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좌절했던 딸기 수출..정부 덕분에 안 망했네요"
진주,김해(경남)=정혁수 기자 입력 2020.04.28. 04:20"2월부터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증가한다고 해서 걱정하긴 했지만 이게 신선농산물 수출까지 애를 먹일 줄 진짜 몰랐습니다. 자고나면 항공운임료가 치솟으니, 눈앞이 깜깜해 지더군요. 정부가 나서주지 않았다면 정말 올해 농사는 다 포기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윤갑수 한국수출딸기생산자연합회 회장·56)
지난 22일 경남 진주시 대평면 대평수출농단에서 만난 윤갑수 회장은 "딸기 농사를 수십 년 지어오면서 크고작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처럼 힘든 경우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또 "정부의 도움이 이렇게 피부에 와 닿은 것도 처음"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농식품 수출 물류비 지원을 확대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절박한 상황 때문이다. 만약 농가들이 무너지면 'K-베리'K-플라워' 등 그동안 구축해 놓은 해외시장에서의 한국 농산물 위상은 무너질 게 뻔했다.
가장 큰 문제는 우선 항공운임이었다. 운행 편을 줄이다 보니 이용할 수 있는 화물 편을 구하기 어려웠고, 비용은 천정부지로 뛴 상태였다. 지난 2월말~3월 중순 동남아,유럽,미주 지역 노선의 경우 kg당 800~1472원이 올랐다. 엄청난 부담이었다.
농식품부는 즉시 물류비 예산을 기존 412억원에서 446억원으로 확대 재편성하고 항공·선박 등 수출 운임료 지원에 나섰다. 딸기는 항공출이 집중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지원 단가를 기존 kg당 477원에서 1212원으로 인상하고, 선박 운임에 대해서도 kg당 160원의 물류비를 추가 지원했다.
수출 효자품목인 화훼류도 지원을 강화했다. 모든 선박 수출 물량에 대해 기존 표준 물류비의 7%를 지원해 오던 것을 14%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 항공 수출 물량이 많은 신선 버섯은 7%의 항공 물류비를 추가 지원하고, 기타 수출품목도 선박 운임의 평균 상승액인 kg당 9원의 물류비를 새로 적용했다.
딸기 등 신선농산물을 수출하고 있는 전제표(52) 탑푸르트 대표이사는 "타이밍이 절묘했다. 수출 항공편이 축소되고 항공운임이 상승하는 걸 보면서 다들 멘붕에 빠져 있었는 데 물류비를 지원해 준다고 하니 정말 '한줄기 빛'을 본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며 "자포자기의 순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국내 최대 화훼류 수출단지가 위치한 인근 김해 상황도 비슷했다. 이경원(48) 농업회사법인 (주)케이플로라 사무국장은 "일본 수요가 줄다보니 가격은 낮게 책정되고, 반면 운송비는 올라가는 상황에선 수출을 중단하는 게 맞지만 그래도 근근히 수출을 이어갈 수 있는 건 정부 지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살아 남는게 이기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개선이 되면 화훼류 수출도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신선농산물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업체와 농가들이 고통 분담을 통해 위기 극복에 애쓰고 있다"며 "정부도 그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현장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현장 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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