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TransKorean

'세계화'' 다문화'를 수용하는 '유아교육'에 관한 제안

사이박사 2009. 10. 11. 15:52

'세계화'' 다문화'를 수용하는 '유아교육'에 관한 제안   2009/08/17 00:21 추천 12    스크랩 1
http://blog.chosun.com/dreamdangee/4142303

 

요즘 아들은 하이 파이브(뽀뽀뽀 류의 호주판 유아 교육 티브이 프로그램)를 즐겨본다. 오늘 본 것 중엔 남태평양 어느 섬나라에 사는 친구한테 편지를 받았다는 컨셉으로 섬 원주민의 인사말과 리듬 춤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저걸 배워서 어디다 써먹으라고..'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세계화 다문화 시대에 이를 편견없이 수용하는 자세는 어릴때 부터 이렇게 자연스럽게 훈련되는 거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아직도 세계화하면 영어를 잘하고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 문화에 익숙해지는 거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그렇게 주눅들고 세뇌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렇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세계화란 나와 다른 인간과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 (내 머리로 가슴으로 이해를 못하더라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사회나 문화가 내 민족의 그것보다 선졌느냐 후졌느냐를 따지지 않고.

 

호주는 여러 민족과 이민들로 구성된 나라인지라, 타문화를 존중하며 다함께 조화를 이루어 살자는 강조를 많이 한다. 수년전 Migrant information center란 비영리 기관에서 잠시 일을 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소수 민족이나 이민자 난민들을 위해 정책적 혹은 재정적으로 다양한 지원이 있다는 점에 놀란 적이 있다. 예를 들면 소수민족들이 현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자리를 잡고 살 수 있도록 영어와 호주문화를 교육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그 이민이나 자녀들이 자신만의 언어나 문화를 잃지 않고 호주내에서 유지 확산할 수 있는 기회까지도 마련해 주는 거였다. (가장 표면적으로는 한글 학교 지원, 민속 축제 개최 지원등등.. 더 구체적인 것도 많지만) 그렇게 자란 2세들은 두 나라와 문화를 연결하는 인재가 되어 장차 호주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또 언어나 문화가 근본적으로 쉽게 수용되거나 전환되지 않는다는 속성을 간파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수년을 한국을 떠나 살다가 한번씩 돌아갈때마다 느낀 건 한국내에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거였다. 단일민족으로 순수혈통을 강조하는 한민족들이 외국인 특히 제3 세계에서 흘러들어와 한국 사회에 합류하고자 하는 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처우할지를 생각하면 염려되는 점들이 참 많다. 세상은 지금 국경을 허물고 민족간의 경계를 허물며 한땅에서 부딪치고 어우러져 사는 것이 대세이다. 그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미래에 설움으로 똘똘뭉쳐 주류 사회를 위협하는 세력이 되고 평화를 깨는 존재가 될 것 이다.

 

국가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주도해가야 한다. 그래도 개별적으로는 차별이 근절되지 못한다는게 인간의 한계이긴 하지만.(모든 인간은 타민족에게 배타적인 속성이 근본적으로 있는 것 같다.)..그럼에도 사회가 이런 문제를 덮어놓느냐 혹은 대응하느냐는 아주 중요하지 않은가. (여러 이민으로 구성된 신흥서구 국가들은 이런 인간의 속성과 한계를 미리 염려하여 법과 제도로 끊임없이 국민들을 교육하고 게몽하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보다는 다음 세대들에게 이 문제의 결과들이 더 크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현 추세로라면 한국에서도 이민과 그 2세들의 수와 힘이 계속적으로 증가할테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세계화 다문화에 대한 개념을 세워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당장 한국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문화 교육에 대한 제안을 하자면 '뽀뽀뽀' 같은 프로그램에서 '우리 반 친구 엄마가 한국 말을 잘 못하고 발음이 이상해요..' 라고 시작하면서, 알고보니 친구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다네요.. 그 나라 인사말 한마디 배워 볼까요..등 현실적으로 해야한다. 이런 작은 시작으로 기본을 다져야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균형잡힌 시각으로 다문화를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 나이일수록 세상을 두루두루 보고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넓게 접해 '세상의 숲'을 보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비록 티브이라는 도구를 이용할지라도) 유아 때부터 영어 교육 프로그램에만 관심을 갖는 건 오로지 나뭇가지 하나만 붙잡고 잘살아 보라고 가르치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진_062[1].jpg

 

 

 

**

몇년 전 하이 파이브를 처음 봤을때 출연진들의 의상이나 노래 춤이 너무 섹시하고 어른스러워서 아이들 프로그램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놀랐었던 적이 있었는데.. 내 시각이 그새 변한건지 지금은 별로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한국 중국권에서 얻어 온 교육용 디브이디에서 아이들이 유치하게 옷입고 누가 시키는 대로 무용을 따라 하는게 왜이리 어색해 보이던지...세상은 참 많이 다른데 시간은 흐르고 나도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이리 변해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