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박근혜

30대 박근혜 "5·16 없었으면 공산당 밥 됐을 것"

사이박사 2012. 9. 14. 15:18



"특히 유신과 자주국방은 떼려야 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자주국방과 자립경제를 그 기간 안에 이루기 위해서 아버지가 유신을 하신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3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말이다. 박 후보가 '인혁당(인민혁명당) 발언' 파문으로 역사인식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그가 지난 1989년 출연한 TV 대담 프로그램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바로 1989년 5월 19일 방송된 MBC <박경재의 시사토론>이다. 이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박 후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로, 관련 보도에서 수차례 인용되는 '원본'이다.

인혁당 논란이 점화된 10일 당일에는 5.16 쿠데타와 유신체제에 대한 박 후보의 발언이 담긴 영상이 유투브에 게재되기도 했다. 해당 동영상을 게재한 이학영 민주통합당 의원 측은 1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제보 받은 동영상을 사실 확인을 거쳐 편집 없이 그대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 인터뷰에서 유신의 명분을 '자주국방'으로 내세웠다. 그는 "아버지는 유신을 통해 북한보다 10년이나 뒤진 우리나라의 병기생산을 자체적으로, 독자적으로 생산해서 자주국방을 달성하려고 하셨던 것"이라며 "그런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 되려면 사회적으로 안정이 유지되어야 하고, 사회적인 안정이 유지되려면 강력한 지도체제가 불가피했기 때문에 유신을 통해 그것을 이루려고 하셨던 것"이라고 밝혔다.

"7.4 공동성명을 하고 바로 그해 유신 (헌법 제정을) 했다,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자신의 집권연장에 이용한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박 후보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정말 욕을 먹고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결정(유신)을 집권 연장하기 위해 안보를 이용했다, 그렇게 말을 갖다붙여서 자라나는 세대도 전부 그렇게 알아듣도록 한다는 것 얼마나 큰 왜곡이에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집권연장을 위해 안보를 이용했는가, 그렇지 않으면 정말 그때 그런 상황이었는가 하는 걸 잘 연구 해보고서 얘기를 해야지"라며 "그냥 그렇게 갖다 붙여서 얘기를 한다는 건 자라나는 청소년과 우리 역사에 죄를 짓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컴컴하게 된 부모님의 뜻을 빛내 드릴 것"

박 후보는 당시 김종필 총재가 창당한 신민주공화당의 '박정희 대통령 유업 계승'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표하며 제대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복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는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라며 "그동안 매도당하고 있던 유신, 5.16 거기에 대해서 나는 이런 이런 소신을 갖고 참여했다,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이라면 그것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후보는 "어떤 비난을 당장은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고 설득시킬 수 있어야 된다"며 "그런 게 정치"라고 덧붙였다.

"가장으로서의 박정희씨를 어떻게 평점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아버지에 대해선 그리운 마음으로 머리 끝까지 차 있다"면서 "이렇게 억울하게 그동안 당하셨는데 이걸 어떻게 벗겨 드려야 돼나 그런 생각으로 꽉 차 있기 때문에 저한테 그런 걸 물으신다는 게…"라고 말 끝을 흐렸다.

"아버님이나 어머님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살아계시면 (박 후보가) 결혼해서 한 가정을 이루고, 이런 생활하시길 원하진 않으실까요"란 질문에는 "물론 그렇게 바라셨을 것 같다"면서도 "이런 시절을 살다보니깐 어떻게 해서든지 부모님의 뜻을, 컴컴하게 됐던 것을 잘 벗겨서 바르게 빛내 드려야겠다는 그런 생각, 그걸로 모든 것을 바쳐도 충분히 보람이 있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유신체제만이 아니라 5.16 쿠데타에 대해서도 "4.19의 뜻을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2007년 대선경선 당시 5.16 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박 후보는 "4.19 의거는 잘못된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서 희생을 무릅쓰고 일어난 혁명인데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일어난 5.16 혁명도 그런 의미에서 4.19의 뜻을 계승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5.16이 있었기 때문에 4.19 때 희생된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목숨까지 버렸는데 4.19 후 혼란의 와중에서 만약 우리나라가 공산당의 밥이 됐다면 그 희생이 무슨 가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