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키움,가배[가르치고 배우고])

[스크랩] 인문학의 위기와 논술 '광풍'

사이박사 2006. 12. 16. 11:31

광운대가 국문학과를 폐지한다고 합니다.(관련기사 : http://news.media.daum.net/society/affair/200612/15/munhwa/v15068719.html) 학과를 통폐합하면서 국문학은 필수나 선택 학문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인문학은 이제 '위기'를 넘어 '사망'에 이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난 10월 인문대 교수들의 '인문학의 위기'라고 선언할 때 인문학과 인문학 연구자들의 입지가 좁아진 데 대한 불만의 표출처럼 비춰진 측면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런 현실적인 부분도 포함이 돼 있을 것입니다. 인문학 전공해서는 웬만한 기업 서류 통과도 힘든 현실이니까요.

 

하지만, 인문학 위기 선언에 담겨있는 진정성을 생각해 봅니다. 그 선언이 담고자 했던 것은 우리 사회가 사람을 잊어버린 사회, 인간의 품위와 생명 존중의 가치를 버리고 성장, 시장, 산업, 경제의 논리로만 세상이 지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을 가르친다는 것은 인문학 전공자를 길러내기 위한 전문교육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문학을 배우는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배운 기억이 납니다.

 

지금 우리 현실은 굉장히 역설적으로 보입니다. 인문학이 위기를 넘어 사망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반해, 인문학적 지식이 바탕이어야 하는 논술은 '광풍'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과열분위기 입니다.

 

지난 국정감사 때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논술 위주 입시안이 발표된 이후 논술전문학원은 2004년 기준으로 전국 63곳에서 465곳으로 638%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학원만 그 정도고 학원 종합반의 논술지도를 감안하면 실제 논술 관련 학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학부모들의 논술 사교육비는 최소 월 30만원에서 100만원대까지 급상승하였고, 논술 수요층의 50% 이상은 초등학생이라고 합니다. 외국의 교육기업까지 한국의 논술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유명한 논술강사 중에는 억대연봉자도 수두룩해 교수를 하다 그만두고 기자를 하다가 논술교사로 변신한 사람도 자주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논술이야말로 인문학이 밑바탕에 있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인문학이란 사람과 사람의 문화·철학·논리 등을 탐구해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 입니다. 각자가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가치관을 논리적으로 전개해 글로 써놓은 것이 논술입니다.

 

대학입시 때문에 인문학의 기본인 논술 '광풍'이 부는 한편에 인문학의 위기 선언을 하고 있는 현실이 상당히 역설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광운대의 국문과 폐지 방침을 보니, 논술의 비중이 높아지는 대학입시에 맞춰 중고등학교에서 충분히 인문학 교육을 받을테니 대학에서는 인문학교육이 필요없다라는 말로도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왜 수능에서 국사는 선택과목인지 궁금합니다. 듣자하니 고등학교 이과에서는 수능에 국사 안 나온다고 국사 수업시간은 거의 자는 시간이라고 하더군요.

출처 : 시사
글쓴이 : 승은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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