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애플 컴퓨터 회사명을 ‘Apple Computer Inc.’에서 ‘Apple Inc.’로 교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애플이 앞으로 PC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삼성, 필립스, 소니 등 글로벌 IT 기업들처럼 소프트웨어, 미디어, 홈 엔터테인먼트, 휴대 전화 등 두루 다루는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폰과 애플TV 역시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링크]기조연설 동영상 원본 보기 - http://events.apple.com.edgesuite.net/j47d52oo/event/
지난 30년 동안 애플 II를 시작으로 매킨토시 컴퓨터를 통해 전 세계 마니아들을 흥분시켰다면, 다음 30년은 ‘컴퓨터’란 단어와 작별하고 새로운 컴퓨터 산업의 근간으로 ‘컨버전스(융합)’를 채택하겠다는 의미다. PC 중심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는 순간이다. 실제로 애플의 주력 상품은 이미 매킨토시가 아니라 ‘아이팟’이다.
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한 에릭 슈미트 구글 CEO,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 등 주요 인사들도 컨버전스를 강조했다. 알려진 것처럼 에릭 슈미트는 지난해 8월 말 8번째 애플 사외 이사로 임명되는 등 구글과 애플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휴대폰보다는 아이팟에 가까운 ‘아이폰’ =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애플 ‘아이폰(http://www.apple.com/iphone)’이 마침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폰은 휴대폰이라기보다는 아이팟이 휴대전화로 업그레이드 된 ‘6세대 아이팟’에 더 가깝다. 휴대전화에 아이팟 기능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아이팟에 휴대전화 기능을 추가하면서 획기적인 개선을 이뤄낸 것이 특징이다. 200여개 이상의 특허를 내장하고 있다는 설명도 눈길을 끈다.
우선 맥 OS X 운영체제를 내장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이렇게 되면 맥 OS X 환경에서 동작하는 많은 애플리케이션 및 웹 서비스를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구글 맵이나 대시보드 위젯 등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휴대용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3,5인치 터치스크린 LCD를 채택했으나 스타일러스 펜이 아니라 손가락 모션 센서를 통해 동작한다. 휴대전화에서 볼 수 있는 키패드 및 조작 버튼이 거의 사라졌다. 특히 해상도 320×480에 160ppi(인치당 픽셀)에 달해 고화질 동영상 감상에 무리가 없다. 두께는 11.6mm, 무게는 135g 으로 기능해 비해 매우 날씬하다.
또한 방향감지 센서를 채택해 어느 방향에서든지 자동으로 수평을 맞춰주며, 사용하는 도중 전화를 받으면 자동으로 LCD가 꺼지도록 해 오작동을 막았다. 이 밖에도 MP3P(최대 8GB), 200만 화소 카메라 등 기본적으로 휴대전화에서 구현돼야 할 기능은 거의 포함됐다. 무선 통신 규격은 무선 랜, 블루투스 등을 지원한다. 배터리 시간은 오디오 재생 16시간, 연속통화 5시간을 구현했다.
오는 6월부터 싱귤러를 통해 독점 판매된다. 2년 약정 조건을 기준으로 8GB 모델은 599 달러. 4GB 모델은 499 달러가 될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에는 2008년에 내 놓는다. 다만GSM+EDGE 방식이라 CDMA를 사용하는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한편 논란이 됐던 ‘아이폰’ 명칭에 대해서는 저작권자인 링크시스 모회사 ‘시스코 시스템즈’와 명칭 사용에 관한 상표권 라이센스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용 디지털 셋톱박스 ‘애플TV’ = ‘아이TV’로 알려져 있던 디지털 셋톱박스는 ‘애플TV(http://www.apple.com/appletv)’란 이름으로 공개됐다. 무선 네트워크 기반의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다.
이 제품은 멀티미디어 콘텐츠 유통 채널인 아이튠즈(iTunes)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다. 즉 아이튠즈를 통해 영화나 TV쇼 등을 내려 받은 뒤 매킨토시나 PC로부터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 받아(Sync) TV에 뿌려주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0시간 동영상을 담을 수 있는 4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인텔 중앙처리장치, 720p HD 비디오, 유-무선랜(802.11 b/g/n), USB 2.0, 그리고 고해상도 TV와 연결을 위해 HDMI, 콤포넌트, RCA 단자 제공이 특징이다. 최대 5대 시스템까지 스트리밍을 받을 수 있다. 오는 2월부터 299달러에 일반에 판매할 예정이며,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TV가 앞으로 디지털 미디어 시청 행태를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C 관련 신기술 소개는 거의 없어 = 올해 맥월드에서는 신제품 PC와 관련된 정보는 거의 없어 매킨토시 마니아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로 스티브 잡스는 2시간 내내 ‘아이폰’과 ‘애플TV’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그나마 눈에 띄는 부분은 애플이 무선랜 802.11n 드래프트(임시) 규격을 지원하는 에어포트 익스트림(Airport Extreme)을 발표한 것 정도다. 이 무선랜카드는 2월 중 출시할 예정이며, 예상 판매가격은 179달러다.
아이폰의 경우 대체적으로 ‘놀랍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휴대폰으로 사용하기에는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배터리 시간은 오디오 재생 16시간, 연속통화 5시간이다.
또한 맥 OS X 운영체제를 채택한 점은 큰 장점이지만, 결국 PDA 폰과 비슷한 콘셉트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특히 휴대전화 시장은 이통통신 서비스와 반드시 결합해 존재할 정도로 폐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아이튠즈를 바탕으로 한 성공 신화가 그대로 이어질지 낙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휴대전화 기능이 없는 ‘6세대 아이팟’을 기대한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아이폰은 GSM 모델이고, 싱귤러 독점 판매 제품이다. 다만 GSM 제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CDMA 규격 출시 가능성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설사 CDMA 제품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한국 사용자들에게는 당분간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특히 통신회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국내 이통통신 서비스 상황에서 무선 랜이 자유로운 아이폰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애플TV의 경우 CES 2007에서 IP-TV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X박스 360’과 맞물려 다소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을 활용하긴 하지만, 네트워크 기능이 추가된 디빅스(DivX) 플레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X박스 360처럼 게임 기능이나 차세대 광디스크(HD-DVD 등) 영상 재생도 불가능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주가 고공행진 = 한편 이날 아이폰 효과로 인해 나스닥에서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이폰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종가 기준으로 92.57달러(8.3%)까지 치솟았다. 나스닥 지수 역시 2443.83으로 전날에 비해 5.63포인트(0.23%) 상승했다.
이와 달리 이번 CES에서 싱귤러를 통해 트레오(Treo) 750을 내 놓은 팜원(PalmOne)의 주가는 5.7%, 블랙베리를 개발한 리서치 인 모션(RIM)은 7.9%가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서명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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