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몹쓰리)의 문제/ 세월호

해경해체 건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_주강현

사이박사 2014. 5. 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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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담화에서 다른 문제들은 모르겠고
일단 해경해체 건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해경문제를 일찍이 제기하여 해경을 정조준한 사람으로써
언론 보도 이후에 해경측에서 부담되는 문자들이 압력으로 행해졌습니다다. 그들이 수사권을 휘두르기에 괞한 부담이 드는 것이기도합니다. 왜 해경이 해체되어야하는지 이제 모두 알게되었지만, 혹시 언론에서 추후 다른 이런 저런 말들이나 각색이 없길 바라면서 지난 5월 9일에 동아일보에 실렸던 글을 그대로 다시 공개합니다.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시면 사태 이해에 보다 도움이 되실듯....단, 저는 국가재난처 만들기에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 글에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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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해경이다"

언론보도나 SNS에서 연일 해경을 거론하고있다. 그러나 해경의 입장표명은 은폐 아니면 대체로 미적지근하다. 한 마디로 솔직하지 못하다. 이번 참사의 구난을 책임진 기관으로써 전모를 시원하게 알려주지 않으니 유언비어가 양산되고 있다.

해경 스스로 잘 알 것이다. 해경은 바다경찰일뿐 경찰은 경찰이다. 경찰은 수사, 추적, 분석, 처벌 등에 전문적인 조직이지만 사람 목숨을 구하는 방재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왜 육상경찰이 일반 경찰과 소방방재로 역할분할이 이루어져 경찰청과 소방방재청으로 나뉘게되었을까. 경찰과 방재의 역할이 상호 연관이 되어있기는하나 본질적으로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애써 구분한 것이다.

재난에 이르게된 원인과 과정을 추적하고 연류된 범법자를 체포하여 조사하는 기능 등은 분명히 해경에게 알맞다. 그러나 경각에 걸린 목숨을 구하는 일은 방재에게 주어진다. 이번 세월호사건에서 우리는 전문 해양방재 사령탑이 없었음을 보게된다.

해양수산부는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MB정권과 더불어 해체되어 국토해양부로 편입되었다. 해양의 사령탑이 없어진 상황이 되고 말았다. 갈가리 분산되어 국가해양통합정책은 사라졌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해양수산의 각 분야는 각개약진으로 성장을 도모하였다. 힘을 키운 해경도 그런 분야 중의 하나이다.
해양수산부가 다시 탄생하였고 해경이 외청으로 들어왔다. 일반 국민은 같은 바다에서 일 하고 있으니 해수부나 해경, 일반 어민, 해군 등의 관계가 매우 친밀할 것 같으나 사실은 그렇지않다. 해경은 어렵사리 꿈에 그리던 수사권을 손에 쥐었다. 수사권은 해양오염이나 해양교통위반 등 해양관련 범법자들에게만 쓰여져야했지만, 해경은 그 칼을 잘못 쓰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육경과도 수사권문제로 갈등을 빚는 영역이 발생했다.

해경 안에서 방재 부분은 대단히 취약하다. 수사및 행정 기능이 외려 기형적으로 발달하였다. 오늘의 해경 고위직들 대부분이 배를 몰아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해경보고 육경이 옷만 갈아입었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세월호사건에서 해경 수뇌부가 보여준 우왕좌왕은 경험미숙,판단미숙 등 능력부족에서 기인하는 점도 이와같은 이유에서이다. 육경의 진급에서 밀려서 해경으로 옮겨와 고속승진을 거듭하였다는 말이 진실이 아니길 바란다. 그렇다면 육경의 외연 넓히기에 불과할 뿐, 해경 본연의 바다 일은 무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경은 영화 ‘투캅스’에서 벌어졌던 코미디를 바다에서 연출한 셈이다. 언딘이란 기업을 잡아서 내부 퇴직인력을 보냈고, 국회및 해양계인사들로 고문 등의 방패막도 짜고 해난사고의 독점을 시도하였다. 전 해경의 출연금을 직접 독려하였으니 결국 국가기관이 외곽에 독점사업체를 차린 셈이다. 언딘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이야기들은 이미 세상에 보도되었으므로 각론한다.

해경은 해수부가 재탄생되는 와중에도 영역 다툼에 공을 들였다. 그 말썽많은 VTS를 독차지하려고 강한 로비를 벌였다. 그러나 실패했다. 진도 VTS는 해양수산부가 아니라 국토해양부 시절에 차지한 시설이었다. 하나의 국가 안에 어떤 것은 해수부, 어떤 것은 해경이 해양관측소를 분리 운영하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수 있을까.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진도 VTS는 침묵하거나 방기하였다. 사건 이후에도 관측보고서를 즉시 제출하지않았다. 나중에 마지못해 제출된 보고서는 누락 발체본이었다. 소음 때문에 일부를 삭제했다고 한다. 법적으로 2년간 보존인 것으로 안다.

