한 50일간에 걸쳐 매일 밤 다른 여성과 관계를 가졌다는 에피소드도 이 무렵 힘이 넘치는 헤라클레스를 주제로 하여 만들어진 이야기다.

헤라클레스는 사자를 퇴치한 후 고향인 테베로 돌아가는 길에 역시 테베로 향하던 오르코메노스의 에르기노스 왕의 사자를 죽인다. 테베인에게 아버지를 잃은 오르기노스 왕은 그 앙갚음으로 20년간 테베에서 공물을 거둬갔는데, 헤라클레스가 죽인 사자는 바로 그 공물을 징수하러 가는 길이었다. 테베를 구하기로 결심한 헤라클레스는 사자의 귀, 코, 손을 잘라낸 다음 그것을 목에 매달아 오르코메노스로 돌려보냈다.

이에 분노한 에르기노스 왕은 대군을 이끌고 테베를 침공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아테나 신으로부터 무기를 하사받아 적군을 크게 물리친다. 테베의 왕은 큰 공을 세운 헤라클레스에게 딸 메가라를 주었고, 두 사람 사이에 세 명의 아들이 태어났다.

헤라클레스의 12업

헤라가 광기를 불어넣어 정신이 이상해진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세 아들을 죽이고 만다2). 제정신으로 돌아온 헤라클레스는 테베를 떠난다. 이후 델포이3)로 향한 헤라클레스는 그곳에서 신탁을 받게 된다. 그 신탁 내용은 티륜스의 영주 에우리스테오스의 노예가 되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하며, 만일 모든 임무를 완수하면 불사의 생명을 얻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신탁대로 에우리스테오스의 노예로 들어간 헤라클레스는 열 가지 임무를 완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에 따라 헤라클레스는 그리스의 영웅들 중에서도 가장 파란만장한 모험을 하게 된다. 에우리스테오스는 헤라클레스에게 다음과 같은 난제를 차례차례 부여한다.

1. 네메아 계곡의 사자 퇴치4)

이 사자는 여신 세레네의 젖을 먹고 자랐기 때문에 어떤 무기로도 그 가죽을 뚫을 수 없었다. 헤라클레스는 아폴론으로부터 받은 화살과 올리브나무로 만든 곤봉을 이용하여 싸우다가 마지막에는 맨손으로 사자를 쓰러뜨린다.

헤라클레스 본문 이미지 1

2. 레르네 늪의 물뱀 히드라 퇴치5)

히드라는 개처럼 생긴 몸에 머리가 1백 개 달린 물뱀이었다. 몸체 중앙에는 불사의 머리가 하나 있고, 나머지 머리들은 자르면 두 개의 머리가 새로 자라났다. 헤라클레스는 머리를 자른 후 잘려나간 부위를 불타는 나무로 지져 머리가 새로 자라나지 못하게 했다. 아흔아홉 개의 목을 차례차례 자른 후 마지막으로 불사의 머리를 잘라낸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담즙으로 독화살을 만들었다. 이 독화살은 이후 헤라클레스에게 매우 유용하게 쓰이지만, 마지막에는 그의 목숨을 앗아가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임무는 조카인 이올라오스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한다.

헤라클레스 본문 이미지 2

3. 케리네이아의 사슴 포획

황금뿔을 가진 이 사슴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전차를 끄는 사슴 중 하나였으나, 케리네이아로 쫓겨난 후로는 그 주변의 밭을 황폐화시키고 있었다. 매우 먼 곳까지 이 사슴을 쫓아간 헤라클레스는 그물을 이용하여 사슴이 잠든 사이에 생포한다.

헤라클레스 본문 이미지 3

4. 에리만토스의 멧돼지 포획6)

이 멧돼지는 에리만토스에 사는 커다란 야생동물로, 주변마을에 출몰하여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곤 했다. 이 멧돼지를 찾아다니다 켄타우로스 족의 주연에 끼게 된 헤라클레스는 그만 술에 취하여 싸움을 벌이다가 히드라의 독화살로 많은 켄타우로스 족을 죽이고 만다. 이때 살아남은 네소스라는 자는 후에 헤라클레스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7). 가까스로 멧돼지를 찾아낸 헤라클레스는 그물을 펼쳐 생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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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우게이아스의 마구간 청소

다섯번째는 몇 년간 한 번도 청소를 하지 않아 분뇨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커다란 마구간을 혼자서 하루만에 청소해야 하는 임무였다.

헤라클레스는 마구간 벽에 구멍을 뚫은 다음 근처를 흐르는 강물을 끌어들여 마구간을 깨끗이 청소한 후 원래대로 구멍을 막아놓았다.

그러나 헤라클레스가 아우게이아스에게 마구간 청소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 탓에 이 임무도 인정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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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팀팔스 호수의 괴조 퇴치

스팀팔스 호수에는 학처럼 생긴 거대한 새가 살고 있었다. 이 괴조는 청동날개와 어떤 방패나 갑옷이라도 뚫을 수 있는 강철부리를 갖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헤파이스토스8)가 여신 아테나를 위해 만든 청동악기를 울려 괴조를 놀라게 한 다음 히드라의 독화살을 쏘아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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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크레타 섬의 황소 포획

이 황소는 크레타 섬의 왕비 파시파에와 관계를 가져 미노타우로스9)를 낳게 한 매우 흉포한 괴물이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이 황소 또한 별 어려움 없이 생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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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디오메데스 왕의 식인마 포획

트라키아의 왕 디오메데스는 인육을 먹는 사나운 말을 기르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왕과 그 부하들을 간단히 물리치고 말을 빼앗았다. 디오메데스 왕은 결국 자신이 기르던 식인마의 먹이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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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스의 허리띠

히폴리테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일족의 우두머리를 상징하는 허리띠를 기꺼이 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여신 헤라의 음모로 아마존 족과의 전쟁을 하게 된 헤라클레스는 결국 허리띠를 강제로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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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게리온의 소 포획

헤라클레스는 머리가 세 개 달린 괴물 게리온을 쓰러뜨리고 그의 붉은 소를 손에 넣는다. 그는 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아프리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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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헤스페리데스10)의 황금사과

앞서 나온 두번째와 다섯번째 임무는 완수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에우리스테오스는 헤라클레스에게 두 가지 임무를 다시 부여한다.

