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박원순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없었다…공개검진으로 종지부

사이박사 2012. 2. 22. 22:39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없었다…공개검진으로 종지부

한겨레 | 입력 2012.02.22 19:20

[한겨레]세브란스의료진 발표
"병무청에 낸 MRI 본인 것
허리 디스크 증세 분명해"

의혹 키웠던 부분 알고보니

박씨, 등 지방많은 특이체질의혹 동조글 올린 의사 사과박 시장쪽 향후 대응은

"민·형사상의 책임 묻겠다"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현상금까지 내걸며 '병무청에 낸 자기공명 영상(MRI) 필름을 남의 것과 바꿔치기했다'고 제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시장의 아들은 국회의원의 극성스런 의혹 제기에 재촬영을 감내하며 인격권 침해에 시달려야 했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22일 오후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허리 부위를 엠아르아이 촬영을 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신씨가 허리 디스크 증세를 지녔음이 분명하다"며 "지난해 12월 주신씨가 병무청에 신체검사 재검용으로 제출했던 엠아르아이 필름은 본인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엠아르아이 촬영·판독을 주도한 윤도흠 신경외과 교수는 "주신씨가 지난해 12월 타 병원(서울 강남구 ㅈ병원)에서 촬영한 자기공명 영상 사진과 오늘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판독한 결과 동일인이라고 결론냈다"며 "이날 촬영한 사진은 강 의원이 (바꿔치기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사진과도 같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그 근거로 △허리뼈 4번과 5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온 정도와 방향이 동일하고 △피하지방 두께도 3㎝로 같으며 △허리뼈와 다리를 연결하는 근육 모양도 같았다는 점을 들었다. 척추 디스크 관절의 각도와 퇴행의 정도가 동일했다는 소견이다. 주신씨는 고도비만은 아니지만 등쪽에 지방층이 유난히 두터운 체질이었던 셈이다.

키 173㎝에 몸무게 63㎏으로 알려졌던 주신씨의 체형도 이날 병원에서 측정한 결과 176㎝에 80.1㎏으로 나타났다. 애초 그의 신체 정보가 잘못 알려진 것이 '이 체형에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엠아르아이'라는 의혹 확산의 원인이 됐다. 감사원 누리집에 '엠아르아이 사진을 보고 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는 글을 올렸던 한석주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이날 회견장에 나와 "잘못된 박 시장 아들의 키와 몸무게 정보에 따라 성급히 판단했다"고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박 시장과 그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죄했다.

박 시장은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이 대독한 논평에서 "무책임한 정치공세가 완전한 허구임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강 의원은 정계를 영원히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의원을 비롯해 병역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엠아르아이 촬영·판독을 맡은 윤 교수는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회장이자 이 병원 부원장이며, 이환모 정형외과 교수, 김명준 영상의학과 교수도 참여했다. 박씨는 오후 2시께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몸무게와 키를 측정하고 30여분 동안 자기공명 영상 촬영을 한 뒤 3시쯤 귀가했다. 이 과정은 서울시 출입기자 4명이 참관해 사실상 '공개 신체검사' 성격을 띠었다.

주신씨는 지난해 8월29일 공군에 입대했다가 '대퇴부 말초신경 손상'을 이유로 나흘 뒤 귀가조처됐다. 10·26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당선된 뒤인 지난해 12월 재검을 받아 4급 공익요원 판정을 받았다. 강 의원은 주신씨가 서울 강남구 ㅈ병원에서 찍은 엠아르아이 필름을 남의 것과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해오다 지난 13일엔 주신씨가 병무청에 냈다는 엠아르아이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며 의혹을 키웠다. 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주신씨의 여자친구의 실명을 공개하는가 하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동영상 등을 제보하면 5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까지 해 논란을 한껏 키웠다. 강 의원은 박씨의 일상생활을 담은 동영상을 이달 초 두차례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하고, 두 제보자에게 300만원과 2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박기용 엄지원 기자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