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_박사논문 표절

[세계일보 김동환 기자 2022-09-07] 구연상 교수 “김건희 여사에 ‘정치적 면죄부’ 준 국민대, 기본도 지키지 않은 논문”

사이박사 2022. 9. 8. 10:15

구연상 교수 “김건희 여사에 ‘정치적 면죄부’ 준 국민대, 기본도 지키지 않은 논문”

입력 : 2022-09-07 09:34:53 수정 : 2022-09-07 09: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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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학계 국민검증단, 지난 6일 대국민 보고회에서 “모든 논문이 표절 집합체”
‘논문 표절 피해자’ 주장하는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 “‘짜붙이’로 날 유령으로 만들었다”
자신이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 대국민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자신이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7일 연구 부정행위가 아니라던 국민대의 논문 조사 결과 발표가 김 여사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준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구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의 엄밀한 검증 절차에 존경심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4개 단체로 이뤄진 검증단은 지난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김 여사 논문 검증 결과 이론의 여지 없이 모든 논문이 표절 집합체”라며 “그 수준 또한 학위논문이라 인정할 수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검증단은 내용과 문장 그리고 개념과 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논문 표절이 이뤄졌다면서, “특히 점집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블로그, 해피 캠퍼스와 같은 지식거래 사이트 등 상식 밖의 자료를 출처 없이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은 구 교수의 논문 일부를 표절했고 개인 블로그 글과 기사 일부를 그대로 복사해 붙였다면서, 출처 없이 베껴 쓴 양이 논문 총 860문장 중 220문장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3편의 내용·문장·단어 표절도 매우 심각하다고 검증단은 지적했다.

 

이는 국민대가 지난달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한 3편에 관해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의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학교 측은 나머지 학술지 게재 논문 1편을 놓고는 인용 등 미흡한 점이 발견됐고 이를 현재 기준으로 평가하면 다소 부적절한 논문이라 판단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해당 행위가 있었던 당시의 보편적 기준과 학계의 관행을 고려해야 한다며 연구 부정행위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4개 단체로 이뤄진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자체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구 교수는 라디오에서 “국민대 윤리위원회의 검증 기준이 발표된 바 없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검증에서) 제외시켰는지 알 수 없다”며 “저희는 모든 논문을 전체적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논문은 엄격한 학술적 글쓰기이기 때문에 인터넷 블로그, 카페, 출처가 밝혀져 있지 않은 홈페이지 게시글 등은 인용해서 안 된다”며 “논문 쓰기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고, 그조차도 표절을 아주 심각하게 횟수나 분량 또한 아주 많이 저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논문 ‘짜붙이(짜깁기해서 붙여넣기)’로 인해 자신이 ‘유령 저자’가 됐다고 주장한 뒤에는 논문을 심사했던 국민대 교수들이 꼼꼼히 읽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계속해서 ‘정치적 이유로 대통령 배우자를 공격하는 것 아니냐’는 일종의 배후설 제기에는 “그래서 제가 처음부터 논문 표절 피해자라 밝혔고, 인용과 표절은 명백히 차이가 있지만 그사이를 구분하기는 아주 쉬운 일이어서 정치적인 목적을 거들먹거릴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구 교수는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도 “교수들의 검증 절차가 불신을 받고 이런 것들을 바로잡기 위해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대학사회의 집단지성이 발휘되어야 할 중요한 계기가 됐고, 김건희 여사의 표절에 대한 진정한 사과 요구가 다양한 학회에서 터져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절 등 연구 부정 의혹은 김 여사의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자인학 박사학위 논문과 대학원 재학 당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3편을 둘러싸고 제기됐다.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 및 부적절한 인용 의혹, 국민대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작성한 학술논문 중 한 편은 한글 제목의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해 번역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각각 받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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