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안철수

안철수 "실패를 용인해야 성장"

사이박사 2012. 6. 4. 19:07

안철수 "실패를 용인해야 성장"
강연 통해 속속 드러나는`안철수노믹스`
복지·경제민주화 내세운 박근혜와 대조
기사입력 2012.06.01 17:12:32 | 최종수정 2012.06.03 21:48:30 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이른바 `안철수노믹스` 핵심 키워드는 `실패를 통한 경제성장`이다. 실패를 장려할수록 도전ㆍ창업이 활성화돼 경제 생태계를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역동적인 경제 생태계는 혁신과 장기적 성장의 발판이 된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이런 성장론은 성장 대신 맞춤형 복지, 경제 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다른 여야 대권주자들과 차별된다.

안 교수는 지난 3월부터 잇단 강연을 통해 자신의 경제 구상을 조금씩 밝히고 있다. 그가 생각한 한국경제의 큰 문제는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ㆍ기업이라도 한 번 실패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중산층이라도 가족 중 어느 한 사람이 중병에 걸리면 바로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중소기업 CEO가 기업을 하다가 망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 경제 전체적으론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은 물론 역동성이 사라지면서 성장도 정체한다.

안 교수는 지난 4월 경북대 강연에서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동료 중에 쓰러지는 사람이 있으면 짓밟고 앞만 보고 뛰었다"면서 "이러다 보니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가 제시하는 성공모델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험이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성공`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라고 말한다. 실리콘밸리에선 도덕적인 문제만 없다면 실패한 기업인이라도 재도전 기회를 준다. 과거 실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개인의 실패 경험이 사회적인 자산이 되는 셈이다.

안 교수는 `실패를 용인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론으로 `복지`와 `정의`를 꼽는다. 패자들을 사후적으로 구제할 복지체계, 공정경쟁 등 원칙을 사회 전반에 뿌리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고, 승자와 패자가 같은 출발선상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경제 주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소기업 육성도 경제 역동성 차원에서 바라보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경북대 강연에서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가 고착화되면 생태계 역동성이 사라져 경제위기에 취약해진다"며 "중소기업은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자 대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경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일자리 분야에선 △정년 60세 연장 △일자리 나누기 △임금피크제 등 도입 △투자에서 고용창출 중심으로 경제정책ㆍ세제지원 패러다임 변화 △지방대 학생 공기업 의무채용제 도입 등이 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연대보증 해소 △중기 창업 지원 등 해법을 내놨다.

[이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