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미국산 쇠고기 개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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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협상 ‘백기 항복’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 징후
한겨레 | 기사입력 2008.05.18 20:11 | 최종수정 2008.05.19 09:01
[한겨레] [협상 재구성] 그 새벽에 무슨 일이
4월 17일 18:00~18일 4월18일 05:00 '보이지 않는 손' 징후
3월 20일 제보 "사실상 협상 끝나"
4월 17일 오후 한국대표 "골 깊다"
4월 18일 '백기항복' 전격 타결
한-미 쇠고기 협상의 '치명적 결함'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굴욕 협상' '부실 협상'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쇠고기 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선물용'이라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졸속으로 타결됐다고 믿고 있다. 확실한 물증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협상 과정과 협상팀의 발언 내용들을 꼼꼼히 되짚어 보면 협상이 너무나 허무하게 결론에 이른 이유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정황이 나타난다.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한-미 쇠고기 협상 기간의 취재자료와 협상팀의 브리핑 내용 등을 토대로 당시 협상 안팎의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이를 통해 협상 과정과 협상 시점의 문제점, 청와대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 제보 전화가 현실로
지난 3월20일 쇠고기 유통업자로부터 제보전화 한 통이 왔다. 이 제보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q=%B1%A4%BF%EC%BA%B4&nil_profile=newskwd&nil_id=v20080518201105629" target=new>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믿을 만한 제보자였다. 제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총선 직후인 4월11일에 미국산 쇠고기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고, 수입 협상은 이미 사실상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q=%B3%F3%B8%B2%BC%F6%BB%EA%BD%C4%C7%B0%BA%CE&nil_profile=newskwd&nil_id=v20080518201105629" target=new>농림수산식품부의 핵심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기자는 즉각 사실 확인에 들어갔지만, 농식품부 핵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금시초문",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총선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0일 정부는 한-미 쇠고기 협상 재개 사실을 언론에 알렸고, 다음날 바로 협상이 시작됐다.
당시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도 10일에 처음 협상 재개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을 재개하자는 미국 쪽의 연락은 외교통상부를 통해 오기 때문에 우리는 몰랐다"고 말했다.
■ 농업통상정책관이 협상 대표
한-미 쇠고기 협상의 우리 쪽 협상 수석대표는 외교부 출신인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q=%B9%CE%B5%BF%BC%AE&nil_profile=newskwd&nil_id=v20080518201105629" target=new>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었다. 이례적이었다. 2006년 1월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체결할 때 협상 대표는 당시 농림부 축산국장이었고, 지난해 10월 수입위생조건 1차 협의 때도 이상길 농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이 대표를 맡았다. 실제로 그동안 크고 작은 쇠고기 관련 기술협의에서 농업통상정책관이 책임자로 나선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민 정책관이 협상 전면에 나선 것을 놓고 "이번에 반드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수순이다"라는 관측이 돌았다.
■ 막판에 갑자기 타결
협상은 지난달 11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18일 새벽 5시에 끝났다. 당시 브리핑과 협상장 밖에서 즉석 일문일답에 응한 민 통상정책관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한-미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정상적인 협상이었다면 18일 타결안대로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당시 취재기자들도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 직전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양보할 줄은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
협상 첫날인 11일 민 통상정책관은 "미국은 연령과 부위에 제한 없이 수입 허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 통상정책관은 협상 둘쨋날인 14일에는 "연령과 부위를 제한하지 않고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쪽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을 정하자고 주장했고, 연령 표시와 강화된 사료 금지 조처에 대해서도 요구했다고 민 통상정책관은 전했다. 셋쨋날인 15일도 협상은 제자리걸음이었으며 그 다음날에도 별 진전이 없었다.
