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누림,누리리)

[스크랩] 캐나다 영어강사 사건, 대체 왜 벌어졌을까

사이박사 2006. 12. 1. 23:50

캐나다 영어강사 포르노물 유출사건, 대체 왜 벌어졌을까

 

집에서 외국 포르노물을 보던 한 학생이, "앗 우리 선생님이다!" 하여 제보했는데 진짜 맞더라.. 라는 희대의 쇼킹한 사건. 그 선생님은 한국인인데, 캐나다에 유학 가 있었을때 '피치 못할 사정'으로 30여편을 찍었다가 '속인주의' 때문에 걸렸다고 한다.

 

“어? 포르노 주인공이 우리학원 선생님?”…해외서 포르노 배우 활동했던 女 붙잡혀
http://news.media.daum.net/society/affair/200611/30/kukinews/v14894534.html

 

그 남학생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포르노 사이트를 둘러봤겠지. 아무튼 2006년 11월 마지막 날의 쇼킹 뉴스는 이 기사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결과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바로.. 우리나라 네티즌을 과소평가한 기자 때문에!

 

기사 본문의 이 내용을 보시라.

 

"깜짝 놀란 김군은 몇 번이고 다시 봤지만, 틀림없어 보였다. 김군은 이를 서울지방경찰청 제보 게시판에 올렸다."

 

네티즌들은, 서울지방경찰청 제보 게시판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아냈다. 환호했다.

제보 게시판에 올라온 어떤 영문의 닉네임("xxx로 나온 포르노 물이 우리 선생님 같습니다")을, 모든 것을 다 찾아준다는 구글에 넣으니 바로 그 동양인 여성의 포르노 물이 쫙쫙 나와주는 거였다.

 

여기에 학원 학생들의 증언이 보태지고, 해당 닉네임으로 우리나라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한 네티즌들.. 아뿔싸. 이 선생님은 독특한 자신의 ID를 모든 포털의 ID로 쓰고 있던 것이 아닌가.

 

결국 네티즌들은 '인터넷의 모든 것'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현재 O대 대학원에 다니고 있더라..
과거 A신문에, 해외 특파원 자격으로 기사도 기고했던데?
동영상 봐라. 죽인다. 남은 30여편도 다 찾아내야지!

 

해당 선생님이, 인터넷에 뿌려진 자신의 정보들을 지우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결국 많은 정보들이 공개된 상황. 대체 무엇이 이러한 일들을 가능하게 했을까.

 

무엇보다 경찰의 실수가 컸다.

 

제보 게시판에 올라온 각종 개인정보, 또는 개인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는 단서들은 즉시 비공개처리해야 할텐데, 보름 정도 노출되어 있었고 해당 뉴스가 터져서 모든 네티즌들이 알아버렸을때까지 방치했다는건 작지만 큰 실수였다.

 

두번째로, 인터넷과 네티즌에 대한 해당 기자의 과소평가.

 

기자는 과연 '~게시판에 올라왔다'고 밝히면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뒤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나. 아마 몰랐을 것이다. 기자 입장에서야 그냥 '팩트 명시' 차원이었을테니까. 이것도 작지만 결국 크나 큰 실수가 되었다.

 

세번째로 인터넷의 속성.

 

1년에 두배씩 증가한다는 인터넷 문서들은 그물망처럼 촘촘히 얽혀있다. 그리고 이 그물망을 연결해주는 괴물, 구글과 여타 검색엔진들의 힘. 무시하지 마시라. 당장 당신이 자주 쓰는 닉네임 또는 이메일을 구글에 넣어보시라. 깜짝 놀랄 것이다.

 

네번째로, 인터넷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한 ID로 통일한 선생님.

 

얼굴이 노출되는 동영상을 찍었을지라도 자신의 아이텐티티를 여러 ID를 통해 여러 문서로 분산했더라면 지금처럼 수많은 정보들이 동시에 까발려지지는 않았을텐데 정말 안습이다. 누구나 실수하는 문제니까.

 

다섯번째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렇게 디테일한 포르노 사이트까지 뒤지면서 서핑하던 그 학생..(=_=;;)

 

이렇게 다섯가지의 이유로, 외국에서 암 생각없이 포르노 물을 찍은 이 여 강사는 이제 모든 한국인들이 알아볼 지경에 이르렀다. 그냥 가십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은근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다. 인터넷의 속성, 인터넷에서 개인의 아이덴티티 문제, 개인정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식 수준, 개인정보를 대하는 기관들의 자세 문제..

 

네티즌 분들께 부탁하건데,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혼자 서핑하고 혼자 즐기길 권한다.

 

친구가 달라고 해도 뿌리치고. 인터넷과 포털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오양 비디오(생각해보니 오양 '동영상'이 아니라 '비디오'로 불렸던 시절..)가 전국을 휩쓸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이런 일은 계속 되풀이 될 것 같은 예감이라 살짝 씁쓸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자신과 모두에게 당부 드리는 말씀이다.

 

"착하게 살자"

출처 : IT/인터넷
글쓴이 : 프리맨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