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저격' 이재명 "법 어기는 것 우습게 생각..누구는 주120시간"(종합)
정재민 기자 입력 2021. 11. 13. 16:07 수정 2021. 11. 13. 17:02 댓글 390개"기업, 정치보다 어려워"..기자들과 8일 만에 질답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통해 민심잡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3일 2030 청년들과 만남에서 '민간기업에서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우리나라는 법을 너무 안 지킨다. 소수 강자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일상 속 대부분 사람이 규칙을 어기는 것을 너무 우습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 이틀째인 이날 오후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버스 안에서 지역 청년 4명과 함께 '국민반상회'를 진행했다.
그는 "아재(아저씨의 낮춤말)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청년의 의견을 들어보겠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의 연구도 해야 하고 가능하면 상황을 바꾸는, 집행하는 정책으로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참석한 청년들은 지역 격차, 직장 내 출산 후 휴가 문제, 근로기준법,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기본소득, 청년 예술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이 후보와 40여 분간 논의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근로기준법과 관련해 과거 발언 논란이 있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듯 "누구는 (근로시간에 대해) 120시간을 이야기한다"며 웃었다.
이어 "우리는 일과 가정, 양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기본소득에 대한 우려에는 "한꺼번에 하는 건 어려우니 조금씩 하자는 것으로 급진적이지 않다"면서 "우리가 논쟁적이라고 시도를 안 하고 포기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 괜찮다고 하면 늘려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해선 "20대 남성이 여성할당제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폐지하자고 하지만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성(性)할당제"라며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자고 해서 실제로 누가 혜택 보느냐 (했더니)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참석자와의 대화에선 예술인 기본소득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하게 예술을 할 수 있고 기본소득이 보장되면서 예술을 하면 좋은데 아직 구축이 안 되고 있다"며 "그래서 생각해낸 게 예술인 기본소득"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종전선언, 동북아 평화체계 구축 이후 유라시아 철도가 생기면 부산이 종착·출발지가 돼 부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했지만,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선 "뚫어 놓으면 부산은 경유지가 돼 버린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반상회 중간중간 농담을 섞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연출했다.
한 참석자가 '십잡스'(10 Jobs)란 말의 의미를 아느냐고 묻자 "'엔잡스'(N Jobs)는 들어봤는데 약간 의도가 좀 든 용어죠, 조심해야지"라며 웃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국민반상회에 앞서 부산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기업 활동의 공정과 자유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의 역할은 기업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라며 "규제의 문제도 그렇지만 부당하게 혁신의 결과를, 창의의 결과를 빼앗기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온전하게 취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보기에 정치보다 더 어려운 게 기업"이라며 "정치는 약간 남의 일을 하는 느낌이지만 기업은 자기 일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사라지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또 "부산은 솔직히 재미 없잖아"라고 했다가 "재밌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면서 소득 보전의 지역 간 차등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는 재한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그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산주의 이념 실현이 대체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동족에게 총부리를 들이대고, 수백만이 생명을 잃고 전국이 초토화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내는가"라며 "이념보다 중요한 건 생명이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안전과 평화, 자유와 평화"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현장 일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즉석에서 질문을 받는 '백그라운드 브리핑'(백블)을 한 것은 지난 5일 백블 중단 후 8일 만이다. 4일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부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이 보도된 후 이 후보는 5일부터 백블을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방명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 자유와 평화를 위한 님들의 숭고와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공존과 번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썼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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