회담은 17일로 이어졌고, 그날 오후 6시께 민 통상정책관은 무거운 표정으로 "양쪽 입장 차이가 굉장히 많고 골이 깊다"며 "기본 사항부터 합의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결 가능성이 있으면 계속하고 없으면 중단해야지"라고 말해 협상 시작 이후 처음으로 결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19일)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협상인데도 타결을 위한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철수한 18일 새벽 1시까지 협상의 진전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18일 새벽 5시께 협상은 전격 타결됐고, 그 결과는 우리 쪽의 요구사항을 거의 포기한 '백기 항복' 수준이었다. 민 통상정책관의 발언으로 판단할 때, 17일 오후 6시부터 18일 새벽 5시 사이에 무언가 중대한 '정치적 결단'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4월 17일 18:00~18일 4월18일 05:00 '보이지 않는 손' 징후
3월 20일 제보 "사실상 협상 끝나"
4월 17일 오후 한국대표 "골 깊다"
4월 18일 '백기항복' 전격 타결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한-미 쇠고기 협상 기간의 취재자료와 협상팀의 브리핑 내용 등을 토대로 당시 협상 안팎의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이를 통해 협상 과정과 협상 시점의 문제점, 청와대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 제보 전화가 현실로
지난 3월20일 쇠고기 유통업자로부터 제보전화 한 통이 왔다. 이 제보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q=%B1%A4%BF%EC%BA%B4&nil_profile=newskwd&nil_id=v20080518201105629" target=new>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믿을 만한 제보자였다. 제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총선 직후인 4월11일에 미국산 쇠고기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고, 수입 협상은 이미 사실상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q=%B3%F3%B8%B2%BC%F6%BB%EA%BD%C4%C7%B0%BA%CE&nil_profile=newskwd&nil_id=v20080518201105629" target=new>농림수산식품부의 핵심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기자는 즉각 사실 확인에 들어갔지만, 농식품부 핵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금시초문",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총선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0일 정부는 한-미 쇠고기 협상 재개 사실을 언론에 알렸고, 다음날 바로 협상이 시작됐다.
당시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도 10일에 처음 협상 재개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을 재개하자는 미국 쪽의 연락은 외교통상부를 통해 오기 때문에 우리는 몰랐다"고 말했다.
■ 농업통상정책관이 협상 대표
한-미 쇠고기 협상의 우리 쪽 협상 수석대표는 외교부 출신인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q=%B9%CE%B5%BF%BC%AE&nil_profile=newskwd&nil_id=v20080518201105629" target=new>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었다. 이례적이었다. 2006년 1월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체결할 때 협상 대표는 당시 농림부 축산국장이었고, 지난해 10월 수입위생조건 1차 협의 때도 이상길 농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이 대표를 맡았다. 실제로 그동안 크고 작은 쇠고기 관련 기술협의에서 농업통상정책관이 책임자로 나선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민 정책관이 협상 전면에 나선 것을 놓고 "이번에 반드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수순이다"라는 관측이 돌았다.
■ 막판에 갑자기 타결
협상은 지난달 11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18일 새벽 5시에 끝났다. 당시 브리핑과 협상장 밖에서 즉석 일문일답에 응한 민 통상정책관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한-미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정상적인 협상이었다면 18일 타결안대로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당시 취재기자들도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 직전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양보할 줄은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
협상 첫날인 11일 민 통상정책관은 "미국은 연령과 부위에 제한 없이 수입 허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 통상정책관은 협상 둘쨋날인 14일에는 "연령과 부위를 제한하지 않고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쪽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을 정하자고 주장했고, 연령 표시와 강화된 사료 금지 조처에 대해서도 요구했다고 민 통상정책관은 전했다. 셋쨋날인 15일도 협상은 제자리걸음이었으며 그 다음날에도 별 진전이 없었다.
회담은 17일로 이어졌고, 그날 오후 6시께 민 통상정책관은 무거운 표정으로 "양쪽 입장 차이가 굉장히 많고 골이 깊다"며 "기본 사항부터 합의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결 가능성이 있으면 계속하고 없으면 중단해야지"라고 말해 협상 시작 이후 처음으로 결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19일)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협상인데도 타결을 위한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철수한 18일 새벽 1시까지 협상의 진전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18일 새벽 5시께 협상은 전격 타결됐고, 그 결과는 우리 쪽의 요구사항을 거의 포기한 '백기 항복' 수준이었다. 민 통상정책관의 발언으로 판단할 때, 17일 오후 6시부터 18일 새벽 5시 사이에 무언가 중대한 '정치적 결단'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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