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정신 나간 인간들 전술 개탄스럽다. 이재명만 살아난 꼴”…한동훈 겨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직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을 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한 사람에게 막타 몰아줘서 영웅 만들려다가 역킬 당하고 지금 이재명은 살았다”고 지적했다. e스포츠 종목이기도 한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게임 플레이에 빗대 한동훈 장관 등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는 30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상황은 게임 시작부터 탑(Top·전장을 지도로 봤을 때 상단 길목)이랑 바텀(Bottom·하단 길목) 다 비우고 미드(Mid·중간 길목)에 이재명(대표를 잡으려) 갱(gank·중간 길목 담당이 다른 길목을 지원)갔다가 딸피(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 만들어 놓고 한 사람에게 막타(마지막 타격) 몰아줘서 영웅 만들려다가 역킬(逆kill·거꾸로 죽임당함) 당하고, 지금 이재명은 살아서 우물(거점) 간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레벨도 뒤지고 라인도 비워둔 탑이랑 바텀은 타워(길목마다 설치된 방어탑) 다 밀린 지 오래”라며 “차근차근 게임하면 되는데 초반부터 정신 나간 인간들이 이따위 전술을 해놓은 게 개탄스럽다. 널찍한 전장 두고 한 곳에만 어그로 끌려서 몰려다니는 게”라고 덧붙였다. 검찰과 여권이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만 집중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영장 기각 당일인 2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도 사실상 한 장관을 겨냥 “상당히 (민주당에) 도발을 많이 했으니까 ‘믿는 게 있나보다’ 생각했다”며 “검찰이 2년 동안 뭐 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표 혐의 중 백현동, 성남FC, 대장동까지 난 솔직히 지자체장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행정행위 범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단순히 롤 용어를 쓴다고 청년들에게 와닿는 게 아니다”라며 “이런 가벼운 모습이 지금 청년정치에 대한 혐오를 조성한다. 제발 반성하고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강사빈 상근부대변인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 전 대표 생각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다”라며 “전술이 어쩌고, 정치가 어쩌고 운운할 문제 자체가 아니다”라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이 대표의 중대 범죄 혐의이며, 정치의 영역에서 해소하고자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앞장서서 이 대표의 중대 범죄 혐의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야말로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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