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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IT분야에 대한 진단

사이박사 2014. 7. 5. 13:43

[포럼] 왜 융합IT 전담조직인가

 

입력: 2013-01-03 19:37
[2013년 01월 04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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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왜 융합IT 전담조직인가
고대식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 한국정보기술학회장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정보통신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언론매체들의 정부조직 개편관련 의견들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해본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5년전에 왜 정보통신부가 폐지됐을까? 그리고 최근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는 부활이 확정적이고 왜 정보통신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얘기들이 오갈까?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에 IT와 자동차를 제외하면 수출도 힘들고, 앞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빅데이터 그리고 융합IT를 추진할 전담조직이 꼭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합의제 조직이기 때문에 사령탑 역할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보통신 전담부처 설립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짓지 못하는 걸까?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공학과, 로봇공학과 등 공과대학 중 정말 많은 학과와 학생이 있고 관련 산업과 이해관계자 그리고 관련 서비스의 수혜자수도 정말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일까? 국가재난에 가까운 해킹을 통한 농협은행테러가 발생했을 때 밤을 세워 이 문제를 해결한 IT 전문가 분들이 박수를 받기는커녕 왜 야단을 맞아야 할까? 이렇게 수많은 질문을 하면서 몇 가지 반성을 해본다.

첫째로 정보통신인이 오만했음을 반성하고 싶다. 1980년대 공대, 특히 IT관련학과의 입학성적은 의대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그러한 성과로 오늘날 IT와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는 것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타산업과 함께 일하는 방법에 서툴렀고 IT업계에서 누군가 좋은 업적을 발표하면 그거 별거 아니라고 깎아 내리는 오만함이 있었다. 90년 말 우리나라 외환위기의 돌파구 중의 하나였던 IT산업육성은 수많은 벤처신화를 낳았지만 무분별한 IT관련학과 신설과 입학정원 증원 그리고 몇 몇 오만하고 도덕적이지 못한 벤처기업인이 IT전체에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2004년까지 운영되던 정보화촉진기금은 우리나라 IT인프라 강국과 IT산업 발전에 기여한바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 기금을 운영하면서 오만함이 있었고 TDX 교환기 CDMA 성공을 이을 명품기술 개발에도 실패했다.

둘째로 정보통신인의 말솜씨와 글솜씨 부족함을 반성하고 싶다. 우리는 IT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려고 하고 그러한 모임에서 IT전문용어로 얘기하기를 좋아한다. 더욱이 정보통신인은 정치활동을 포함한 사회봉사와 같은 사회활동과 소통이 부족하다. IT 오피니언 리더들조차 말하기와 글쓰기가 자신없어 나서지도 않고 다른 분야 분들을 설득할 줄 모른다.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는 신성장동력으로 IT를 이용한 U-헬스케어 서비스가 이미 많이 개발됐지만 의료법 개정을 설득하지 못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셋째로 정보통신인이 진정한 지식정보화 추진에 실패했음을 반성하고 싶다. 진정한 지식정보화는 기존업무의 효율화나 전산화 정도가 아니라 무점포 은행과 같은 혁신적인 것이고 의사결정지원도구와 같이 기관의 경영정보를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가치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힘이 없는 전산 부서에서는 업무프로세스는 건드리지도 못하고 현재업무 그대로 전산화 작업시킨다. 그 결과로 IT는 박봉에 고생만 하고 존경도 받지 못하는 희망없는 직종으로 전락하였고 CEO들은 변변히 써먹을 가치있는 정보시스템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R&D관련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IT강국이 되려면 IT부품산업과 서버, 스토리지와 같은 하드웨어 그리고 DBMS, OS와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이 병행돼야 하는데 국산서버 개발에 한번 실패했다고 다시 도전하지 못한다. 정부기관 조차 도입할만한 국산서버, 국산 스토리지는 아예 없고 국산DBMS나 OS도 변변치 못하니 전자정부 수출 또한 외산 IT제품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참여, 공유, 융합, 스마트, 클라우드, 빅데이터, 지식정보화와 같은 아주 많은 IT용어와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CEO들은 기관의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실시간 통계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는 정보화 시스템을 원하고 있는 것이고 사용자 대다수들은 PT자료나 전시회에서 보여주는 멋진 시스템이 아닌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날 순간적인 오만함이 있었고 오늘날 표현력과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정보통신이 가지고 있는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거나 정부조직개편에 정보통신전담부처가 소외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말보다는 데이터로 보여줘야 하는 IT종사자들이 말솜씨가 부족하더라도 일본이나 핀란드를 봐서라도 정보통신을 주목해주고 수용해주는 정부조직개편을 기대해본다.

고대식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 한국정보기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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