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9일 (목) 10:32 파이미디어
버지니아 공대 생존자들 "늑장대처가 더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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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과 편견에 대한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있었던 피해자들은 범인의 국적 문제보다 사건에 늑장 대처한 학교측에 더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18일 SBS `뉴스추적`은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의 전말을 집중 조명하고 생존자 인터뷰를 전해 사건의 요점을 파헤쳤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현지시간 16일 아침 7시 15분.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 내 기숙사인 웨스트 앰블러 존스턴 홀에서 갑작스런 총성이 울려 퍼졌다. 첫번째 희생자는 기숙 보조원으로 일하던 라이언 클락과 1학년생 에밀리 힐셔. 사건 발생 15분 뒤 경찰이 출동했지만 범인을 찾는데 실패했다.
오전 8시, 총격 사건에도 불구하고 모든 강의는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사건 발생 두 시간이 지난 오전 9시 26분, 학교측은 기숙사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조사 중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방송에 따르면 이미 이 시간 범인은 아무런 제지도 없이 처음 총격전이 벌어진 기숙사에서 80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공학관 건물 노리스 홀에 있었다. 강의실로 뛰어든 범인은 이방 저방 옮겨 다니며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했고 결국 10여 분 동안이나 지속된 무차별 총격 속에 무려 32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
범인은 쇠사슬로 미리 건물 출입문을 묶어놔 학생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교실 창문에서 뛰어내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 알렉 칼룬 씨는 “내가 마지막으로 뛰어내린 것 같다. 내 뒤에 두 사람은 총에 맞았다”며 “내 앞 사람들 몇몇은 발목과 다리가 부러졌다”고 전했다.
이미 32명의 생명이 희생되고 총성이 잦아든 오전 9시 50분, 학교측은 `총을 가진 괴한이 교내를 배회하고 있다`는 때늦은 2차 경고 메일을 학생들에게 발송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첫 총격전이 벌어진 이후 세 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17분이 되어서야 강의를 중단하고 학교를 폐쇄하는 조치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대해 버지니아 공대 웬델 플린춤 경찰청장은 “3백만 평이 넘는 캠퍼스에 1백 개 이상의 건물이 있다. 일순간에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대피령이나 폐쇄조치를 내리기는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버지니아 공대 졸업생 장원재 씨는 “(첫 번째 사건 뒤)학교 측에서 바로 학교를 폐쇄하고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몇 시간 후까지 그런 조치를 안 한 것에 대해 불만이다”고 말했다.
또 생존자 에린 시헌 씨 역시 “첫 총격이 오전 7시 15분에 벌어졌고 9시가 넘어서 수업이 시작됐다”며 “(그 사이 학교측이 학생들에게 경고 이메일을 보냈다면)적어도 30명은 살릴 수 있었고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원망을 드러냈다.
버지니아 공대 학생 스코트 하디 씨는 “총격이 일어났을 때, 학교를 곧바로 폐쇄했어야 했다”며 “여긴 정말 작은 공간이다. 수업 들으러 가는 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라고 학교측을 맹비난 했다.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번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해 총 3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부 언론에선 용의자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만 필요 이상으로 주목하고 있지만 사건의 본질은 총기소지 문제 등 `구멍 뚫린 미국 사회의 안전 시스템` 에 있다.
이날 방송에서 한 전문가는 "이 문제는 미국사회의 문제고 또 한국 사람들 전반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것을 문제화 시켜서 국가 간의 문제로 비화시키는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칙과 대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 NBC방송은 18일 NBC나이트 뉴스와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건의 범인 조승희씨가 직접 제작해 보낸 총 29장의 사진과 세상에 적대적인 불만을 털어놓는 동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 = 방송장면)[유인경 기자 vortex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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