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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장동건·고소영이 집 짓는 이곳), 양평

사이박사 2013. 7. 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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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고소영이 집 짓는 이곳, 왜 뜨나 했더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3.07.24(수)
 
                        가평군 설악면의 한 전원주택단지에 짓는 장동건·고소영의 집. 언론에 알려진 후 보안이 철저해져
                        현장 관계자들도 공사 상황에 대해 가급적 함구하는 분위기다


장·고 부부가 가평 전원주택 단지에 1650㎡(500여평) 규모의 새집을 짓고 있다. 여기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외손녀 장선윤씨의 집이 있는 곳이다. 재계, 연예계 셀렙들이 왜 경기도 가평으로 갔을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장동건과 고소영이 보금자리로 점찍은 곳은 경기 가평군 설악면 신천리의 한 전원주택 단지다. 산을 깎아 만든 부지 곳곳에 고급 주택이 늘어선 마을, 이 단지에서 제일 높은 곳에 이들 부부의 새집이 지어지고 있다.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훌륭한 뷰 포인트에 단지 내 다른 집들보다 규모가 커 보이는 ‘튀는’ 집이다. 유명 건축가 곽희수씨와 함께 짓고 있으며 두 달쯤 후면 큰 틀의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장동건이 고르고, 고소영이 흥정한 집

두 사람이 전원주택을 짓는다는 소식이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공사 현장이 노출된 것이 부담스러웠을까, 현장 인부들 사이에는 집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진 모양이다. 기자가 공사장 근처에 가서 “장동건씨가 짓는 집이 여기냐”고 물어봤더니 현장 담당자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혹시나 싶어 다른 담당자들에게 여러 번 물으니 그제서야 누군가 “여기가 맞다”고 얘기해줬다. 사진을 찍으니 직원들이 나와서 만류하는 등 현장 보안 유지에 부쩍 힘쓰는 모습이었다.

지하 주차장을 포함하면 4층 규모인데, 디자인이 독특해 인근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집은 커다란 통유리가 달릴 예정이고, 널찍한 실내 공간은 여러 개의 방 보다는 큼직한 거실과 1~2개의 방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장동건과 고소영은 수시로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이들은 어떻게 가평과 인연을 맺었을까. 대개 연예인이 서울 근교 전원주택을 매매할 때는 강남권 부동산 중개인 중 특정 지역에 발이 넓은 사람이 ‘브로커’ 역할을 자처해 매물을 소개해준다. 하지만 장동건의 경우는 좀 특이한 케이스였다. 가평군 설악면에 장동건의 단골 골프장이 있다. 평소 공형진과 정우성, 현빈 등 연예가 절친들과 이곳을 자주 찾았는데 그 와중에 동네에 걸린 분양 공고 현수막을 보고 직접 문의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가평 설악면분회장 조덕현씨는 “이 근처에 운동이나 레저 시설이 많아서 장동건처럼 골프 치러 왔다가 갑자기 관심이 생겨 주택 부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동네를 고른 것은 장동건의 안목이지만, 땅을 사고 집을 올리는 세부적인 과정은 아내인 고소영이 도맡았다. 이 부부는 땅을 비교적 싸게 구입했다. 취재 중 만난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에 의하면, 똑 부러지는 성격의 고소영이 10만원 단위까지 따져가며 가격 흥정을 벌였단다. 두 사람은 설계와 감리 모두 서울에서 완벽하게 마친 상태로 내려왔다. 대개 집 짓는 사람들은 부지 매매나 건축, 조경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고소영은 기본적인 공부를 다 한 상태로 전문가들과 제법 깊은 의견 교환을 나눈 다음 세세한 내용들을 결정한다는 후문. 공사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도 “의견을 내는 것은 주로 고소영씨 쪽인데 굉장히 꼼꼼하게 체크하고, 장동건씨는 아내의 말을 대개 수용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가평과 양평에는 왜 스타들이 몰리나

왜 가평이었을까. 장동건이 먼저 문의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지역에 대한 경제적인 고려나 기타 여러 가지 검토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경기 가평과 양평은 서울 근교에서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는 지역이다. 지난 5월 30일 경기도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가평(8.7%)과 양평(7.8%)은 지난해 경기도 내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1, 2위 지역이다. 가평은 고속도로와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땅값이 들썩였고, 양평은 전원주택 개발과 중부내륙고속도로 호재가 이어지면서 땅값이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 조덕현씨는 ‘용인과 판교가 한동안 신흥 부촌으로 주목받았는데 그 흐름이 동쪽으로 밀려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큰 흐름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서울 강남이 유명해지고, 포화 상태가 되니까 강북의 어느 동네가 좋다는 소문이 나고 사람들이 그리로 옮겨가지요. 그렇게 부촌이 꽉 차면 이제 서울과 가까운 신도시 중에 주목받는 곳이 생기잖아요.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좋은 곳, 일산이나 용인 등 여러 곳이 한동안 주목받았는데 그게 이제 양평과 가평으로 이어진 상황이에요.”

