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2022.39)

황교익의 바른 말: 정치 권력자가 시민에게 한 막말은 그의 삶을 무술 수 있다_힘의 크기에 따라 떠맡기의 몫도 달라야 한다.

사이박사 2021. 8. 19. 14:00

황교익 "한국은 미개한 사회..누구 지지한다 하면 인격 짓밟아"

김은빈 입력 2021. 08. 19. 08:55 수정 2021. 08. 19. 09:49 댓글 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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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일간스포츠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돼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19일 "한국에서는 누구 지지한다고 발언만 해도 그 사람의 생존과 인격을 짓밟는 아주 미개한 사회"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한국 사회는 유명인들이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정치의사를 표현하면 죽이려고 하는 사회"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 벽을 어떤 식으로 한 번 넘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정치 지지하는 게 제 삶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문재인 지지 선언을 하고 버텨왔는데, 한국 사회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시민이 정치적 발언하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지, 왜 정치인들조차 일정한 정치적 스탠스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막말을 하는 그런 사회를 용인하고 있는지, 시민들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자들이 잇따라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선 "저는 정당인도, 정치를 하는 사람도 아니다. 일개 시민에 불과하다"며 "정치 권력이 일개 시민한테 한 막말은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말하면서 제가 거기에 대한 미러링으로 한 막말은 금도를 넘고, 아주 못된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친일' 공세에 대해선 "제가 하고 있는 전문가란 일이란 것은 대중의 평판이 중요한데, 그 대중의 평판을 오염시키는 일을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황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미국 헐리우드 유명인이 시상식에 나와 '대통령 당신, 부끄러운 줄 아세요' 하고 삿대질을 해도 그 유명인의 인격과 생존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며 "한국은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무총리까지 한 여당의 유력 정치인인 이낙연 캠프에서 유명하기는 하나 일개 시민에 불과한 황교익에게 친일 프레임을 씌우며 막말한 것은 큰 문제가 없는데, 이에 대응한 황교익의 막말은 금도를 넘어 비난받아야 하는 일이라며 여야 정치권과 거의 모든 언론이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선 "경기관광공사 사장 공모 과정은 여느 취업 절차와 하나 다른 것 없었다"며 "사장 모집 공고를 보고, 서류 접수하고 시험을 봤다. 공기업이니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의 청문 절차가 하나 더 있지만, 저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업하려는 취업준비생"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애써 취직자리를 확보했는데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여러 사람이 나서서 그 취직자리를내놓으라 하면 내놓겠는가. 여러분의 권리를 무법하게 포기하라고 하면 포기하겠나"라며 "노동자로서의 내 권리를 정치인이 내놔라 말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 맞는가"라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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