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이라크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왼쪽)와 콩고민주공화국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63). © AFP=뉴스1 |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콩고민주공화국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63)와 이라크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가 9일(현지시간) 전 세계 전쟁 성폭력 희생자에 대한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무라드는 이날 노르웨이 노벨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이라크 내에서 강간당한 야지디족 여성과 소녀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의는 전혀 구현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3000명의 야지디족 여성과 소녀들이 이슬람국가(IS) 전사의 성적인 포로로 남아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4년 동안 전쟁 성폭력을 막기 위한 유엔의 활동이 없었다면 정의를 향한 진전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희망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무라드는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성폭력과 인신매매 실태를 전 세계에 폭로해 주목받은 인권 운동가다. 무라드는 지난 2014년 IS에 납치돼 성노예로 학대받다가 탈출 뒤 난민과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데 앞장서 왔다.
무라드와 함께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무퀘게는 콩고 내전(1998~2003년) 과정에서 잔인한 성폭력을 당하고 신체 일부가 훼손된 여성과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20여년 동안 헌신해 온 인물이다. 그는 콩고 동부 부카부에 판지병원을 설립해 매년 수천 명의 성폭행 피해자를 치료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평화 과정에 정의가 포함돼야 한다"며 "인도주의 법률을 공평하게 적용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퀘게는 "전쟁이 끝난 후 독재자가 국가 수반의 지위에 올랐고 정의와 폭력에 대한 어떤 논의도 지속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전쟁 성폭력 가해자들을 법정에 세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한 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또 "12월23일로 예정된 콩고 선거가 자유롭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폭력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콩고 정치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시상식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8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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