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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감성의 싹’ 자르는 무채색 학교

사이박사 2007. 5. 15. 20:56
뉴스: ‘감성의 싹’ 자르는 무채색 학교
출처: 경향신문 2007.05.15 18:55
출처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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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15일 (화) 18:55   경향신문

‘감성의 싹’ 자르는 무채색 학교




우리나라 교사와 학생 모두 교육현장에서 ‘감성교육’의 부족을 느끼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분석은 현직 교육인적자원부 공무원이 내놔 더욱 눈길을 끈다. 교육부의 박기용 교원양성연수과장은 지난 2월 ‘초·중등학교 교육환경에 대한 감성화 인식연구’라는 광운대 박사학위논문에서 “교육현장에서 감성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효율성, 성취도만 강조되는 교실을 뛰어넘는 감성계발이 학생들의 학습의욕 고취와 학교생활 적응에도 매우 중요하지만, 정부정책이나 환경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과장은 “예로 우리나라 교실 벽은 손때 탈 만한 곳에 검정과 회색 등 무채색 계통을 칠해 ‘때타지 않는’ 기능에만 치중된 상태”라며 “그러나 미국 어린이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실벽을 밝은 하늘, 노랑 등 파스텔톤으로 칠했을 때 아이들의 IQ가 12점 정도 오른 것으로 조사되는 등, 감성교육은 곧 지성계발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12~25일 전국 초·중·고교 학생과 교원 총 9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원의 98.1%, 학생의 86.4%가 감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낙후한 학교시설, 학생이 아닌 공급자 위주로 제작된 교과서와 교구 등 감수성과 거리가 먼 학교환경이 학습의욕을 저해하고, 학교생활을 기피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성교육 증진을 위해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는 교사와 학생 모두 교실환경 개선(22.6%)을 우선으로 꼽았다. 현재의 과밀한 공간, 교실의 색채나 조명 등은 감성과 거리가 있다는 것. 박과장은 “칠판을 중심으로 획일적으로 고정된 책걸상 배치를 마름모꼴로만 바꿔도 학생들에게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건물을 전형적인 ‘네모’ 형태에서 벗어난 다양한 디자인으로 만들거나, 학교운동장을 공원화하는 등 환경변화도 주문됐다.

두번째로 학생전용시설의 부족(15.5%)이 꼽혔다. 학생을 위한 휴식공간이나 전용시설이 전혀 없거나, 축제 등 학생 자치활동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엉망인 급식과 매점 등도 지적됐다. 교원감성 리더십 향상(11.6%)도 거론됐다. 특히 고등학교 교원들은 관리직 교사의 언어폭력이 학생들의 감성에 악영향을 준다고 답변했다.

화장실 환경 개선(10.2%)은 기본적인 위생환경 사항임에도 교사와 학생 모두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해, 열악한 현수준을 반영했다.

박과장은 “21세기는 EQ(감성지수)에 기반한 감성리더십의 시대지만, 우리 교육현장은 여전히 대학입시 준비 위주 교육의 영향으로 IQ(지능지수) 계발에 그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학교시설 기획단계에서부터 감성화 전략을 짜고 학교·지역별 감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감성교육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