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쇳가루의 명상적 풍경… 김종구 작가 개인전

사이박사 2014. 9. 6. 23:58

쇳가루의 명상적 풍경… 김종구 작가 개인전

글자크기
쇳가루로 명상적인 풍경을 그리는 김종구 작가(이화여대 교수)가 김종영미술관(서울 평창동)에서 ‘형태를 잃어버렸어요-쇳가루 산수화’전을 열고 있다. 김종영미술관이 ‘2014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김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기 위해 마련한 기획전이다. 

김 작가는 원래 거대하고 묵직한 통 쇠를 그라인더로 갈아내며 인체 등의 형상을 표현해왔다. 그런데 1997년 영국 남부 도시 루이스에서 열린 야외조각전에 초대받아 출품한 작품이 전시 중 밑동만 남긴 채 도난당했다. 충격을 받은 작가는 잃어버린 조각작품을 대신해 작업 과정에서 바닥에 흩어져 쌓여 있던 쇳가루를 모두 쓸어모았다. 모여진 쇳가루들이 그의 예술적 영감을 자극했다. 

경향신문

‘형태를 잃어버렸어요-쇳가루 산수화’전 전시장 풍경.


이후 그는 캔버스에 접착제를 뿌리고 직접 만든 쓰레받기에 쇳가루를 담아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발언들을 글로 써오고 있다. 독특한 질감과 색감, 그림의 맛을 드러내는 그의 작품은 쓰레받기가 붓이고, 쇳가루가 먹인 셈이다. 

전시에는 쇳가루 산수화, 풍경화를 비롯해 대형 캔버스들에 쇳가루로 무려 6000자에 이르는 자신의 비망록을 쓴 뒤 이 캔버스들을 천장에 매단 ‘쇳가루 6천자의 독백’, 전시장 바닥에 쓴 글과 관람객들의 발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폐쇄회로(TV로 촬영해 독특한 풍경으로 그려낸 작품 등이 선보였다. 7월31일까지. (02)3217-6484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