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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맡음 보기] 이태원 참사, 12신고 쏟아지는데 상황실 아닌 자기 사무실에... 서울청장보다 늦게 알아

사이박사 2022. 11. 4. 08:12

112신고 쏟아지는데 상황실 아닌 자기 사무실에... 서울청장보다 늦게 알아

이해인 기자입력 2022. 11. 4. 03:03수정 2022. 11. 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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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장이던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

이태원 참사 당일 밤,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던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은 그날 서울청 상황실이 아닌 자기 사무실에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류 총경이 상황실 팀장(경정)으로부터 이태원 참사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도 사고가 발생한 후 1시간 24분 뒤인 오후 11시 39분이었다. 그날 자택에 있다가 오후 11시 36분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김광호 서울청장보다 늦게 보고를 받았던 셈이다.

서울청 간부들이 돌아가면서 맡 상황관리관은 112신고 접수를 비롯해 서울 시내 야간 긴급 상황을 총괄하는 종합상황실을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당직 상황관리관은 오후 6시에서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상황실에 대기해야 하는데 류 총경은 상황실이 있는 서울경찰청사 5층이 아니라 10층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다.

류 총경이 이태원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상황팀장의 보고를 받고 상황실로 복귀한 시각은 11시 39분이었다. 이태원에서는 이미 수백 명이 쓰러져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던 시간이었다. 류 총경은 그로부터 23분 뒤인 30일 0시2분 경찰청에 보고했고, 0시 14분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이 내용이 전달됐다. 류 총경은 경찰대 12기로 서울 중부경찰서장을 지냈다.

그날 112 신고 접수 체제도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의 112 신고 접수 매뉴얼에 따르면, 유사한 내용의 신고가 반복되는 경우엔 신고를 접수하는 상황실 근무자는 접수 단계에서 상황팀장(경정)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날 참사 전 경찰에 접수된 신고 11건 중 9건이 사고가 벌어진 골목 인근에서 들어온 것이었지만 상황팀장은 이런 내용을 제때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태원 관련 신고 11건은 당시 상황실 근무자 여러 명에게 분산 접수돼 위험 신호를 감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상황관리관이 자리를 비운 와중에 매뉴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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