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모여살이)/이태원 참사(깔림눌림)

외신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사연 실명 보도했다

사이박사 2022. 11. 14. 15:09

외신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사연 실명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나이·얼굴 사진까지 공개
슬퍼하는 유족과 친구들도 기사에 모두 실명으로 밝혀
처음부터 안전요원과 대책 부재를 참사 원인으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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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2.11.13 20:55
  • 수정 2022.11.14 09:56
  •  댓글 0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일 보도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아파그 라스트마네시(29), 최보성(24), 스티븐 블레시(30), 신애진(24)씨 등의 사진과 명단을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 화면 캡처.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바로 다음날(현지 시각)부터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한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현장 취재 기사를 모두 실명으로 보도하면서, 참사 원인을 경찰 등 필수안전요원들 부재, 대책 부재 탓이라고 명확하게 지적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희생자와 그의 가족들 사연을 그들의 실명과 신분, 직업, 장래 소망까지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말을 통해 구체적으로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아시아태평양판 아침 브리핑 기사에서 희생자 신수빈 씨를 나이(25)까지 밝히며 보도한데 이어, 다음날인 31일 기사 ‘젊은 꿈들 스러진 서울 핼러윈 군중참사(Young Dreams Extinguished in the Crush of a Halloween Crowd in Seoul)’에서는 4명의 사망자와 그 가족들의 얘기를 자세히 전했다.

“앞날 창창하던 내 새끼.” 온종일 손자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정애자 씨는 결국, 기술고를 다니며 삼성전자 입사를 꿈꾸었던 손자 김동규(18) 씨의 사망 통고를 받고 병원 앞에 쓰러졌다. 캐나다로 패션 공부하러 가겠다며 파트타임 일로 열심히 돈을 모으던 박가영(19) 씨의 죽음에 어머니 최선미씨는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손에는 웃고 있는 박 씨의 얼굴 사진이 들려 있었다.

또 매킨지 서울 사무소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던 희생자 신애진(24) 씨와 그의 가족들 이야기, 관광경영을 전공했던 또 다른 희생자인 대학생 노은서(25)씨 사연도 그렇게 실렸다.

그리고 조지아주 케네소 주립대학을 다니다 학수고대하던 아시아 유학길에 올라 서울에서 국제 비즈니스 경력을 쌓으려던 스티븐 블레시(20)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 블레시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뉴욕타임스>는 모자가 장난스런 포즈로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실었다. 보이스카웃 최고단계인 이글 스카웃 자격을 획득하고 프로야구와 여행을 사랑했던, 한국어와 스페인어 공부를 열심히 했던 스티븐 블레시의 꿈은 그날 이태원에서 그렇게 스러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1일 보도에서 20번째 생일을 바로 앞두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박가영 씨 사연과 사진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 화면 캡처.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도 현장 취재 기사에서 목격자나 제보자의 실명을 써서 그들의 죽음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1일 스티븐 블레시, 신애진 씨 외에, 미국에 있던 여자친구 가브리엘라 패레스가 틱톡 라이브 스트림으로 이태원 상황을 보고 있다가 먼저 전화로 가족들에게 사고 소식을 알린 최보성(24), 그리고 시드니 기술대에서 미디어아트 및 프러덕션을 전공한 호주 출신의 ‘익살꾼‘ 그레이스 래치드(23), 올해 그의 첫 주요 TV시리즈 출연을 앞두고 있던 배우 이지한(24), 서울을 여행 중이었던 켄터키대 간호학과 학생 앤 지에스케(20), 카자흐스탄 출신의 여행 인플루언스로 한국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했던 재능있는 작가 매디나 셰르니야조바(26), 성차별에 맞서 싸운 이란인 페미니스트 연구자 아파그 라스트마네시(29), 노르웨이인 여행가요 모험가 스타인 로알크밤 에벤센(20)의 죽음을 역시 그들의 국적, 신분, 주변 이야기들과 함께 실명으로 보도하면서 사진도 함께 실었다.

<뉴욕타임스>는 또 30일 기사에서 한국 경찰이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처음 열리는 핼러윈 집회에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라는 예측도, 그에 대비한 추가 안전요원 인력도 배치하지 않았다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말과 함께 이를 비판하는 전문가의 분석을 실었다.

신문은 “그들(경찰)은 충분한 인력배치도 하지 않았고 계획도 없었다”는 뉴욕의 존제이 형사사법 대학 겸임교수인 이 분야의 전문가 브라이언 히긴스의 말을 인용해 좁은 공간에 수용한계를 훨씬 넘은 사람들이 몰려든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럴 때는 신속하게 해산시키는 대책을 강구했어야 한다”며 이태원 핼러윈 축제 같은 자발적인 대중집회가 조직 주체가 있는 콘서트나 퍼레이드 또는 스포츠 행사들보다 훨씬 더 통제하기가 어려운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고에서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길들이 있는데도 매번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사고 다음날인 30일 군중안전학 전문가 가와구치 도시히로 간사이대 교수와의 핼러윈 참사 관련 인터뷰를 실었다. 가와구치 교수는 이태원 핼러인 참사를 “전형적인 군중 눈사태”로 인한 것이라며, “1평방미터당 10명 이상”이 밀집된 상태, “전후좌우로 사람들 몸과 몸이 밀착해 있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발로 딛고 서 있다기보다 떠 있는 상태가 되는데, 만원 전철처럼 그렇게 과밀된 상태에서는 사람들이 자기 힘으로 버틸 수 없으며, 그럴 때 누군가가 넘어지면 그 위에 사람들이 쓰러져 겹치면서 밑에 있는 사람들이 압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날 해밀턴 호텔 옆 골목길 상태가 그와 같았다는 얘기다.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참사를 일으켰다는 ‘음모론’이 들어설 여지가 이번 사태에서는 애초부터 없었다.

이처럼 외국 언론들은 한국 언론들과는 달리 사건 직후부터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실명과 그들의 말을 직접 인용하며 소식을 전했고, 동시에 전문가들 분석을 통해 참사 원인이 무엇인지 바로 다음날부터 제대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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