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모여살이)

[스크랩] ‘엑스파일의 추억’ 때문에…

사이박사 2007. 11. 8. 00:27
뉴스: ‘엑스파일의 추억’ 때문에…
출처: 한겨레 2007.11.07 20:31
출처 : 삼성비자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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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7일 (수) 20:31   한겨레

‘엑스파일의 추억’ 때문에…


[한겨레]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이 검찰의 삼성 ‘떡값’ 검사 명단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는 7일 “본질은 삼성의 비자금 조성인데, 명단을 공개하면 검찰 수사가 지엽적인 문제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들고 있을 것”이라며 “검찰이 당당하다면 빨리 수사에 나서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알게 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검찰이 사제단에 명단 제출을 요구한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한때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지난 2005년 엑스파일(안기부 도청 녹취록) 사건 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명단을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파일 사건의 본질도 삼성의 불법 로비 의혹이었으나, 삼성 쪽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대신 엉뚱하게도 엑스파일을 보도한 <문화방송> 이상호 기자와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기소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면 떡값 검사 명단을 무기로 검찰을 압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사제단 주변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명예훼손 등의 현실적 제약 때문에 공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안에서는 실제 명단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삼성의 검찰 로비 실태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평소 함께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치는 지인들을 메모해 놓은 것을 과장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사제단은 “김 변호사의 매우 구체적인 진술을 바탕으로 작성된 명단이 있다”며 이런 시각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삼성 구조조정본부 차원에서 40여명의 검사들을 특별 관리한다”며 로비 대상 직급과 돈 액수 등을 밝혔으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참여연대는 7일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장이 접수된 사건마저 수사를 못하겠다는 것은 직무유기이고, 검찰 스스로 ‘삼성 장학생’이 넘쳐 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당장 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려서 수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이춘재 고제규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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