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무자르기식 막가파 정치 스타일'_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선택권을 남겨 주어야 한다? 국민이 '가난'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정치[다스림]의 역할이다!
조국이 불붙인 '尹 부정식품 발언' 논란..정치 쟁점화
지호일 입력 2021. 08. 02. 16:26 수정 2021. 08. 02. 16:47 댓글 621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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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어안이 벙벙" "불량 후보"
윤 캠프 "보름 전 기사 왜곡, 구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회를 방문회 국민의힘 지도부를 예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끄집어 올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 발언 논란이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9일 보도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 내용을 거론하면서 “프리드먼은 먹어서 병에 걸려 죽는 것이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퀄리티 기준) 아래라도 없는 사람은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당시 기사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퍼졌고, 보도 2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윤 전 총장과 ‘앙숙’ 관계라 할 수 있는 조 전 장관이 이를 공론화했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해당 유튜브 영상 링크를 걸어놓고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없는 사람들은 부정식품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발언은 놓쳤다”라고 적었다.
또 재차 글을 올려 “인터뷰에서 표출된 윤석열의 경제철학에 따르면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그 아래 것을 선택해 먹을 수 있어야 하고, ‘주 120시간 노동’도 선택하며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후에도 10건 이상의 관련 기사를 연이어 게재하며 윤 전 총장을 몰아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이 불을 붙이자, 여권이 바로 반응하며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일 “독약은 약이 아니다. 어안이 벙벙하다. 내 눈을 의심했다”며 “건강, 위생, 안전, 생명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이 빈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윤 전 총장이 강조하는 공정이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불량 후보다운 불량 인식에 경악한다.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게 국가의 의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면 국민을 차별하는 불량한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 칸에 배급된 단백질이 용인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거냐”고 공격했다.
당내 대권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공세에 가세했다. 그는 “충격이다. 프리드먼의 주장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도록 규제를 안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라면 건강·안전 등과 관련한 규제는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냐”며 “선택할 수 없는 사람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냐”라고 되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부정식품 발언 관련 비판은) 어이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항변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종 행정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검찰 재직) 당시에 책을 인용해 (단속하지 말자는) 논리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의 전체 맥락은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부정식품 단속’ 사례를 들어 “문제가 없는 선에서는 규제를 남용해선 안 된다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김병민 대변인도 “인터뷰 내용 전체를 보면 취지와 맥락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임에도 또다시 뭐라도 하나 잡았다는 듯, 보름 전 기사를 왜곡해 네거티브 정치에 몰입하는 범여권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니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구시대 정치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반격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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