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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방훈련 중 어이없는 안전사고..`누굴 믿나'>(종합2보)

사이박사 2007. 5. 18. 00:25
출처 : 사건/사고
글쓴이 : 연합뉴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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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17일 (목) 20:33   연합뉴스

<소방훈련 중 어이없는 안전사고..`누굴 믿나'>(종합2보)



와이어 점검 全無ㆍ안전지침도 없어…"소방관 바스켓 흔들며 장난"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성혜미 기자 = 소방 안전교육 중 학부모 3명의 사상자를 낳은 추락사고는 사고 예방 노력만 철저히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

17일 오전 11시45분께 서울 중랑구 묵동 원묵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정모(39.여)씨 등 학부모 3명이 굴절형 고가 사다리차에 올라탔다가 24m 아래 땅으로 떨어져 이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차량은 봉 형태로 접혔다 펴지며 위로 올라가는 방식의 `굴절형' 사다리차로 와이어 특정부위가 끊어지는 순간 바스켓이 기울어졌다가 원위치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바스켓 밖으로 튕겨져 나간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소방당국이 와이어 장치에 대한 점검 규정이나 체험교육시 안전수칙 등을 마련하지 않아 발생한 예견 가능한 사고였다. 안전에 대해 교육을 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안전에는 지나치게 둔감했던 셈이다.

소방당국은 사고가 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와이어에 대한 점검은 1차례도 하지 않았다. 와이어가 끊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해봤다"라고 말했다.

와이어의 내구연한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는데다 점검에 대한 규정 역시 없으며 특히 와이어중 눈으로 보이는 부분은 50~60㎝에 불과한 까닭에 상태를 체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설명도 곁들여 졌다.

사고차량은 1998년 12월1일 출고됐지만 이후 와이어는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고 지난 2월21일 정기검사를 받았지만 와이어 테스트는 없었다.

소방안전 체험교육시 별도로 정해진 안전지침과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도 이날의 참사를 부른 꼴이 됐다.

게다가 현장에는 바닥에 매트리스나 그물망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사람과 바스켓을 고정시켜주는 벨트도 없어 사고를 당한 학부모들은 몸을 봉에 부딪친 다음 운동장의 딱딱한 바닥에 떨어져 부상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 수십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장시간 사다리차를 탔으며 사고 당시 소방관이 탑승장소인 바스켓에 동승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랑소방서 관계자는 "어린이들을 바스켓에 태울 때는 교관이 동승했지만 학부모를 태울 때는 성인이라서 위험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몇 명을 태울지, 몇 m까지 올라가도 되는지에 대해 정해진 규정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다리차와 달리 굴절형 사다리차는 움직임의 반경이 넓어 여태껏 매트릭스를 깐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굴절차 탑승 체험은 높은 곳에 올라가는 `긴장감'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탑승해보려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설 정도였으며 장시간 많은 학생들이 잇따라 이용하는 바람에 와이어끈이 하중을 지나치게 많이 받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바스켓에 탔었다는 한 학생은 "행사를 진행한 소방관이 높은 곳에 올려놓고 바스켓을 흔들어 겁을 주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해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에 바스켓이 흔들렸을 뿐이다. 밑에서 봤을 때는 장난을 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소방관들도 높은 곳에서는 겁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그런 장난을 쳤을 리는 없다"고 해명했다.

사고가 난 뒤 현장에 달려온 학부모 김모(44)씨는 "아들이 사다리차에 탑승했다는 데 큰 일 날 뻔 했다. 한심스럽고 어이없는 일이다. 안전관리를 맡은 사람에게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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