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모여살이)

[스크랩] <버지니아工大의 참극>“조씨 남매, 이민자 성공과 실패 전형”

사이박사 2007. 4. 24. 00:56
출처 : 국제일반
글쓴이 : 문화일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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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3일 (월) 14:20   문화일보

<버지니아工大의 참극>“조씨 남매, 이민자 성공과 실패 전형”



(::美언론, ‘자녀 입시교육 올인’ 한인사회 분석 잇따라::)

미국 버지니아공대가 23일 오전 ‘침묵 추도식’을 연 뒤 곧바로 수업을 재개키로 하는 등 총격사건의 악몽을 딛고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또 조승희씨 성장과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자식에게 ‘올인’하는 한인사회에 대한 미국 언론의 분석 도 잇따르고 있다.

●…학교측이 총기참사의 충격을 극복하고 교내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가운데 학생들도 속속 학교 기숙사로 모여들고 있다.

이는 학교측이 23일부터 수업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교무처장 명 의의 e메일을 통해 “학생들은 남은 학사일정 등을 위해 수업에 빠짐없이 참석해달라”고 부탁한 데 따른 것.

학생들은 첫 수업에서 강의보다는 이번 참사와 남은 학사일정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며, 학생회를 비롯해 각종 동아리 단위에서 향후 수습방안에 대해 의견수렴 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2일 ‘명랑한 딸, 시무룩한 아들:조씨 가족의 수수께끼’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조씨가 이런 이런 끔찍한 일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길 때 조씨의 마음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단서들은 있다”면서 조씨 가족의 과거와 현재를 짚었다. 신문은 특히

조씨 가족에는 명문 아이비리그 출신의 이상적인 딸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캠퍼스 참사를 저지른 닫힌 세계속에 살던 조승희라는 전혀 다른 두 자녀가 있으며, 이들은 이민자 성공과 실패라는 두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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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따르면 고교시절 학교측은 학생들간에 의사 소통을 원활 히 이뤄지게 하려는 목적으로 둥근 점심식사 테이블을 설치했지 만 조승희는 친구들과 거의 얘기를 나누지 않았으며 이같은 태도는 대학에 진학해서도 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숨어들려는 동생과 달리 누나인 선경씨는 매우 돋보였다는 것. 이런 딸에 대해 그 의 모친은 무척 자랑스러워 했지만 “딸보다 아들이 프린스턴을 졸업하기를 원했다”고 밝힐 만큼 딸보다 아들의 성공에 더 무게를 두는 아시아 이민자중 하나였다고 이웃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22일 “한인 교민들에게 자녀의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한인들의 뜨거운 교육열을 소개했다. 신문은 이번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인 조승희씨의 성장과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전하면서 그가 살던 지역의 한인사회 분위기를 이같이 다뤘다. 신문은 “센터빌 한인 커뮤니티도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큰 기대를 품는 곳으로 이곳에는 ‘믿어라, 그러 면 성공할 것이다’ ‘아이비학원’ 등의 홍보 문구에다 높은 SAT 성적, 명문대 입시 비결을 내세운 입시 학원들이 성업 중”이 라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20일 ‘한국 에 보내는 편지-당신들의 사과에 담긴 교훈’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제발 사과를 그만해 달라. 이것(버지니아텍 총기난사사건)은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공대가 총기참사 현장인 노리스홀(공학관)의 향후 처리방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2일 버지니아공대에 따르면 학교당국은 참사현장인 노리스홀을 이번 학기 끝날 때까지 폐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향후 이 건물의 처리방 안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찰스 스티거 총장은 이날 낮 미 NBC방송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리뷰 리브레스크 교수를 포함해 모든 희생자들의 업적을 기릴 수 있는 기념비를 세우겠다”면서 “노리스홀을 기념관으로 지정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다수 학생들은 “참사 장본인인 조승희씨를 비롯해 희생자 31명과 부상자들을 낳은 노리스홀을 예전처럼 강의실 공간으 로 사용할 수 있겠느냐”면서 참사현장인 노리스홀을 아예 헐어 버린 뒤 희생자 추모관이나 기념비를 세우자고 제안하고 있다.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경찰은 범인 조승희와 첫 희생자인 에밀리 힐셔(18·수의학과 1학년)의 관계, 공모자 존재 여부 등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AP통신, CNN방송 등이 21일 보도했다. 버지니아주 경찰국 대변인 코린 겔 러는 이날 “수사에 큰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승희 씨의 휴대전화 기록과 e메일을 조사하기 위해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조승희씨가 범행을 하기 전 누구와 통화했는지, 혹시 범행 계획을 다른 사람과 의논했거나 사전에 알렸는지 등을 파 악하기 위해서다.

한편 AP통신은 검시관의말을 인용해 조승희씨가 자살하기 전까지 32명의 희생자들에게 100발 이상의 총격을 가했으며 몇차례 확 인사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보도했다.

블랙스버그 =손재권기자, 김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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