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몹쓰리)의 문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_배우들, 감독

사이박사 2013. 7. 18. 23:47

[알고 보면 더 재밌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노출 대역은 절대 사절?

2010.08.30 10:26
| 김규한 기자
asura78@maxmovie.com
  • 관련영화보기 |
  • 트위터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 미투데이로 공유
  • 싸이월드 C로그로 공유



[맥스무비=김규한 기자] 올해 칸영화제 출품작들의 면면이 언론과 관객들의 기대치를 밑돌아 실망의 원성이 높은 때, 쳐진 영화제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켜준 영화가 있다. 칸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하 <김복남>)이 바로 그 영화다.

소재, 내용, 형식 등 어느 것 하나 파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는 이 영화는 국내외 언론의 극찬을 한 몸에 받았다. 과연 휴머니즘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불친절한 사람이라면 <김복남>을 보고 난 뒤 이 질문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남편에게 매 맞고, 시동생에게 학대당하던 불쌍한 여인 김복남. 어떤 사건 이후 김복남은 이유 없이 당하기만 하는 가련한 희생자로 남아 있지 않는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아니 더 얹어 앙갚음하려고 한다. 무엇이 김복남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재미와 메시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영화 <김복남>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정리해 보았다. 이 정보만 알고 가도 영화가 더 재미있어진다.


알고 보니 | 휘파람을 불게 하는 신나는(?) 복수극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가 휘파람을 불게 만든다. 지난 63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섹션에초청된 <김복남>의 상영관에서 실제로 나온 상황이다. 관객들은 김복남의 복수가 시작되자 손뼉을 치고 휘파람을 부는 등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약자의 위치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통쾌함까지 느끼게 만든 이야기에 반했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7월 25일 폐막된 제14회 부천국제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 올라 영화제 최고상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지필름 이터나상을 거머쥐며 3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영화를 본 국내 관객들은 “<추격자> 이후 최고의 스릴러 영화”, “점차 상승하는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제대로 보여준 감독”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알고 보니 | 서영희 모든 노출 장면 직접 소화



<김복남>에서 가장 호평받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열연이다. 이 중 주인공 복남을 연기한 서영희의 열연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사투리를 완벽하게 익힌 서영희는 극중 캐릭터를 위해 몇 시간에 걸친 궂은 분장을 감수했다. 소름 끼치도록 입체적인 연기를 펼치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여배우에겐 용기가 필요한 노출 장면과 강간 장면도 마다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직접 양봉을 하고 구타를 당하는 등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촬영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며 현장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안전 장치가 필요한 장면에서도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직접 몸을 던지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가 보여준 용기와 열정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고 보니 | 할매들의 수난, 김복남 못지 않아

가부장적인 사고가 만연한 그곳에서 실세는 할매들이 쥐고 있다. 동호 할매, 순이 할매, 개똥 할매, 파주 할매, 치매 할매 등 일명 무도 할매들을 연기한 그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쳐 영화의 스산하고 섬뜩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냈다. 순이 할매로 분한 손영순은 손이 골절된 상황에서도 끝까지 촬영을 마쳤고, 치매 할매를 연기한 유순철은 밥상신을 촬영하다가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할매들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파주 할매 역의 김경애는 실제로 감자 밭에 묻혀야 했다. 제작비가 부족해 더미를 만들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개똥 할매를 연기한 이명자는 갈비뼈 통증으로 치료를 받으며 촬영에 임했다. 그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배우들이 무색할 만큼 연기 열정을 보여주었다. 영화를 더욱 섬뜩하게 만든 할매들의 실체는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알고 보니 | 장철수, 김기덕 때문에 감독 하기로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출신인 장철수 감독의 꿈은 영화 감독이 아니었다. 그랬던 그가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자신의 꿈을 변경하게 된다. 김기덕 감독의 <섬>을 보고 바로 조기 귀국을 결정한 그는 무작정 김기덕 감독을 찾아가 <해안선>의 연출부 생활을 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사마리아>의 조감독을 거친후 <신부수업>으로 상업영화 감각을 익혔다. 첫 장편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장철수 감독은 영화 <김복남>에 대해 “불친절함, 무관심은 도시에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모습은 인간에게 오래 전부터 있는 모습이다. 평화로운 시골을 배경으로 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출의 변을 설명했다.

알고 보니 | 촬영은 돌발상황, 사건사고의 연속



“섬은 폐쇄적이고 외부와 단절되어서 벗어나기 힘들다. 섬은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대유법이다.” 장철수 감독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배경으로 섬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와 같이 밝혔다. <김복남>의 촬영이 진행된 곳은 여수에 위치한 금오도. 촬영지가 섬이다 보니 배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스태프들은 뱃멀미로 고생을해야 했다. 감독이 원하는 스산하고 잔혹한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대나무 숲을 베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는 스태프들도 생겨났다. 쌀쌀해진 날씨에 목욕 장면을 야외에서 촬영해야 했던 배우들, 복남의 아역배우가 실제 리코더를 머리에 맞아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돌발상황이 연이어 일어나는 와중에도 배우들의 열연은 빛났다. 외딴 섬에서 벌어지는 복남의 이야기에 이제 관객들은 적극 공감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