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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돌팔이 논술강사’ 판친다

사이박사 2007. 1. 24. 22:11
뉴스: ‘돌팔이 논술강사’ 판친다
출처: 문화일보 2007.01.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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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4일 (수) 15:14   문화일보

‘돌팔이 논술강사’ 판친다

 

 

(::“돈된다” 너도 나도 뛰어들어::)

논술 사교육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논술 관련 전문지식이나 최소한의 자격도 갖추지 못한 ‘사이비’ 강사들이 논술시장에서 활개 치고 있다. 대졸 미취업자는 물론 고시준비생과 대학원생도 논술학원으로 향하고, 일반 과목 강사들도 유행처럼 논술로 갈아타면서 수준이하 논술교사들이 늘고 있다.

또 이로 인해 논술교육의 부실화가 크게 우려되면서 학원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논술학원에 몰려드는 사이비 강사들 = 24일 교육부와 학원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운영중인 논술전문학원은 5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3년(63개)과 비교하면 4년 동안 8배 이 상 늘어났다.

또 논술을 가르치는 일반보습학원도 3000여개로 같은 기간 3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논술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논술강사 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졸업생을 비롯한 논술 문외한들이 경력을 포장해 논술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논술강사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사회·과학·수학 등 타 교과 강 사들도 논술로 전공을 바꾸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논술강 사로 일하고 있는 박모(28)씨는 “졸업후 진로를 정하지 못해 당분간 학원에 있기로 했다”며 “처음엔 영어를 맡았다가 논술강 사가 부족해 과목을 논술로 바꿨다”고 말했다.

◆주먹구구 논술강의 = 논술교육은 특성상 글쓰기와 토론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일부 학원들은 수강생을 60~70명에서 많게는 100 명까지 받아 암기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제 23일 오후 서울 강남 A논술전문학원에서 만난 학생들은 강사 설명을 받아적거나 배경지식 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글쓰기도 각 주제에 따라 개요 만 외워 쓰는 암기식 교육도 여전했다.

논술 첨삭지도는 대부분 시간당 1만원 가량을 받는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이 맡고 있다. 첨삭시간은 길어야 10분. 첨삭 아르바이 트생 김모(22)씨는 “5~6명의 알바생들이 알아서 첨삭하고 있다 ”고 말했다.

◆논술강사 자격증 남발 = 논술시장이 팽창하자 전국 67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자체적으로 논술지도사 자격증을 주고 있다. 시 험을 치르는 곳도 있지만 합격률은 80~9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자격증은 곧 수업료 영수증으로 통한다.

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관계자는 “공인 자격증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으로 직접 연결되진 않는다”며 “현직 강사로 가는 경우는 20~30%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현직 강사들조차 ‘논술거품 ’을 비판하고 나섰다.

5년차 논술강사 이모(여·32)씨는 “강사 숫자만 2, 3년새 10배 는 늘어난 것 같다”며 “사이비 강사들을 보면 학생들에게 죄를 짓고, 부모님들을 속이고 있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논술학원 원장은 “논술은 가르친 결과에 대한 평가가 없기 때문에 교육부가 인정한 대형 사기극”이라며 “논술의 ‘논’ 자도 모르는 사람들도 돈이 된다 싶어 몰려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2, 3년새 논술 붐을 타고 진입한 강사 중 절반 정도는 거품”이라며 “기본적인 논술조차 쓰지 못하는 강사도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윤석만·박수진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