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몹쓰리)의 문제/ 성폭력

수업테러당한 ‘여혐연구’ 교수

사이박사 2021. 4. 12. 13:42

수업테러당한 ‘여혐연구’ 교수…오히려 비방한 학생들

세종대 학내 커뮤니티서 일부 학생들 ‘윤지선 교수 해임 요구’ 주장
선넘은 비난에 “사건 피해자 윤 교수 비난 안돼” 반박, 연대 움직임도

입력 : 2021-03-24 16:25/수정 : 2021-03-24 16:37

트위터 캡쳐


대학교 온라인수업 중 외부인이 들어와 욕설과 음란 사진으로 채팅창을 도배한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이 당시 수업을 진행한 윤지선 교수를 오히려 비난하며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자 피해 당사자를 비방해서는 안된다는 반론이 제기되며 공방이 벌어졌다. 일각에선 ‘여혐 테러’에 대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3일 세종대는 전날 오전 철학과 윤지선 교수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중 외부인 A씨가 수업에 들어와 화면에 혐오스러운 사진을 공유하고 욕설을 올렸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윤 교수가 “지금 이러시는 거 다 캡처해서 법적 대응 한다”라고 하자 “난 어차피 촉법소년이라 괜찮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후 윤 교수는 SNS를 통해 “대학 화상 수업까지 들어와 욕설로 도배하고 음란 사진을 게시한 만행을 반드시 엄중히 처벌하겠다”면서 “세종대와 저는 수업 난동자, 관련자를 처벌하는 법적 대응에 대해 원활하게 논의,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대 에브리타임 캡쳐

 

세종대 에브리타임 캡쳐


그런데 이 사건이 알려진 후 일부 세종대 학생들이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오히려 윤 교수를 비방하며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교수라고 주장하는 페미에게 배울 것은 없다” “(윤 교수는) 남자는 소크라테스가 와도 F를 준다” “총장님께 (해임을) 건의드리자” 등의 글을 올렸다. 윤 교수에 대해 욕설과 멸칭을 남발하는 등 선을 넘는 게시글도 발견됐다.

이에 다른 학생들이 “이번 사건은 윤 교수뿐 아니라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 대한 테러이며 사건 피해자인 윤 교수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고 나서며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성 혐오를 분석해 온 윤 교수에 대한 여성 혐오적 테러”로 규정하며 연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윤 교수는 2019년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디지털성범죄를 저지르는 집단을 ‘관음충’ ‘관음유충’ 등으로 일컬어 논란을 빚었다. 유튜버 ‘보겸’의 유행어인 ‘보이루’가 여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단어와 ‘하이루’의 합성어라고 서술하면서 보겸과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보겸은 당시 ‘보이루’가 ‘보겸’과 ‘하이루’를 합성한 것이라고 반박했고, 윤 교수는 문제가 된 부분을 “‘보겸+하이루’를 합성하여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2, 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XX+하이루’로 유행어처럼 사용, 전파된 표현”이라고 수정했다.

그러나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온·오프라인상에서 윤 교수를 향한 괴롭힘은 이어져 왔다. 지난달 19일에는 윤 교수가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있었던 여성의당 당사에 가발을 쓴 여장남자 유튜버가 침입해 모욕적인 발언과 조롱을 하는 일도 발생했다.

김진아 여성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들이)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고 춤을 추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인터폰을 통해 정식 스케줄을 잡고 방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행패가 계속돼 경찰을 불러야 했다”면서 “사건 직후에도 남성 유튜버들이 당사 방문 영상을 올리면서 계속해서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정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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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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