선장은 해경의 아파트에서 잤다. 그 밤에 무슨 입맞추기가 있었는지 모른다. 선원들은 같은 모텔에 모셨다. 해경은 수백명의 생명을 팽개치고 도망쳐온 선원들, 즉 범법협의자들을 같이 모셔서 서로간에 입을 맞출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부여하였다. 재난방재는 못해도 수사는 잘할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학생들의 핸드폰도, 아마도 검열 분석 을 거쳐서 어떤 행위가 이루어졌는지 모른다는 비난이 SNS에 무성하게 번지는 중이다.

지금도 해경은 구난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이후 구난에 관한 종료까지, 더 나아가서 구난 전체에 관한 종합 백서까지 해경이 주도하게된다. 지금 물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그 흔한 수중 사진 한 장 우리는 구경하지 못하였다. 정말 해경의 말은 콩으로 메주써도 모를 상황이 되었다.
하나 하나의 사실들이 밝혀질 때마다 그것은 해경 스스로 말한 것이 아니라 언론과 시민의 제보와 유추를 통하여 밝혀지고 있다. 그 무엇보다 해경은 시간을 잃어버렸다. 아이들은 ‘해경이 왔다’고 반겨했지만, 아마도 그 말은 ‘해경이 왔지만 그냥 돌아갔다’ 일수도 있다. 실제로 그랬다. 탈출자는 있었지만 구난자는 아예 없었다. 수백명이 죽은 것도 문제지만 죽음의 상황이 생중계되듯이 보도되었다. 이럴수가! 국민들은 경악했다. 트라우마는 지금도 한반도를 넘어서 해외 동포에게까지 전달되는 중이다.

해경은 청와대에도 늦장보고와 허위보고를 하였다.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다. 국가재난상태에서 늦장과 허위보고는 치명적이다. 이점에 관해서는 ‘나라도 아니다’는 말이 100% 맞다. 수색이 시작되었다. 공식 보도와 달리,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떠있고 배들이 즐비하게 뒤늦게 몰려왔지만 정작 수중으로 들어가는 이들은 공식보도와 달리 아주 작았다. 가족들은 아우성쳤다. 사실 해경은 이와같은 대규모 선박 재난 상태에 대한 아무런 능력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혼란은 예견된 것이었다. 앞에서 말하였듯, 해경 조직 내에서 수사 등의 영역은 빛을 발해도 방재 기능은 소수이고 진급도 잘 되지 않았다. 매뉴얼이 없거나 작동되지않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방재 기능은 형편 없었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 이같은 대규모 해양사건이 터졌을 때,기름오염 사건과 달리 시시각각 분초를 다추어 생명을 구하는 콘트럴타워 자체가 없었다는 말이다. 해경은 어찌보면 측은할 정도로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듯하다.

미국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9.11 때 2번의 폭파에서 소방대원들이 무참하게 죽었다. 경찰계통으로는 피신 경보가 갔지만 소방계통은 몰랐다. 9.11 이후에 방재와 경찰 기능은 완벽하게 분리되었다. 오늘의 지경에서 해양수산부와 경찰의 기능은 엄중하게 분리되어야한다. 필요하다면 해양수산부 산하에 해양방재청을 만들어서 해양사건에 관한한 국가적인 단일 컨트럴타워를 만들어야한다. 유사시에 해양방재청이 진두지휘하고 해수부공무원, 해경, 유관기관, 해군, 수협 등 수산조직 등이 망라하여 단 시간 내에 초등 대처할수 있는 신속한 타워를 만들어야한다.

국가재난처를 만든다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전문적인 상황판단과 실력이 요구되는 바다에서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종합패키지 조직으로 가뜩이나 조직이기주의가 심한 사회에서 무슨 기동성이 확보될까.

지금도 고생하고 있을 해경분들에게는 아주 미안한 글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해경은 이제 그간의 미련과 조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진정 바다로 들어와야한다. 독자노선은 늘 피곤한 법이다. 해수부와 해경,해군, 그리고 수산어민들, 심지어는 해양문화관광 종사다들까지 하나의 해양인을 이루어 화목하게 해양강국으로 가는 길에 같이 가야한다. 해경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무엇보다 독도,이어도,EEZ 등 해양영토의 최전선에서 피를 흘리고 있으며, 해양오염이나 안전사범 등 해양을 망치는 세력에 대한 일상적 전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이 해경분들에게는 곤혹스러울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해경은 수사자가 아니가 피의자로 서야한다.

여실히 드러났듯이 해양방재는 아니다. 해양방재는 하나의 컨트럴타워로 모여야한다. 300명 이상의 희생을 치르고도, 이 비싸고도 비싼 수업료에서 얻어내는 것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절망이다. 선장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 사건에 직접 책임이 있는 해경으로서 도 죽어간 사람들에게도 마지막 예의가 아니다. 해경, 문제의 핵심은 바로 해경이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을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