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스크랩] 최상천 “미국-일본은 노대통령의 덫에 걸렸다”

사이박사 2007. 1. 29. 15:05
최상천 선생과의 시리즈 대담 두번째입니다. 현재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의 배경 설명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한 글인데, 최상천 선생 특유의 독특하고, 놀라운 시각을 쉬운 어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승호(이하 지) -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일본 우익의 도발이나 한국과 중국의 받아치기나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듯 하더니 갑자기 중국이 뛰어들면서 싸움판이 중·일 대결로 바뀌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중국이 엄청난 기 싸움을 벌였는데요. 마치 동북아 패권다툼의 예고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다가 한국은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되는 것 아닙니까?

한국은 새우가 아니라 ‘꾀돌이 백상어’다

최상천(이하 최) - 중국과 일본이 고래인 건 맞는데 한국도 새우는 아닙니다. 경제력이 한국의 20분의 1도 안 되는 조선(북한)도 새우이기를 거부하고 왕고래(미국)한테 덤비는 판국인데, 한국이 자칭 ‘새우’라고 하면 남들이 웃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이 고래라면 한국은 상어 정도는 됩니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걸 보면, 상어 중에서도 고래 데리고 노는 ‘꾀돌이 백상어’ 정도는 됩니다. 세계 11위의 교역규모에다 첨단산업분야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선도적 역량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 할 수 있죠.

제국주의 시대에는 군사력 가지고 영토 빼앗는 게 국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세계시장시대에는 기술력 가지고 시장을 확보하는 게 국력의 핵심입니다. 이런 ‘시장의 시대’에는 한국 같은 작은 나라도 강대국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자학을 해서 그렇지, 한국의 역량은 이미 무시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머지 않아 기술강국이 되고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법 많이 나와 있습니다. 주한 미국상공인 회장 제프리 존스 같은 사람은 10년 전쯤부터 앞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장담을 했어요.

미국의 골드만 삭스 사는 한국이 2050년에는 국내총생산에서 독일을 넘어서고, 개인 GDP는 미국 다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골드만 삭스 얘기를 그대로 믿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약소국’이라고 자학하고 기죽지 말고,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이야기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보인다! 그 말 딱 맞습니다. 우리는 아주 다른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영토시대에 한국은 약소국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세계시장시대에는 전혀 다릅니다. 한마디로 시장을 많이 차지하면 강대국이 되는 겁니다.

사이버 공간이 정보, 시장, 소통, 교육의 장이 되는 시대에는 영토 개념도 달라져야 합니다. 사이버 공간도 ‘21세기형 영토’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은 실재 공간이 가지는 거리와 시간의 한계를 한꺼번에 해결해 줍니다.

이런 사이버 공간에서는 실제 공간에서보다 훨씬 발전되고 풍부하고 가변적이고 동시적인 국가기관, 학교, 기업 등등을 세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 시대는 실제 공간의 활용보다 사이버 공간의 활용능력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는 국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인터넷 활용이라는 면에서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끼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한국이 인터넷을 고도의 소통과 교육의 장으로까지 발전시킨다고 상상해 보세요. 한국은 고도의 사이버 영토를 가지게 되는 겁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많은 경우 우리의 생각은 영토시대, 실물시대에 머물러 있어요. ‘약소국’이라는 고정관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 일본이 갑자기 왜 저렇게 날뛰나 싶었는데, 이제 감이 잡힐 것 같습니다. 일본 우익이 제국주의시대, 영토 중심의 사고에서 못 벗어났군요. 아직도 시장 중심의 사고를 하지 못하고, 영토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말씀인데요. 일본 경제가 헤매고 있으니까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퇴행 증상을 보이는 것 아닙니까?

- 맞습니다. 이어령 씨가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고 했는데, 요즘 보니까 ‘과거 지향의 일본 우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우익은 아시아 침략전쟁을 ‘민족적 영광’으로 기억하고 있는 거죠. 그런 망령에 사로잡혀 있으니까 독도나 센카쿠 열도나 사할린 영유권 가지고 떼를 쓰는 겁니다.

사실은 제국주의시대, 영토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난 시대착오죠. 일본 우익도 국제적 행세를 하려면 21세기형 보수로 거듭나야 합니다. 빨리 군국주의 망령에서 깨어나야 하고, 세계 차원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죠. 지금처럼 우물 안 개구리로 놀다가는 ‘국제 바카야로’를 못 벗어납니다.
출처 : 지속적인 사고의 혁신을 꿈꾸며~~`
글쓴이 : 이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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