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몹쓰리)의 문제/21세기 몹쓰리

조리오일 흄(cooking oil fume)_차상은 칼럼(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사이박사 2021. 8. 28. 11:19

 

[차상은 칼럼]
조리흄(cooking fumes), 폐암 발생 위험성[차상은 칼럼]
조리흄(cooking fumes), 폐암 발생 위험성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학교 급식실에서 10년 넘게 일하다가 폐암으로 숨진 학교 급식노동자가 2021년 2월 23일 업무상 질병 관련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폐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고온(230℃ 이상)의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cooking fumes)`에 노출된 것이 폐암 발생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는데, 해당 급식실은 주방시설 내 산업환기를 위한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채로 1년 넘게 방치된 상태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 전체 폐암 환자의 30%가 비흡연 여성에서 발생 하고 있는데 폐암 증가의 주요 원인의 하나로 조리흄을 지목하고 있고, 폐암의 조직학적 분류에서 비소세포 폐암 중에서도 선암(adenocarcinoma)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암기구(IARC)에서는 2010년 연구에서 고온 튀김 중에 발생하는 조리흄을 발암물질(발암등급, 2B 인간에게 발암물질 가능성 있음)로 분류하고 있다. 조리흄이나 조리오일 흄(cooking oil fume)은 일반적으로 기름으로 튀길 때 발생하는 가시적인 배출물을 말하는데, 산업보건학적 측면에서 은 뜨거운 증기의 냉각에 의해 생성된 초미세화된 고체 미립자로 정의하고 있다. 용접작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기처럼 보이는 유해물질 형태이다.
 

예를 들면 대형 튀김 솥에서 탕수육을 건져 올리자 희뿌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 오를 때 발생하는 것이 조리흄의 전형이다.
 

에어로졸 형태로 변한 미세한 기름 입자에 각종 재료가 타면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와 다핵방향족탄화수소 등 휘발성 발암 물질이 엉겨 붙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조리흄 입자(particles)의 지름은 100㎚ 이하로 초미세 먼지보다도 25분의 1이나 작으며, 즉 나노 입자의 형태로 사람이 호흡하면 폐포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입자 크기가 너무 작다 보니깐 더 깊숙이 들어가게 되고 물질들이 가진 표면력들이 훨씬 더 넓어 폐포 자체에 흡착되게 되고 또 그 물질들이 가진 발암성 물질들이 폐에서 더 여러 가지 반응들을 일으킬 수가 있다고 한다.
 

타이완에서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조리 환경에선 폐암 발병 위험이 최대 22.7배나 급증한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지난해 조리흄이 폐암 위험을 최대 3배 높일 수 있다는 중국의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리기도 했다고 한다.
 

폐암으로 사망한 조리실무사의 산재 인정 관련 당시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 연구원의 업무상질병 심의위원회는 "12년 간 조리실무사로 근무하면서 폐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고온의 튀김, 볶음ㆍ구이 요리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에 낮지 않은 수준으로 노출됐다"고 봐 폐암과 업무 환경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던 것이다.
 

지난 6월 21일 충북 단양의 어느 중학교 조리사로 근무하던 조리실무사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인정 통보를 또 받았다고 한다.
 

`조리시 발생하는 공기 중 유해물질과 호흡기 건강영향` 관련 안전보건공단의 2019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조리 중 발생하는 공기 오염물질 평가 자료에서 전반적으로 전 종류, 튀김과 같은 기름을 사용 하는 요리에서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높았으며 1개소에서 일산화탄소 단시간노출기준 200ppm을 초과했다. PM10의 평균발생량은 측정대상 24개소 중 4개소(17%)에서 현재 실내 공기질 기준(일간 평균 100 μg/㎥)을 초과했으며, PM2.5의 평균발생량 은 총 5개소(20%)에서 초과(일간 평균 50 μg/㎥)했다.
 

조리작업 내ㆍ외부 포름알데히드의 평균발생량은 조리환경에서 유의하게 높아 조리환경이나 조리 재료에 상관없이 조리환경에서 지속 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사무실 오염물질관리 수준(120μg/㎥)에는 미치지 못했다.
 

벤젠 및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발생량 차이는 조리실 내 외부 및 조리실 내부 간 차이가 없었으나 일부 조리환경에서 사무실 공기질 수준을 초과했다.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는 조리환경에서 외부에 비해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발암성 물질로 알려진 세부 항목은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검출됐으며 가장 많이 검출됐던 Naphthalene은 발암성 물질보다는 자극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현장 근무환경 평가에서도 열원을 포함한 오염물질을 제어하기 위해 캐노피 후드를 환기 제어 수단으로 사용하고, 창문이나 출입문을 통한 자연환기와 벽면 환풍기를 통해 전체 환기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리과정에서 종사자들이 고온에 노출됨으로써 선풍기나 에어컨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창문 개방으로 외기가 유입돼 캐노피 후드에 방해기류로 작용함으로써 배기효율이 낮게 평가되는 곳이 많았으며, 또한 캐노피 후드의 개구면과 작업면 사이의 이격 거리가 큰 점도 배기효율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캐노피 후드가 작업자의 머리 위에 위치함으로써 오염물질이 작업자의 호흡영역을 통과한 후 배기되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급식 관련 조리공간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 조리흄의 발생 가능성과 국소배기시설의 설치/운영 조건 등의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보면, 종사자의 폐암 발생 가능성과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합당하게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