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골뽑(골라뽑기)/ 대선(2012년)

안철수-박근혜의 경제 청사진

사이박사 2012. 10. 10. 14:58

안철수, 유명 행사장서 박근혜 보자 두 손으로…
박근혜 "원칙있는 자본주의로 지속 성장 이루자"
안철수 "한국, 북방경제 개척해 새로운 2막 열자"
기사입력 2012.10.09 18:24:12 | 최종수정 2012.10.10 14:28:45 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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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대선에서 격돌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9일 매일경제ㆍMBN이 개최한 제1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대선 주자로서는 처음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대선주자로서 첫 만남이 9일 매일경제신문ㆍMBN이 주최한 제13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서 이뤄졌다.

박 후보는 이날 행사장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면담한 후 축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뜨려던 중 행사장으로 들어오던 안 후보와 마주쳤다. 1년 전부터 지지율 수위를 다툰 강력한 라이벌이 이번에 처음으로 직접 만난 것이다.

두 후보는 가볍게 악수한 뒤 인사를 나눴다. 박 후보가 먼저 "연설하러 오셨는지요"라고 물었고, 안 후보는 "그렇습니다. 다음 순서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럼 (제가)먼저 (연설을)하고 가겠습니다"라며 개막식장으로 향했다.

이날 박 후보는 축사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직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경제주체들 혁신역량을 높여서 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과 새로운 가치 창출 능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북방경제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는 "해양경제권과 협력해 산업화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북방경제로 한국 경제에 새로운 2막을 열어 가야 한다. 북방경제 개척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119프로젝트와 대륙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도로와 해운을 결합하는 복합 물류망 구축을 포함한 북방경제를 위한 3대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유라시아 대륙철도와 연결되는 북한 철도 구간을 단계적으로 현대화해 국제물류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금융감독체계에서 잘못된 부분들은 수정하고 과도한 신용파생상품 창출은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영 기자 / 손유리 기자]

■ 대선주자 朴·安 경제정책 대결
박근혜 "원칙있는 자본주의로 지속 성장 이루자"
박근혜, 재정 확대로는 성장 한계…과학기술로 경쟁력 키워야
안철수 "한국, 북방경제 개척해 새로운 2막 열자"
안철수, 북방경제로 1% 추가 성장…한반도 통합 교통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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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9일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주최한 제1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경제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박근혜 경제의 기본 철학은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다.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라는 철학은 박 후보의 두 가지 고민에서 출발한다.

첫 번째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평가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경제주체 간 격차 확대다. 이 두 가지 문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가가 그의 고민이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한 결론을 제1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내놨다. 박 후보가 그의 경제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는 인위적 경기부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되레 인위적 경기부양을 통해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치유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세계 자본주의를 이끌고 있는 미국에서 시장실패와 정부실패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미국의 금융위기는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금융위기와 실물경제의 침체 현상을 동반했고, 이에 대한 대처과정에서 각국의 재정위기가 결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박 후보의 판단이다. 이에 대한 박 후보의 진단은 이렇다. 미국의 부동산 버블 생성과 붕괴는 저금리 정책에 기초하며 거기에 인위적으로 민간소비를 부양하는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금리와 재정지출 확대는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요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경제주체들의 핵심 역량을 높이고 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과 새로운 가치 창출 능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결론내렸다.

박 후보의 고민은 빈부격차에서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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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최상위 소득자의 소득점유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고,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경제주체 간의 격차 확대와 관련해 박 후보는 이 위기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제위기가 글로벌 사회위기라는 새로운 변종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상황인식이 낳은 철학이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다. `모든 국민의 행복 증진`을 목표로 개인의 이익과 사회의 공동선이 합치되는 진정한 성장이 실현돼야 한다는 게 박 후보의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위해 그는 △경제민주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일자리 창출을 가장 핵심적인 세 가지 정책으로 제시했다. 결국 `박근혜 경제`를 요약하면 성장과 일자리, 일자리와 복지가 선순환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모델이 한국이 당면한 경제위기, 사회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이 처한 위기를 타개하는 데 가장 잘 먹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박 후보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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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ㆍMBN 주최 제1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북방경제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달 19일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국제행사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했다. 안 후보는 전 세계 석학과 언론을 상대로 한 공식 데뷔 무대에서 북방경제론을 설파했다. 그는 남북한 경제협력과 북방경제야말로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주장했다.

9일 매일경제ㆍMBN 주최 제13회 세계지식포럼 대선주자 연설에서 안 후보는 "분단된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은 바닷길만 열려 있는 섬과 같은 존재다. 그러나 북방의 길이 열리면 더 이상 섬이 아니다"며 "해양경제권과의 협력으로 산업화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북방경제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2막을 본격적으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자신의 정책ㆍ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후보는 지난 7일 `강하고 당당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며 정책비전을 제시했는데, 전 세계 언론과 지식인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지식포럼을 통해 자신의 한반도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안 후보는 북방경제를 `달리는 열차`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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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열차에는 중소기업 육성, 지역격차 해소, 새 개방형 발전 전략이 실려 있을 것"이라며 "이 열차는 한국 경제와 남북 경협 그리고 동북아 경제협력을 지나서 북방경제의 블루오션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북방경제 실현의 전제로 제시했다.

안 후보는 "(북방경제는) 우리의 결심만으로는 되기 어려운 일이다. 북한과 대화하고 미ㆍ일ㆍ중ㆍ러의 동의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먼저 우리가 강하고 단단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설명자료에서 중소기업이 앞장서는 북방경제를 가장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안 후보의 북방경제론을 구체화한 `평화와 공동번영의 선순환 포럼`의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3%대 저성장의 터널로 본격 진입한 한국 경제가 거대한 북방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최소 1%포인트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며 "북방시장 진출로 1만개 중소기업에서 새로운 좋은 일자리 9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를 `119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안 후보 측은 남북한 철도 연결을 북방경제 3대 사업 중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전면 중단된 남북한 철도운행, TKR(한반도종단철도)-TSR(시베리아횡단철도) 등 유라시아대륙철도 연결 논의 등 불씨를 살려 새로운 한반도 통합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새 교통망은 우리 기업의 북방 진출과 물류 운송, 통일 준비 등에 기여할 수 있다. 안 후보 측은 북한의 경제특구와 항만을 개발하고 북한 철도 노선의 현대화 작업 등을 병행하면 철도ㆍ도로ㆍ해운 복합형 물류망 구축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광익 기자 / 문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