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저마다에겐 보다 나은 삶을 스스로에겐 두루 살필 줄 아는
마음을 시원스레 밝혀 주는 슬기 맑힘이다.”
▶책 소개
이 책은 딱딱한 철학이라는 말 대신 “슬기 맑힘”이라는 말로써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을 하고 있다.
슬기는 “저마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스스로 살아나갈 줄 아는 힘”으로 말할 수 있고, 맑힘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마음과 사물의 본질을 두루 꿰뚫어 볼 수 있게 해 주는 일이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2부는 “개인의 유래”를 밝히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개인”이라는 낱말로 번역하는 “individual”을 글쓴이는 “못나누미”라는 묘한 낱말로 번역한다. “못나누미”는 “못+나누미”로서 글쓴이가 자신의 조어법으로 직접 만든 말이다. “못나누미”의 뜻은 말 그대로 ‘못 나누는 사람’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못 나누고, ‘자신의 정신’과 ‘자신의 몸’과 ‘자신의 재산’ 등을 못 나눈다. 여기서 “못 나눈다.”는 말은 “배타적 권리를 갖는다.”는 뜻이다.
▶특징 및 출판사 서평
제목이 말해 주듯, 이 책 『철학은 슬기맑힘이다』는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담한 응답이다. 사실 “철학(哲學)”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지조차 모르겠고, 그래서 두렵기까지 하다. 이 책에는 이러한 두려움이 없다. 모를 법한 말에는 친절한 설명이 늘 뒤따라 나온다. “철학”은 본디 “희(希)-철학”이었고, 이 “희”라는 말이 발음상의 이유로 떨어져 나갔는데, 그 뜻은 “철을 희망하는 학문”이었고, “철(哲)”의 본디 뜻은 죄인에게 그 죄명을 분명하게 선고하는 것이었다는 식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철학”을 우리말로 한다! 아니 슬기를 맑힌다. 글을 읽어나가면서 우리는 우리말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고, 그 말들이 놀라운 방식으로 학문적 체계로 짜이는 것을 보게 된다. 글쓴이가 “슬기”에 대한 끈질긴 분석을 통해 ‘슬기’를 ‘저마다에게 보다 나은 것’을 갈고 닦는 것으로 증명하는 순간 우리는 통쾌함을 맛보게 된다. 우리가 뜻도 모른 채 써오던 “슬기”라는 낱말이 깊고 넓은 ‘철학적’ 의미를 얻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글쓴이가 말과 생각 그리고 삶을 한데 엮어나가는 솜씨이다. 글쓴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맑힘”이라는 낱말에서 “-힘”(사역)의 언어적 얼개(구조)를 밝혀내고, 그것을 기초로 ‘맑힘’을 마음의 독특한 현상으로 풀어낸다. 뿐만 아니라 우리 동양적 전통에서 너무도 익숙한 ‘거울 비유’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낸 뒤 마음의 복합적 특성을 “두루 살핌”이라는 우리말로써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이다. 이 대목에 이르면 철학 책 읽는 것이 즐겁기까지 하다.
이 책은 단순히 “철학”을 “슬기맑힘”으로 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뒤에 뒤따라 나오는 이야기들은 더욱 재미있다. 철학이 ‘슬기 맑힘’으로 뜻매김된다는 것은 철학의 과제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것은 철학자란 ‘보다 나은 삶’을 가로막거나 빼앗는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글쓴이는 오늘날 악이 그 실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하는데, 그 까닭은 악이 바로 제도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슬기맑힘’으로서의 철학은 ‘제도적 악’을 ‘악’으로 발견하고, 선언하며, 그것과 싸워 물리쳐야 할 사명을 갖는다.
이 대목은 현재 진행형인 광우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글쓴이는 이러한 악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지중(智衆)”이라는 의미심장한 이름으로 불렀는데, 이 지중이 바로 촛불문화제를 통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중’은 1919년 3․1 운동과 지난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어낸 ‘민중(民衆)’의 피를 이어받고 있을 뿐 아니라, 중산층 민중을 뜻하는 ‘중민(中民)’과 대중문화의 주역인 ‘대중(大衆)’까지를 포괄한다. 글쓴이는 지중의 특징을 진실을 찾아가는 수사학적 노력에서 찾고 있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2부는 “개인의 유래”를 밝히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개인”이라는 낱말로 번역하는 “individual”을 글쓴이는 “못나누미”라는 묘한 낱말로 번역한다. “못나누미”는 “못+나누미”로서 글쓴이가 자신의 조어법으로 직접 만든 말이다. “못나누미”의 뜻은 말 그대로 ‘못 나누는 사람’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못 나누고, ‘자신의 정신’과 ‘자신의 몸’과 ‘자신의 재산’ 등을 못 나눈다. 여기서 “못 나눈다.”는 말은 “배타적 권리를 갖는다.”는 뜻이다.