가평 땅은 대부분 통일교 재단 소유다. 그래서 청심국제중학교와 통일교 재단의 종합병원인 청심국제병원이 이 지역에 있다. 면 단위 마을에 종합병원이 있는 곳은 전국에서 가평이 유일하다. 여기에 고속도로만 안 막히면 서울 잠실까지 약 20분이면 도착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이유 덕일까. 가평 땅값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오른 상태다. 지금은 보합세를 유지하는 추세다.

장동건이 집을 짓는 전원주택 단지는 건설사가 임야 전체를 통째로 사서 개발해 시설을 만들고 집 지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씩 쪼개서 분양하는 콘셉트다. 요즘도 3.3㎡당 100만원 내외로 990㎡씩 쪼개서 파는 매물이 종종 나온다. 3억원으로 땅을 사서 건물을 올리면 된다.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무슨 자재를 쓰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4억~5억원 내외면 비교적 고급스런 전원주택 한 채를 지을 수 있다.
이 동네는 땅을 되팔아 부동산 차익을 노리는 사람보다는 휴양하면서 비교적 오랫동안 거주할 곳을 찾다 정착하는 사람이 많다. 기본적으로 40대 이상의 자산가거나 베이비 붐 은퇴 세대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 이곳에 아예 좋은 집을 지어놓고 서울로 출퇴근하겠다는 사람도 생겼는데 아직 그런 수요가 많은 편은 아니다.
롯데그룹 회장 손녀, 심혜진과 이영애…이웃사촌 면면 살펴봤더니…

장동건네 이웃에는 주목할 만한 인사가 한 명 더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외손녀 장선윤씨다. 그녀 가족은 이 마을의 1세대다. 단지 안으로 진입해 올라가다 보면 양 갈래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제일 꼭대기 집이 장동건의 새 보금자리, 왼쪽 제일 위쪽에 자리 잡은 집이 장선윤씨 가족의 집이다.

장선윤씨 부부가 장동건에게 이 마을을 소개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를 두고 연예가 파워인맥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또 다른 유명인을 이곳으로 초대한다면 동네 집값이 오르지 않겠냐고 말하는 호사가들도 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 전문가들은 좀 다른 입장을 내놨다. 요즘은 연예인이 사는 동네라고 해서 프리미엄이 붙거나 집값을 비싸게 매겨주지 않는다. 연예인이 직접 살던 집이라도 그 사람을 특히 좋아하는 팬이라면 모를까 특별히 비싸게 매매되지는 않는단다.

다만, 가평과 양평이 주목받는 동안 눈썰미 좋은 셀렙들은 이미 이곳에 집을 마련했다. 이 두 지역에 사는 연예인은 얼른 꼽아도 열 손가락을 훌쩍 넘긴다. 배우 심혜진과 김수로·감우성이 대표적이고, 가수 나훈아, 개그우먼 조혜련과 유상무·장동민도 북한강 근처에 산다. 요즘은 피자가게 아저씨로 유명한 이원승씨도 가평에 집을 지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톱스타 이영애가 최근 새로 집을 지어 이사한 곳은 장동건 집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다. 마지막으로 두달 전부터 개그맨 김병만도 가평에 새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한남동에 살던 이영애, 반포동에 살던 김병만의 가평, 양평행은 짚어볼 의미가 많다.

가평과 양평의 임야, 전원주택을 주로 다루는 한 부동산 전문가는 “유명 여가수 S가 어머니와 함께 가평에 살면서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많이 벌었다”고 귀띔했다. 이 부동산 전문가는 “양평은 도시화가 많이 이뤄져서 깨끗하고 편한 게 장점이며, 가평은 아직 자연 그대로의 경치가 좀 남아 있어서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사생활을 중시하는 연예인들이 가평 쪽에 관심을 두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거기서 찾을 수 있다. 다만, 가평 역시 최근에는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가평군 사룡리에 삼성건설에서 타운 하우스를 짓기 시작했고, 선촌리에도 가평군 최초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스타들의 탈강남 현상이 두드러진것이 벌써 수년여, 이제는 별들이 경기도에 몰리기 시작한다.

온라인 중앙일보·여성중앙 취재 이한 기자, 사진 하지영(studio l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