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단감염' 족보 20건 이상으로 폭발..리치웨이 관련만 7건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입력 2020.06.12. 07:02 댓글 197개
이태원 클럽발서 이어진 쿠팡 물류센터 등 집단감염 확진자 700명 훌쩍
리치웨이발 매서운 확산세..정부 "강화된 생활방역체계 연장 검토"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 지난 5월부터 발생한 수도권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신규 사례가 2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차별 N차 감염이 이뤄지면서 총 관련 확진자 수는 700명을 훌쩍 넘었다.
수도권 집단감염은 지난 5월6일 첫 확진자(용인시 66번 환자)가 발생했던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클럽발 감염전파는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로 이어져 14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교회 소모임과 다단계 방문판매업체인 서울 관악구 소재 리치웨이 등 감염경로를 모르는 집단감염지들도 새롭게 나왔다.
특히 리치웨이에서 튄 불똥은 7건이 넘는 다른 집단감염 사례들을 만들었다. 정부는 수도권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6월14일까지 기한인 수도권내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을 연장할지 검토 중이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낮 12시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리치웨이, 양천구 탁구클럽, 수도권 개척교회 등 주요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 수는 768명에 달한다. 이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개별 확진자와 일부 다른 소규모 감염지 확진자 수는 제외한 수치다.
앞서 수도권내 대표적인 집단감염 사례는 관련 확진자가 100명이 넘게 나왔던 서울 구로구 콜센터 등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수도권내 양상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이태원 클럽서 시작, 인천 거쳐 부천 쿠팡 물류센터 대규모 집단감염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273명이다. 첫 확진자가 방문했던 같은 클럽 외 다른 클럽들에서도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당국은 이미 이 일대에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각 지역 지인과 가족에게도 전파되며 이태원 클럽은 수도권내 최대 집단감염지로 떠올랐다. 확진자는 거주지별로 서울이 139명, 경기 59명, 인천이 54명으로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다. 그 밖에 충북이 9명, 부산 4명, 대구와 경남, 강원, 전북이 각 2명씩이다.
클럽발 감염 확산은 클럽 방문을 숨겼던 인천 학원강사(인천 102번)가 기폭제가 됐다. 이 강사로부터 인천에서만 40여명, 전국 8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이 강사가 속한 학원 수강생(인천 119번)과 친구(인천 122번)가 들렀던 코인노래방이 지역사회 전파에 불을 지폈다. 해당 노래방을 방문한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인천 132번)가 부천 '라온파티' 돌잔치에 갔고, 이 돌잔치를 찾았던 부천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인천 142번)로부터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수는 146명이다. 경기가 66명, 인천 56명, 서울 24명으로 모두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폐쇄돼 있다. 2020.6.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리치웨이발, NBS파트너스·명성하우징 등 7개 이상 집단감염 사례 파생
서울 관악구 소재의 다단계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 관련 확산세도 이태원 클럽만큼 매섭다. 여기서 파생된 집단감염 사례만 7건 이상으로 지금도 감염전파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방판업체 감염자들이 주로 고령자라는 점이 우려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리치웨이 관련 첫 확진자는 서울 구로구 수궁동에 거주하는 70대 남성(구로구 43번)으로 지난 2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후 관련 누적 확진자는 10일도 안 돼 116명으로 대폭 늘었다. 서울이 64명, 경기 30명, 인천 18명, 충남과 강원 각 2명씩이다.
리치웨이로부터 다른 방문판매업체인 NBS파트너스에도 감염전파가 이뤄졌다.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인 강동구 28번 환자가 지난달 30일과 6월1일 NBS파트너스를 방문하면서 이 회사 직원들이 접촉한 것이다. 이 곳에서 발생한 관련 확진자 12명이다. 이 NBS파트너스의 직원 부부 확진자(성남149·150번)가 예배를 본 경기도 성남시 하나님의교회에선 11일 하루 동안 확진자 4명이 나왔다. 이들은 모두 NBS 확진자 부부와 함께 지난 6일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지난 10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또 명성하우징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관악구 청림동에 사는 20세 여성(관악구 68번)이 리치웨이 방문자인 관악구 66번 확진자를 접촉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후 명성하우징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어 누적 감염자 수가 17명으로 늘었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해커스 직원이 명성하우징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춘천 9번 환자와 접촉해 감염되기도 했다. 리치웨이 확진자와 접촉한 60대 여성(강서구 61번)이 근무하는 SJ투자사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10명이 발생했다.
아울러 리치웨이를 방문한 중국 동포 60대(구로구 54번)가 거주하는 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도 9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금천구 19번)가 다녀간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에서 확진자 6명이 발생했으며, 감염자 9명이 나온 인천 예수말씀실천교회에선 지난달 21일 리치웨이를 방문한 확진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계양구 일가족 관련 16명, 요양원에도 감염전파
인천 계양구 일가족 5명 확진 사례는 소규모 감염전파로 이어졌다. 지난 9일 인천 남구 요양원인 '주안해피타운'에서 확진자 1명이 발생한 것도 그러한 사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인천 계양구 일가족 관련 확진자가 근무한 주안해피타운에서 코호트 격리 중이던 입소자 1명이 추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일가족 5명과 이 중 어머니가 운영 중인 부동산 동업자 및 가족 총 2명 그리고 어머니의 딸이 학원강사로 있는 서울 여의도 연세나로학원 수강생 2명, 추가 접촉자 7명까지 관련 누적 확진자는 16명으로 집계된다. 방역당국은 일단 주안해피타운과 연세나로학원보단 부동산쪽이 감염전파지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양천탁구클럽에 일시적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소재 탁구장 350여개에 대해 운영 자제 권고와 함께 감염 예방 수칙 준수 명령을 내렸다. 2020.6.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용인 큰나무교회→광명어르신센터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광명시 노인복지시설인 어르신주간보호센터에도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이 센터에선 관련 확진자가 7명이 나왔다.
이 시설 초발 확진자인 71세 여성(구로구 55번)은 동생인 구로구 56번 확진자와 함께 5월31일 용인시 큰나무교회(관련 누적 확진 26명)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회의 감염 전파지는 양천구 탁구클럽이다. 이 탁구클럽과 직접 관련된 확진자 수는 34명이다. 탁구장에서 퍼진 바이러스는 대기업 사업장에도 닿았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청소용역업체 직원이 탁구클럽 관련 감염사례로 확인됐고, 기아자동차 광명 소하리공장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용역업체 직원은 수원 72번 확진자로 먼저 탁구클럽을 다녀와 확진된 20대 남성(수원 70번)의 어머니다. 이 아들은 강남대성학원 급식실 직원으로 확인됐다.
◇교회 관련 예배 아닌 성경공부 모임서 집단감염
교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도 수 건이 우후죽순 발생했다. 주로 예배현장이 아닌 성경 관련 모임을 통해 확산됐다. 밀접접촉 상태에서 비말(침방울) 전파가 수월한 환경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에서 시작된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94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안양·군포 목회자 모임과 관련해선 21명, 원어성경연구회 15명,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관련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확진자 중 70대 남성이 지난달 20일 확진판정을 받고 24일 사망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경기도 광주 행복한요양원에서 관련 확진자가 10명이 발생한 가운데, 그 중 치료를 받아오던 95세 남성이 사망했다. 과천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관련 확진자도 7명으로 늘어나는 등 크고 작은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 발생 중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11일 수도권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 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노력 그 이상의 노력들이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 실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간 강화된 '생활방역체계'를 실시 중이다.
l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