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무비=김규한 기자] 올해 칸영화제 출품작들의 면면이 언론과 관객들의 기대치를 밑돌아 실망의 원성이 높은 때, 쳐진 영화제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켜준 영화가 있다. 칸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하 <김복남>)이 바로 그 영화다.
소재, 내용, 형식 등 어느 것 하나 파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는 이 영화는 국내외 언론의 극찬을 한 몸에 받았다. 과연 휴머니즘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불친절한 사람이라면 <김복남>을 보고 난 뒤 이 질문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남편에게 매 맞고, 시동생에게 학대당하던 불쌍한 여인 김복남. 어떤 사건 이후 김복남은 이유 없이 당하기만 하는 가련한 희생자로 남아 있지 않는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아니 더 얹어 앙갚음하려고 한다. 무엇이 김복남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재미와 메시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영화 <김복남>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정리해 보았다. 이 정보만 알고 가도 영화가 더 재미있어진다.
알고 보니 | 휘파람을 불게 하는 신나는(?) 복수극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가 휘파람을 불게 만든다. 지난 63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섹션에초청된 <김복남>의 상영관에서 실제로 나온 상황이다. 관객들은 김복남의 복수가 시작되자 손뼉을 치고 휘파람을 부는 등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약자의 위치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통쾌함까지 느끼게 만든 이야기에 반했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7월 25일 폐막된 제14회 부천국제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 올라 영화제 최고상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지필름 이터나상을 거머쥐며 3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영화를 본 국내 관객들은 “<추격자> 이후 최고의 스릴러 영화”, “점차 상승하는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제대로 보여준 감독”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