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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기유학風 `쌩쌩`, 사립初 교실은 `텅텅`

사이박사 2007. 11. 2. 23:58
뉴스: 조기유학風 `쌩쌩`, 사립初 교실은 `텅텅`
출처: 매일경제 2007.11.02 20:20
출처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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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일 (금) 20:20   매일경제

조기유학風 `쌩쌩`, 사립初 교실은 `텅텅`

서울 A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아이를 둔 권혜정 씨(가명ㆍ43)는 딸을 동네 공립학교로 전학시킬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사립학교여서 교육 수준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조기유학을 떠나는 아이가 많아 오히려 수업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영어는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대신 수학ㆍ과학 등 어려운 과목은 허술하다는 느낌을 받아서다.

사립초교 중에서는 아예 수학ㆍ과학 과목도 미국 교과서를 사용해 원어민에게 영어로 수업받게 하는 학교가 많다. '아이들이 유학을 가더라도 곧바로 현지 학교 수업에 적응'하게끔 한 배려다. 실제로 한 사립초교 교감은 "최대한 미국 현지 수업방식과 비슷하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학년생 부모들에게 진로계획서를 받아봐도 '우리 애는 3~4년 있다가 유학 보낼 거예요'라는 내용이 넘치기 때문에 이들 요구에 맞춰 수업을 편성한다는 것.

그런데 진도가 다른 미국식 수업까지 끼워넣어 가르치다보니 우리나라 교과는 시간에 쫓겨 진도 나가기에 급급하다.

권씨는 "이럴 바에야 비싼 사립학교 등록금 대신 공립학교로 옮기고 그 돈으로 사교육을 시켜 외고 등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초등학교 조기유학 러시로 사립초등학교 교실이 반 토막나고 있다. 30명이던 한반 학생이 3~4학년이면 일시적으로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에 남아 있는 학생 부모들은 소외감과 어수선한 분위기에 걱정이 앞서 아예 공립학교로 전학시키면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조기유학을 떠난 초등학생은 1만3814명. 가정형편이 괜찮은 아이들이 많은 사립초등학교의 경우 조기유학생은 공립학교에 비해 월등히 많다.

서울지역 B사립초교 교감은 "아이들이 외국 유학으로 우르르 빠져나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너무 어린 1~2학년 때는 외국 유학 때문에 전학가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가 3~5학년 때 대거 외국으로 나가고 6학년이 되면 '한국에 계속 남을 아이'들만 남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학교는 비상이다. 곳곳이 빈 교실을 채우기 위해 전학 대기자들에게 연락하지만 바로 채우기란 쉽지 않고, 무엇보다 수업 분위기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유학생이 많이 나오는 4학년의 경우 막상 학교에 자리가 생겼다고 연락을 해도 "아이가 벌써 4학년인데 굳이 전학시켜서 적응하기 어렵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한 사립초등학교 교감은 "4~5학년은 정원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작 전문가들은 유학을 떠나는 학생에게나 한국에 남을 학생 모두에게 이 같은 '사립초등학교 엑소더스'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한다.

부산교대 교육학과 성병창 교수는 "또래 친구들이 대거 학교를 빠져나가고 또 대거 전학을 오는 환경에서는 사회성을 발달시키기 어려워 중학교에 가서 적응을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미국 교과서 수업에 대해서는 "사립학교에 있는 원어민 교사들은 회화 교사를 하기 위해 한국에 온 사람들"이라며 "수학ㆍ과학 등 내용을 충실히 가르칠 수 있는지 검증된 바가 없지 않으냐"고 염려 목소리를 냈다.

[박소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