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코로나19 정점 찍으면 내리막길? 방역 수칙의 기본을 지켜야 막을 수 있다.

사이박사 2020. 8. 24. 09:48

하루 확진 909명 찍었던 2월29일, 그때 상황보니 지금이 고비

김민욱 입력 2020.08.24. 00:04 수정 2020.08.24. 06:12 댓글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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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3일 200명대, 4일뒤 400명대
8월16일 279명, 7일뒤 400명 육박
현재 바이러스 전파력은 초기 6배
방역당국 "마스크·거리두기 지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에 육박하면서 1차 대유행으로 볼 수 있는 지난 2월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월 이후 다시 확산되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날은 2월 29일로, 909명에 달했다. 신천지 증거장막성전 대구교회발(發) 집단감염으로 인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던 상황이었다.

그 직전인 2월 중순까지만 해도 국내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은 양호했고, 사태가 곧 종식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첫 환자가 나온 뒤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빠르게 환자가 늘어나면서 같은 달 23일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즉시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높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본격적으로 시행했지만 확산세는 오히려 더 강해졌다. 같은 달 27일 400명을 넘어서더니 29일에는 90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200명을 넘어선 지 불과 6일 만에 900명대로 치솟은 것이다.

다행히 3월 들어 확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폭증하던 하루 신규 환자는 정점을 찍은 다음 날인 3월 1일 595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3일 600명, 5일 438명, 9일 248명 등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더니 15일에는 두 자릿수(76명)로 떨어졌다.

우려스러운 건 지금의 확산 추세가 2월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100명대로 올라선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 16일 200명을 넘어섰다. 특히 21~23일 3일 연속으로 300명을 초과하면서 400명 돌파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23일(0시 기준)에는 전날 대비 397명 늘어나면서 목전에 도달한 상태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하루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했지만, 정점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당분간 확진자 숫자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2월 확산의 중심이 500만 인구의 대구·경북이었던 데 반해 지금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그때보다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퍼지고 있는 GH그룹형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태 초기의 S·V그룹형에 비해 전파 속도가 최대 6배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진 것도 위기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향후 추세를 좌우할 핵심은 역시 기본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다. 대구·경북 주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은 의료진의 헌신적인 봉사와 더불어 2월 위기를 극복했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월 15일 브리핑에서 “대구·경북 주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이동 자제,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23일 “코로나19가 아무리 교활하더라도 기본을 지키면 이겨낼 수 있다”며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 수칙을 잘 준수하면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