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투표소 거리두기 무색..신촌·홍대 쏟아진 봄나들이 인파

사이박사 2020. 4. 15. 22:59

투표소 거리두기 무색..신촌·홍대 쏟아진 봄나들이 인파

황덕현 기자,유경선 기자 입력 2020.04.15. 17:54 수정 2020.04.15. 18:39 
젊은층 마스크 벗고 벤치·잔디밭 몰려 "휴일 즐기자"
'과잠바' 신입생들 무리..한강공원에도 돗자리 빼곡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 당일인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투표소 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1m 간격 유지에 무증상 자가격리자 투표시간 조정 등 갖은 노력을 했으나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연남동 철길공원)에는 20~30대 젊은 층 유권자들의 봄나들이가 이어지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유경선 기자 =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 당일인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투표소 내 '1m 간격 두기'와 무증상 자가격리자 투표시간 조정 등 노력이 강구됐으나 서울 번화가에는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봄나들이에 나서면서 일상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한층 느슨해진 모습이다.

서울 서대문구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마포구 홍대입구역, 경의선 숲길공원(연남동 철길공원) 등에는 투표를 마친 유권자부터 사전투표 뒤 공휴일을 즐기는 20~30대 시민들이 넘쳐났다. 이날 낮 기온이 20도를 넘나든 완연한 봄 날씨도 이들을 야외로 불러낸 요인이었다.

이날 오후 4시쯤 찾은 '연트럴파크'(연남동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의 합성어)에는 800명 이상의 인파가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연남동 골목의 식당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이들까지 합치면 1000명 이상 쏟아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젊은 층으로, 10대로 추정되는 앳된 얼굴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가는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코까지 올려 썼으나 개중에는 마스크를 턱 밑에 걸고 대화를 하며 오가는 이들도 있었다.

벤치나 잔디밭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커피나 맥주를 마시는 이들은 마스크를 벗은 상태였다. "거의 다 사전투표하고 가까운데 드라이브 갔더라", "집에서 '혼맥'(혼자 맥주 마시는 것)하다가 만나니까 좋다. 어차피 젊은 층은 (코로나19) 안 걸리고, 걸려도 금방 낫는대" 같은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또다른 맛집을 검색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공원을 배경삼아 투표확인증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인근 홍대입구 앞 젊음의 거리, 신촌역 앞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특정 대학 로고가 그려진 '과 잠바' 차림의 대학 신입생 추정 20대들이 뭉쳐서 돌아다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휴일에 다소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식한 듯 기업형 플리마켓(벼룩시장)도 팝업 스토어 형태로 문을 열었고, 바깥 나들이에 나선 이들은 구경하기에 바빴다.

이런 인파는 한강변에도 넘쳐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시각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인근 한강공원에는 돗자리를 펴놓고 봄기운을 느끼는 인파가 빼곡했다. 특히 주차장에는 차 댈 곳을 찾을 수 없을 수준이었고, 이에 발맞춰 통닭과 목살구이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도 문을 열었다.

광진구 자양동 뚝섬유원지에는 피크닉 테이블, 낚시 의자도 등장했다.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를 타는 가족단위 향춘객도 많았다. 돗자리를 펴놓고 맥주를 연이어 마시던 차모씨(21)는 "코로나19는 야외라 괜찮을 것 같아서 기분 좋게 나왔다. 늦잠 자고 점심먹고 나와서 투표를 마쳤고, 투표 결과는 모르겠다"고 얼버무렸다.

다행인 점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일 기준 전날보다 27명 늘며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총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1만591명으로 전날보다 27명 늘었다. 누적 사망자 수는 전날보다 3명 증가한 225명이다.

하지만 경기와 경북에서는 각각 하루 만에 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불안한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날씨를 즐기며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의료계는 "투표를 마친 국민들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코로나19 잠복기인 2주 뒤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0.4.1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