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확진자 동선'으로 증명된 '사회적 거리두기'
권혜정 기자 입력 2020.03.25. 06:10전국 확산 지켜보며 학습효과·정부 홍보도 한몫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두 달을 넘기면서 코로나19를 대하는 국민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확진자들이 증상을 무시하고 안일하게 대처해 확산을 자초했던 것과 달리 최근의 확진자들은 동선을 최소화하며 방역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4일 오후 6시 기준 서울시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45명이다. 구로콜센터 관련 95명, 해외접촉관련이 64명이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확진자 이동 동선에 따르면 서울 317번째 환자는 지난달 필리핀을 다녀온 뒤 이달 15일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발현했다. 그는 18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자택으로 이동, 19일 내내 집에 머물렀다. 이후 20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21일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같은날 바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316번째 환자도 이동 동선을 최소화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A씨(26)는 인후통과 가래 등 증상이 시작된 이달 17~19일 자택에 머물다 20일 대중교통이 아닌 도보를 이용해 인근 보건소를 찾았고 양성판정을 받자마자 서울의료원에 입원조치됐다.
구로구콜센터 직원인 B씨(54·여)도 8~19일 동안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단 한 번의 외출도 하지 않았다. 9일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20일 자가격리 해제를 위한 진단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자 바로 보라매병원에 입원했다. 이 기간 동안의 철저한 자가격리로 인해 밀접접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 서울시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확진자들은 증상 발현 직후 자택에서 스스로 격리 하다 진단검사를 위해서만 외출했다. 진단검사 이후에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 머물렀고, 확진 판정 이후 별도의 이동 없이 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 상당수도 귀국 후 곧바로 자택으로 향해 자가격리를 하는 분위기다. 또 최근 확진자들은 증상이 발현하면 응급실이 아닌 선별진료소를 방문, 응급실이 폐쇄되는 경우도 크게 줄었다.
이같은 모습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크게 대조된다. 사실상 코로나19 전국 확산에 시발점이 된 국내 31번째 확진자의 경우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도 의료기관과 교회, 호텔 등을 방문해 '수퍼 전파자'라는 오명을 얻었다.
31번째 확진자는 2월7일~17일 대구 수성구 소재 의료기관에 입원, 이 병원에서만 128명과 접촉했다. 또 두차례에 걸쳐 대구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해 1000여명이 넘는 이들과 함께 예배를 봤고 결국 이는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의 전초가 됐다.
31번째 확진자 외에도 초기 확진자 중 증상 발현 후에도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지 않아 수많은 밀접접촉자와 확진자를 낳고 감염의 매개체가 된 사례들이 종종 있었다.
확진자들의 인식이 이처럼 달라지게 된 것은 두 달여 시간 동안 우리국민이 코로나19를 학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1번째 확진자와 신천지예수교로 인해 전국에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졌는지를 지켜봤고, 순간의 안일한 선택으로 우리나라 방역 체계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코로나19 초기부터 강조해 온 국민행동강령 등도 인식변화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조짐을 보이자 Δ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시 마스크 착용하기 Δ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하루 이틀 경과를 관찰하며 휴식을 취하기 Δ의료기관 방문 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 및 자기 차 이용하기 Δ진료 전 의료진에게 해외 여행력 및 호흡기 질환자 접촉 여부 알리기 등의 행동강령과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여전히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북지역 10번째 코로나19 확진자는 농협과 병원, 헬스장, 대중 사우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고 경주지역 35번째 확진자도 산수유축제와 사우나, 공원, 카페 등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한편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76명 늘어난 9037명이다.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20일 87명, 21일 147명, 22일 98명, 23일 64명, 24일 76명으로 3일째 감소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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