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골수우익, 망언제조기로 유명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2001년 5월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파시스트적이며 히틀러 같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될 수만 있다면 히틀러가 되고 싶다”고 답하더니, 얼마 후의 여성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여성이 가임능력을 잃은 뒤까지 살아있는 것은 범죄이며 늙은 여성만큼 추한 것도 없다”, “문명의 발전이 낳은 최악의 요소는 늙은 여자”라는 발언을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0대에서 80대에 이른 도쿄 여성 121명은 그의 발언에 대해 1인당 11만엔씩 손해배상 및 사죄광고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도쿄지방법원은 특정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며 여성들의 청구소송을 기각했지만 여성들은 지금까지도 이시하라의 망언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시하라의 잠재의식 속에 여성은 아이 낳는 도구, 혹은 남성에게 쾌락을 주어야 하는 성적도구 쯤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여성들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여성은 종을 재창조하는, 신의 역할을 대행하는 존재일 뿐 아니라 그 스스로도 우주가 공들여 피운 생명의 꽃, 생명의 주체이기도 하다. 남녀를 막론하고 태어나는 것도, 돌아가는 것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살아있는 동안 모든 생명은 스스로를 존중하고 또한 타인을 존중하며 살 일이다. 임신과 출산은 남성이 가지고 있지 못한 능력을 여성이 추가로 가지고 있는 것일 뿐, 남성을 위한 기쁨조나 임신과 출산의 역할만을 담당하도록 창조된 존재는 결코 아니다.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김문수는 지난 3월말 자격 있는 보육교사, 전문훈련 된 인력으로 1:1로 영아를 돌보는 케어맘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월 44만원을 들이면 연간 2억2천만 원의 비용으로 케어맘을 양성하여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7일 밤 MBC의 백분토론에 출연한 김문수 후보는 진대제 열린우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도 1년 출생아 수를 묻자 즉답을 하지 못하고 한참을 우왕좌왕하는 진풍경을 보여주었다. 기다리다 못한 진대제 후보가 경기도 출생아가 일 년에 12만 명이며 영아를 0~2세로 보면 12만명x2년x44만원x12개월이 되어 연간 1조2천억이 필요한데 이러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김문수 후보는 뒤적이던 자료에서 뒤늦게 12만 명 중 맞벌이 부부에게서 출생하는 4만 명을 대상으로 할 것이며 ‘집에서 노는 엄마까지 다 해준다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월 80만원 중 30만원을 경기도에서 부담을 한다는 후속 설명이 이어졌지만 맞벌이 부부가 낳은 4만 명의 아기를 2세까지 1:1로 돌볼 수 있는 케어맘을 운용한다면 애당초 제시했던 2억2천만 원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2880억 원(4만명x2세x30만원x12개월)이 소요될 터이니 이것도 김문수 후보가 처음 제시한 경비와 1300배나 차이가 난다. 20년간이나 연구했다면서 이렇게 엉성한 공약을 내어 놓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집에서 노는 엄마’라는 그의 표현이다. 문화일보 조사(2006. 3. 27)에 따르면 자녀가 만1세 미만일 때 맞벌이 비율은 4.6% (김문수 후보의 표현을 빌자면 아기를 출산한 후 1년간은 95.4%의 엄마가 ‘집에서 놀고 있다’는 말이다.), 만 2~3세 맞벌이 비율은 8.0% (92%의 엄마가 ‘집에서 논다’), 만 4~5세인 경우 14.2% (95.8%의 엄마가 ‘집에서 논다’)라고 한다. 학자들에 따르면 여자의 일생 중에서 가장 심한 노동을 하게 되는 시기가 바로 출산 후 1년간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아기가 어릴수록 보육환경이 열악하여 엄마가 일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보육과 가사를 담당하게 되는 것이니만큼 위와 같이 아기가 어릴수록 엄마들이 육아에 발목 잡혀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것을 ‘집에서 논다’고 표현하면서 ‘집에서 노는 엄마’는 복지정책의 대상에서 제외시킨다고 하는 김문수 후보의 발언은 일본의 이시하라 신타로 만큼이나 여성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치로 이해되며, 따라서 김문수 후보가 20년간 연구했다는 여성, 육아정책에 대한 실망이 커진다. (두 살까지 지원한다면, 아이가 세 살이 되면 어떻게 하실 건지요?) 