글쓴이는 오늘날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러한 ‘사람의 권리’가 사실은 서양 근대에서 힘겹게 쟁취한 것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의 묘미는 다시금 ‘낱말의 목소리’에서 들려온다. 이 책의 탁월한 점은 “못나누미”라는 말이 ‘사람’에 대한 서양 근대 지식인들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은 ‘바탕 낱말’이었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는 데 있다. 사람이 ‘못나누미’로 이해되는 순간, 사람들은 스스로를 ‘독립된 주체’로 이해할 수 있었고, 따라서 그러한 주체가 가져야 할 다양한 권리들을 발견하여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못나누미”라는 낱말 자체가 어떠한 방식으로 서양 근대 지식인들에게 부당한 권력에 맞서 ‘사람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도록 독려했는지를 보여준다. 로크는 사람이 스스로의 신체 노동을 통해 소유한 모든 재산에 대해 ‘못나누미’가 되는 근거를 밝혔고, 루소는 자연적 상태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본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자유’가 그 누구에게도 나누어 줄 수 없는 사람의 근본적 권리임을 외쳤으며, 괴테는 사람이 스스로의 ‘자율적 삶 전체’에 대해 ‘못나누미’가 된다는 것을 문학적으로 밝혔다.
이 책은 ‘못나누미’들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제 한국인들은 저마다 ‘못나누미’로서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근대적 틀’은 전 세계가 막힘없는 소통을 요구하는 오늘날에는 낡은 것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글쓴이의 진단이다. 글쓴이는 이를 위해 ‘못나누기’ 대신 ‘함께 나누기’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은 우리의 전통에서 풍부하게 발견된다고 한다. 두레와 향약을 비롯한 마을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서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함께 나누고, 서로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나누며’, 서로의 가진 바를 함께 나누어 모두가 두루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슬기로운 사람들이 살아나가야 할 길이고, ‘슬기맑힘’의 철학이 제시해야 할 삶의 원리인 것이다.
이 책은 진행형이다. 14 번의 강의 가운데 2 번의 강의만 출판된 것이라고 하니, 만일 나머지 강의록이 이 책과 같은 모습으로 출간되기만 한다면, 그것은 ‘우리말’로 쓰인 완전히 새로운 철학의 탄생을 의미할 것이다. 우리의 철학이 잉태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뿌듯해진다.
지은이 구연상
2001년 한국외국어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항공대 연구교수를 거쳤고, 현재는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하이데거학회와 우리말로 철학하기 그리고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이사와 총무를 맡은 바 있고, 현재는 우리사상연구소 연구실장으로 있다.
한국의 오늘날 현실을 담아낼 수 있는 한국철학을 세워 나가고 있다.
지은 책: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불안?(청계, 2002), ?후회와 시간?(세림M&B, 2004), ?감각의 대화?(세림M&B, 2004), ?매체정보란 무엇인가?(살림, 2004) 등이 있다.
논문:
「글쓰기와 논술」(2008), 「논술의 뜻과 성격」(2007), 「오늘날(das Heute)에 대한 하이데거의 현상학적-해석학적 탐구」(2006), 「존경과 양심」(2006), 「말의 얼개와 특징」(2005) 외 다수가 있다.
▶차례
머리말 6
제1강 슬기 맑힘과 악(惡)
01 철학(哲學)이란 낱말을 헤집어 살펴보기
02 맑힘의 뜻을 그 낱말 짜임새로부터 풀이함
03 슬기의 뜻을 어리석음에서부터 풀이함
04 살아나감의 뜻을 풀이함
05 “슬기”의 낱말 뜻
06 슬기의 뜻매김
07 슬기 거울
08 맑힘의 뜻매김
09 자포자기(自暴自棄)
10 좋음과 나쁨
11 악(惡)이란 무엇인가
12 악의 유래
13 소진증후군과 정치인의 거짓말
14 민중(民衆)과 세금
15 중민(中民)과 대중(大衆)
16 지중(智衆)과 광우병(狂牛病)
17 극장(劇場)의 우상(偶像)과 퇴마(退魔)
18 강의를 마치며
제2강 개인(個人)의 유래
01 개인(個人)이라는 번역어의 유래
02 일제 강점기 소설에서의 개인
03 대통령은 개인인가
04 비극적 개인
05 개인의 본질
06 물질 개념의 변화
07 못-나누미
08 개인주의
09 소유하는 개인
10 자유로운 개인
11 탐험하는 개인
12 파멸하는 개인
13 강의를 마치며
책 앞에 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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