황금사과는 헤스페리데스와 1백 개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뱀 라돈이 지키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라돈과 싸워 황금사과를 손에 넣는다.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에게 부탁하여 헤스페리데스로부터 황금사과를 얻었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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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저승세계의 문지기 케르베로스의 포획

저승세계에 침입한 헤라클레스는 하데스 왕과 담판을 벌인다. 하데스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케르베로스를 제압하는 조건으로 헤라클레스의 청을 들어주기로 한다. 약속한 대로 맨손으로 케르베로스를 붙잡은 헤라클레스는 그것을 어깨에 메고 저승세계를 떠난다.

이렇게 해서 모든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 헤라클레스는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불사의 생명을 얻게 된다.

위의 열두 가지 임무를 '헤라클레스의 12업'이라고 한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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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업 이후의 헤라클레스

테베로 돌아온 헤라클레스는 친자식을 죽인 자신은 남편자격이 없다고 자책하며 메가라와 헤어진다.

그후 헤라클레스는 오이카리아의 왕 에우리토이가 주최한 궁술대회에 출장하여 승리를 거둔다. 승자에게는 이올레 공주를 주기로 되어 있었으나, 왕은 친자식을 죽인 헤라클레스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수많은 무훈을 세운 헤라클레스를 동경해 마지않던 이피토스 왕자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결혼을 성사시키려 한다. 이피토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왕이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자 화가 난 헤라클레스는 오이카리아를 떠난다. 그런데 얼마 후 재차 광기가 살아나 헤라클레스는 이피토스를 죽이고 만다12).

죄 값을 치를 요량으로 신탁을 받기 위해 델포이 신전으로 간 헤라클레스는 또다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무녀가 그를 내쫓으려 하자 화가 나서 무녀의 삼각의자를 훔쳐낸 다음 신전을 부숴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것이다. 이 일로 신전의 주인인 아폴론의 노여움을 사게 된 헤라클레스는 아폴론 신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인다. 신과 인간의 흥미진진한 대결을 지켜보던 제우스는 결국 벼락을 쳐서 싸움을 중지시킨다.

그후 헤라클레스는 죄를 씻기 위해 3년간 노예신분으로 일하며 12업과 같은 위업을 몇 가지 달성한다.

네소스의 음모

마침내 3년간의 노예생활을 마친 헤라클레스는 과거에 자신을 배신하거나 학대했던 사람들을 차례차례 찾아가 원수를 갚는다.

이 무렵 헤라클레스는 데이아네이라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다. 어느 날 그가 데이아네이라와 함께 강을 건너려 할 때 켄타우로스 족인 네소스가 나타난다. 네소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청하여 데이아네이라를 업고 먼저 강을 건넌 후 그녀를 범하려 한다. 이에 분노한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독화살을 쏘아 네소스를 죽인다.

네소스는 숨을 거두기 전에 데이아네이라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만일 헤라클레스의 사랑이 식었다고 느껴지면 내 피를 남편의 속옷에 칠하시오. 그러면 그는 다시 당신에게로 돌아올 것이오."

그러나 이것은 히드라의 독액을 이용하여 헤라클레스를 살해하려는 네소스의 마지막 음모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데이아네이라는 네소스의 말대로 그의 피를 병 속에 넣어 보관한다.

헤라클레스의 최후

세월이 흘러 헤라클레스는 승리의 대가로 딸을 주지 않은 에우리토이 왕을 상대로 하여 마지막 복수극을 펼친다. 그 결과 에우리토이와 그의 아들은 전사하고 딸 이올레는 헤라클레스의 첩이 된다.

이올레의 등장으로 남편의 사랑을 잃을까 초조해진 데이아네이라는 헤라클레스의 속옷에 네소스의 피를 칠한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그제야 네소스의 계략을 알아챈 데이아네이라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독이 퍼져 짓무른 몸을 이끌고 신전으로 간 헤라클레스는 스스로 불 속으로 뛰어들어 제우스의 곁으로 돌아가라는 신탁을 받는다. 헤라클레스는 신탁에 따라 화장터를 지은 후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몸을 태워 생을 마감한다.

그의 인생은 폭력과 증오로 점철된 것이었다. 여인들과의 관계도 다른 영웅들처럼 애정에 바탕을 둔 것이라기보다는 욕망의 분출에 가까운 것이었다. 마치 무언가에 사로잡힌 것처럼 모험으로 가득한 삶을 산 헤라클레스는 사후에 제우스의 명으로 신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각주

  1. 1 이날 제우스는 위대한 영웅을 낳기 위해 밤의 길이를 세 배로 늘렸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헤라클레스 [Hercules] - 그리스 신화 속의 영웅 2 (영웅열전, 2001.9.15, 도서출판 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