퇴직 여성의 퇴직사유 68%가 보육문제 때문(2005년 노동부 여성근로자 영아보육실태조사)이라 하고 보육문제 때문에 맞벌이를 하지 못하며, 퇴직에 대한 염려 때문에 임신을 기피하거나 더 나아가 결혼까지 기피하게 되는 마당에 김문수 후보의 ‘노는 엄마’라는 표현은 생각할수록 엉뚱하다. 뒤늦게 한의학을 공부하며 아이 둘을 낳아 키웠던 나의 경험으로 보자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고된 한의학 공부에 전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노동이어서 방학에 ‘집에서 노는(?)’ 동안에는 늘 손이 퉁퉁 부어 있었다. 아이들을 돌보며 집에서 노는 동안에는 아침에 눈을 뜨는 시간이 출근 시간이었고 저녁에 식구들이 모두 잠든 후에 잠자리에 눕는 시간이 퇴근 시간이었다. 늘 규칙적이던 배변습관이 엉망으로 헝클어진 것도 ‘집에서 노는’ 기간이었다. 독립된 사회활동을 하는 개체 생명으로서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의 능력으로 사회의 구성원을 재생산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여성을 보는 시각은 이제 정말 달라져야 한다. ‘남성의 일생을 보조하는 도우미’, ‘애나 보면서 집에서 놀기를 즐기는’ 역할을 기꺼이 감당할 여성은 많지 않다. 아기를 믿고 맡길 수 있다면, 노령인구도 늘어나 남녀를 막론하고 젊은 인력이 필요한 마당에 사회로 나가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활동하고 싶지 않은 여성이 어디 있을 것인가? 여성경제활동인구가 70%를 넘는 스웨덴은 출산기 여성노동력 84.3%를 유지하고 있는데 1.8의 높은 출산율(한국 1.2)을 보이고 있으며 출산 후 1년은 모유수유를 위한 육아휴직을 하고, 빈부에 상관없이 돌이 지나면 지역탁아소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중 75%는 지방정부가 운영하고 25%는 민간육아공동체가 운영한다. 부모는 16개월의 법정육아휴직을 8세까지 나누어 사용할 수 있으며 휴직일 480일 중 160일은 남성이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출산 후 1년의 육아휴직 후 복직하게 되면 근무시간은 단축되며 수년 후부터 정상근무를 하고, 언제 어느 때라도 복직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진다. 초중학교의 경우 수업 후 6시까지는 무료로 방과 후 탁아소를 운영하고 있고, 부모는 모두 6시까지 귀가하도록 하고 부모수당과 자녀수당이 18세가 될 때까지 지급된다. 이런 사회에서 ‘노는 엄마’나 ‘노는 아빠’는 존재하지 않으며, 있다 하더라도 소외되지 않는다. 국내 총생산의 40%가 복지제도에 투입되고, 소득의 30~40%를 세금으로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스웨덴의 보육정책을 보면 양극화해소정책을 위한 복지제도 도입을 좌파로 몰아붙이며 뉴라이트, 자유교조와 손잡고 사학법 재개정에 목을 매는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후보의 케어맘과 같은 아이디어가 얼마나 단기적이며 단발적인 사고방식인지가 드러난다. 최근 내가 사는 지역을 유심히 관찰해보니 한강변은 모두 고층아파트가 독점하고 있으며 그런 아파트들은 예외 없이 1층 현관 옆에 단추를 달아 입주자 이외의 사람들에게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강에서 멀리 떨어진 서민이 사는 지역에서는 비좁고, 낡은 건물에 점점 사회에서 소외되어 가는 한숨소리만이 높아가고 있다. 아무쪼록 각 당마다 유권자를 현혹하는,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할 수 없는 반짝 정책 말고, 양극화를 해소하여 중산층을 두텁게 하고 서민의 자식들도 빈익빈 부익부의 학벌중심 사회에서 자유롭게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선거를 위한 정책 말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어놓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고은광순] ⓒ 데일리서프라이즈 |
출처 : 자유토론방
글쓴이 : 신승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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